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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의 즐거운 클래식 파티피아니스트 지용
피아니스트 지용
피아니스트 지용에게 연