삶을 창조하다 (1/5) HOME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한국화가 김현정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내숭'떨기
화가 지망생이었던 그녀는 엄숙하고, 진중하면서도 배고픈 ‘화가’의 이미지대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 또한 다른 사람의 시선, 통념에 예민했기에 화가로서의 모습과 자신의 본 모습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청소년기 이러한 고민들을 거듭했던 한국화가 김현정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화해를 해냈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성공을 이뤄냈다.

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내숭떨기

내가 원하는 사람 & 누군가의 시선에 비춰진 사람
그녀는 스스로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보다는 사람들의 ‘시선’에 비춰지는 모습만을 좇아가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시선’은 그녀에게 성공한 인생의 기준이었고, 늘 그 무게가 버거웠다. ‘시선’만을 좇다가 어느 순간, 희미해진 자아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던 작품이 바로 ‘내숭시리즈’였다.
“어느 날 작업실의 거울을 통하여 화폭에 담긴 사람이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이 사소한 경험이 저에게는 중요한 전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김새뿐만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본질까지도 그림 속 인물과 저는 너무나도 닮아 있었어요.”
사회의 통념에 따라 개인이 자아의 정체성을 양보하는 현상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표현한 것이 ‘내숭’이었고, 이는 자신의 모습이자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자화상을 그린다는 것은 미술적 작업인 동시에 삶에 대한 성찰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기존까지의 ‘공감’과 ‘희화화’의 작업이 ‘고백’의 작업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내숭떨기김현정, <내숭 : 우리 결혼할까요?>
한지 위에 수묵담채, 콜라주

전통 & 독창성
기존의 동양화는 점잖아야 했기에 누군가에게는 지루했고, 뻔했다. 그녀의 작품이 화제가 된 이유는 기존의 동양화와는 다르게 독창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 이전에도 많은 동양화 작가들이 파격적인 시도를 계속 해왔다며, 자신만의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한지콜라주(Collage)와 반투명의 누드라고 말을 이었다.
“제 그림의 한복 저고리들, 그리고 최근의 작품들에서는 치마까지도 화면에 한지를 개어 덧붙여서 표현을 하고 있어요. 한복특유의 서걱거리는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하면서도,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수묵화에 일탈을 주는 역할을 하죠.”
그녀는 화가의 전통적인 수입, 즉 작품을 팔아서 얻는 수입이 아닌 새로운 활동을 통해 얻은 수입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내가 즐거워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돈을 벌게 될 줄은 몰라서’ 감사한 마음에 시작한 기부는 그녀에게 새로운 원동력으로 다가왔다. 강남보육원과 청운보육원에 물품과 현금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을 돌보며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고, 모교에 장학금을 만들어 후배 양성에도 나섰다.
“물론 큰돈은 아니죠. 그래도 제가 소신껏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조금씩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내숭떨기

선생님 같은 SNS & 자식 같은 작품
김현정 화가는 동시대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시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관객의 반응과 의견을 바로 바로 들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전시회를 열지 않으면 가능하지 못했던 관객과의 소통을 이뤄낼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관객과 대화를 하며 그녀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었다. 또한 SNS는 부수적으로 미술이라는 문화를 음악처럼 대중적으로 향유되도록 하는 역할도 해주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그녀의 SNS 노출량은 12만에 육박하며 웬만한 잡지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오탈자와 발행일에 실수가 없도록 하고 편집 디자인이며 화질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NS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공간이기도 하고, 저의 선생님이기도 해요. 제가 잘못된 길로 가면 단호하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건 SNS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반응이 속상하기만 했어요. 그런데 말씀대로 보완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전시회 또한 마찬가지로 선생님을 오프라인에 모신다고 생각하고 준비합니다. 제 작품이 두 달에서 여섯 달 동안 제가 품어 낳은 자식이라면 저에게 엄하면서도, 뒤에서 늘 응원을 해주는 선생님은 바로 이 분들이었습니다.”


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내숭떨기

창작자 & 향유자
그녀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대학에서 많은 강연을 하고, 에세이집이나 신문 칼럼 등을 통해 ‘그림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
“많은 분들이 미술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많은 분들이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가시지만 규모가 큰 미술관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도 안타깝고요.”
김현정 화가는 미술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도록 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앞으로는 우리 예술에 나타나는 전통문화를 대중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전통문화 전도사’로서 활약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
“앞으로도 저는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다가갈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저와 다른 화가들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혹시 주변에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가 있다면 응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그녀는 그녀의 작품과 똑같이 고운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당찬 현대의 여성을 대변했다. 그녀의 당찬 모습이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녀의 화려한 외양이 화가로서의 자부심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내숭’은 대치된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를 섞어 조화로움으로 승화시킨 그녀만의 방법론이었다.

통념과 자아 사이에서 내숭떨기

김현정 한국화가
1988년 서울 출생.
서울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용인대학교, 경희대학교, 기업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2016년 1월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초청돼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한국 전통 문화와 팝아트의 키치적인 면을 융합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댓글 보기



삭제하기
TOP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