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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낮은 인문학>과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52가지>

우리는 매년 1월 1일의 시작과 함께 수많은 다짐들로 새해를 맞이한다. 운동, 금연, 금주 등 독서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굳게 다짐하지만 쉽게 이룰 수 없었던 다짐을 함께 공유해보면 어떨까. 새해의 시작과 함께 벌써 독서의 다짐을 실천한 분들이 있다. 하준식 차장과 최도솔 계장이 들려주는 두 권의 책 소개로 정유년의 문을 열어보자.


인문학은 남을 이기기 위한 무기가 아니다
독서 이야기

‘나’라는 감옥에 갇히다인간의 본질을 알려주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낮은 인문학>은 서울남부교도소 수감자분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플라톤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모두는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오만에 갇힌 수감자라고 볼 수 있다. 교도소 수감자뿐 아니라 우리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줄 특별한 강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나’라는 감옥에 갇힌 수감자라고 생각하니 책을 읽는 마음가짐이 확연히 달라졌다. 인문학은 나를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남을 이기기 위한 무기로 활용한다거나 작은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지혜인 것이다.

인문학, 삶의 길을 밝히다책의 3강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서 다루고 있는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흔히 트로이 전쟁에서의 최고 영웅은 아킬레우스라고 생각한다. 영화 <트로이>에서도 아킬레우스 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가 가장 영웅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던가. 반면 스파르타 왕의 아내인 헬레나와 사랑에 빠져 국가를 위험에 빠트린 트로이 왕자 파리스는 한심한 플레이보이로 보인다. 하지만 그건 “얼마나 용감하고 지혜롭게 싸웠나”를 영웅의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런 완고한 편견에서 우리를 구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건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지켜내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파리스야말로 가장 영웅적인 사람이다. 4강 “기억, 미래를 만드는 과거”에서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의 사례를 중요하게 다룬다. 그는 1970년 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폴란드 유대인 희생자 기념비를 방문하는데,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는 순간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린다. 계획에 없던 총리의 돌발행동은 전 세계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독일 내에서도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중요한 건 이 일로 인해 독일에 대한 폴란드 사람들의 미움이 어느 정도 풀렸다는 것. 이 행동이 단순한 쇼가 아니라는 것은 이후 나치 전범을 법정에 세우거나 나치 피해자 보상에 적극 나서는 일 등으로 확인된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과거 독일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철저히 교육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감옥을 넘어 자유를 탐하다실제 교도소 수감자들이 인문학 강의를 통해 어떻게 변화되었을지 상상해본다. 이들이 범죄자가 된 이유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피해자의 삶을 미리 생각해보았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낮은 곳에서 만난 인문학 수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새로운 삶을 꿈꾸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다른 의미에서의 수감자인 나 역시 이 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겐 피해를 주었을지도 모를 나의 과거를 차분히 점검해 보기도 하였다.

독서 이야기종합기획부 하준식 차장


이제 내 귀에도 신의 언어가 들린다
독서 이야기

베토벤을 느끼다중학교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음악 이론 필기시험 점수는 48점이었다. 누가 음악의 아버지이고, 현악 3중주의 구성요소가 무엇인지 따위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음악, 특히 클래식을 싫어했는데, 그런 내게도 전환점이 있었다. 고등학생이었던 2007년 가을 <카핑 베토벤>이라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다. 베토벤의 휘몰아치는 괴기함은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9번 교향곡’을 지휘하는 것으로 해소된다. 이 음악을 극장에서 들으며 이유 없이 눈물을 흘렸다. 베토벤이 음악을 ‘신의 언어’라고 표현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신의 언어를 알아가다지금에서야 이 책을 펼친 건 그렇게 미뤄둔 신의 언어를 다시 이해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클래식이야말로 아는 만큼 들리는 음악임이 분명했고, 이 책은 클래식 입문자들을 위해 감상의 즐거움을 극대화해줄 정보와 이야기로 가득했다. 1장에선 악기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오케스트라의 자리 배치가 흥미로웠다. 악기 배치가 미국식과 독일식이 다른데, 가장 큰 차이는 미국식 배치에선 바이올린이 모여 있는 반면, 독일식 배치에선 바이올린이 양쪽으로 떨어져 서로 마주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식 배치는 바이올린 소리가 잘 모여 연주자가 더 편히 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첼로와 더블베이스 소리가 약하게 들린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독일식 배치는 여러 악기 소리가 균형 있게 입체적으로 잘 들리지만, 연주자가 멜로디를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미국식 배치를 채택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일부를 변형한다고 한다. 2장에선 클래식 용어들을 하나씩 살피는데, 오케스트라를 돋보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곡이 바로 교향곡이다. 교향곡은 일정한 형식을 갖춘 여러 악장으로 이뤄진 관현악 곡을 뜻하며, 그 정확한 의미는 시대마다 조금씩 달라졌다. ‘운명 교향곡’이나 ‘합창 교향곡’처럼 표제를 남기는 형식의 표제 교향곡은 베토벤이 최초로 시도해, 이후 표제 없는 순수한 음악적 교향곡과 나뉘어 양 갈래로 발전하게 된다. 3장에선 작곡가와 그들이 남긴 명곡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역시 베토벤 얘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을 깨닫다영화 <카핑 베토벤> 속 베토벤은 9번 교향곡의 초연 지휘 직전, 눈을 감으며 “이제 음악은 영원히 바뀔 거야”라는 말을 내뱉는다. 베토벤이 맞았다. 그로 인해 인간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그 감동에서 자신이 소외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읽어보자. 조금만 공부해도 당신의 귀는 신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

독서 이야기IT채널부 최도솔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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