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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정원에서 즐기는 싱글라이프
여신관리부 정지훈 계장
도심 속 정원에서 즐기는 싱글라이프
싱글남, 옥탑방을 만나다
혼밥, 혼술이 유행이다. 1인을 위한 식당, 1인분을 파는 고기, 홀로 사는 남녀를 위한 아이템은 그 가짓수와 종류가 점점 늘어만 간다. 사진 속 주인공은 여신관리부에 근무하는 정지훈 계장. 학업을 위해 고등학생 때부터 자취를 시작해 독립생활을 한 지 어느덧 1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넘은 관록의 싱글남이다.

“지리산을 등지고 흐르는 섬진강을 보며 자라다 학업을 위해서 서울로 상경, 그때부터 쭉 독립생활을 했습니다. 서울에 올라온 지 벌써 11년이 됐으니, 싱글 생활 경력이 꽤 됐네요.”

환하게 웃는 얼굴로 정지훈 계장이 말한다.
오늘 유독 정지훈 계장의 얼굴이 밝은 이유는 따로 있다. 즐거운 휴일을 맞아 집들이 겸 동기들을 자신의 옥탑방으로 초대한 것이다. 싱글 남녀가 늘어가면서 옥탑방에 대한 로망도 커지고 있지만, 정지훈 계장의 소중한 보금자리인 옥탑방은 조금 남다르다.
가파른 철제 계단을 올라 도착한 곳엔 입구부터 현관 앞까지 푸르고 빨간 꽃과 나무가 즐비하다. 화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풍경 너머로 고층 빌딩이 불쑥불쑥 솟아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여기가 도시구나’를 깨달을 뿐, 나무만을 눈여겨본다면 꽃향기 가득한 숲속에라도 와 있는 듯 싶다.

“이곳에 이사 온 지 3개월이 됐는데, 처음에는 이 광경에 깜짝 놀랐어요. 나무며 꽃, 이름 모를 식물까지 전부 주인아주머니가 기르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풍경에 굉장히 익숙해졌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나뭇가지 끝에 새순이 올라오고 꽃봉오리가 맺히고… 정말 신기했어요. 그 덕에 옥탑 마당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게 더없이 행복해졌습니다.”

비라도 내리면 투둑투둑 잎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또 다른 음악이 된다며 그가 환하게 웃어 보였다.

도심 속 정원에서 즐기는 싱글라이프
도심 속 대나무는 나만의 보물
정지훈 계장에게 꽃에 관한 최초의 기억은 여자친구와 연결되어 있다. 대학생 시절, 여자친구에게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한 것이 자기가 산 최초의 꽃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그 뒤로도 여자친구에게 불쑥불쑥 꽃을 선물했어요. 많이도 아니고 한 송이씩이었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 없더라고요. 꽃이 가진 힘을 깨달은 순간이었죠.”

그 추억이 소환되었기 때문일까.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꽃과 나무들은 어느새 정지훈 계장에게 꽤나 좋은 친구가 되었다. 출근길에 바쁘게 지나치다가 슬쩍 잡초를 뽑아주기도 하고, 흙이 바짝 말랐다 싶으면 간간이 물도 주게 된 것.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무심히 지나치던 꽃이며 나무들의 작은 변화도 어느새 눈에 들어와 박힐 만큼 정지훈 계장에게 큰 의미가 되었다.

“마당에 나무와 꽃이 있다는 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던 자연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움, 청명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햇살이 따스한 마당에 서서 꽃과 나무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작은 마당 숲에서 정지훈 계장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대나무이다. 곧고 단단하게 뻗어 있지만 바람결에 따라 휘어지는 융통성이 있는 대나무는 그에게 이곳이 도시임을 잠시 잊게 하는 마법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실 도심 속에서 대나무를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잖아요. 그런데 제 옥탑방에는 작긴 하지만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요. 그걸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도심을 벗어나 울창한 숲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 듭니다. 대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도 시원해지거든요.”

도심 속 정원에서 즐기는 싱글라이프(왼쪽부터) IR팀 김수영 계장, 여신관리부 정지훈 계장, 강남기업금융센터 박수진 계장, 시화철강단지지점 안철 계장
동기들과 함께 누리는 작은 정원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갑자기 저 아래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의 초대 손님, 연수원에서 같은 조로 함께 생활하던 동기 3명이 들이닥친 것이다. 오늘의 손님은 안철 계장(시화철강단지지점), 박수진 계장(강남기업금융센터), 김수영 계장(IR팀)이다. 꽤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오는 동기들 손에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빨갛고 하얀 꽃 화분과 와인 등이 들려 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정지훈 계장의 얼굴에서는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뭘 이런 걸 다~’ 하는 의례적인 인사는 저 멀리 날려버린, 그저 기쁘고 행복한 표정이다.
동기들 모두 옥탑방 안마당에 들어서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기대한 옥탑방보다 훨씬 멋지고 근사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봄기운에 둘러싸인 꽤 널찍한 마당에 모두가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많으니까 무척 상쾌한데요? 옥탑방이 아니라 근사한 온실에 온 것 같아요.”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동기들이 오자 정지훈 계장이 재빠르게 준비한 조명등을 꺼내 든다. 카페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레일이 있는 근사한 조명으로 이참에 마당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다. 사다리에 올라선 채 벽에 레일을 박고, 등을 다는 정지훈 계장의 아래쪽에서 도우미로 차출된 안철 계장이 열심히 일을 돕는다. 그사이에 박수진 계장과 김수영 계장은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준비해 일행에게 돌리고, 꽃과 나무를 구경하면서 사이사이 근사한 셀카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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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무와 동기, 그리고 행복정지훈 계장이 먼 길을 찾아온 동기들을 위해 칠링된 스파클링 와인과 과일을 근사하게 테이블에 차려냈다. 라일락 향기까지 은은하게 사방을 감싸니 청담동 어느 근사한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IBK기업은행에서 ‘동기란 곧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네 사람이 한데 뭉치자 그야말로 왁자지껄 신나는 수다판이 펼쳐진다. 단톡방에서 늘 수다를 떨고, 바쁜 와중에도 소규모 모임을 갖고 있지만 휴일, 옥탑방 마당에 모여 정을 나누는 것은 특별한 즐거움일 터. 네 사람의 이야기보따리가 좀체 끝날 줄을 모른다. 이 중 김수영 계장과 안철 계장은 모두 결혼을 앞두고 있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싱글 둘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인터뷰 내내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정지훈 계장의 얼굴에는 유독 부러움이 가득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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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에 입사해서 연수 기간 내내 같은 조였다는 건 모든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겪었다는 얘기거든요. 조직에서 동기란 힘들고 어려울 때 내 편이 되어주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안철 계장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더불어 오늘의 집들이 주인공인 정지훈 계장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는다. “유쾌하고 성실하며 생활력이 강하고 특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정지훈 계장도 질세라 이에 화답한다.

“IBK미래기수에서 수영이는 외모면 외모, 성격이면 성격, 모든걸 갖춘 대표 미녀예요. 수진이 역시 아름다운 외모와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고요. 안철도 잘생긴 이국적인 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완소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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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터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쨍그랑, 맞부딪친 와인잔의 낭랑한 소리가 서울 하늘 너머로 퍼져나간다.
2017년 어느 일요일 봄날, 정지훈 계장은 이 행복한 시간을 마당에 가득한 꽃과 나무, 식물들에게도 투영한다.

“식물이든, 나무든, 동물이든 생명체를 키운다는 것은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합니다.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숙연해지고, 감탄하고, 놀라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작은 기적을 얻게 되니까요. 제가 키우는 고양이 ‘제이’와 저의 마음과 마당을 채우는 작은 정원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보답으로 작게나마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어요. 회사에서도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많은 동료에게 함께하고 싶은 좋은 사람, 유능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도심 속 정원에서 즐기는 싱글라이프

글 이경희, 사진 안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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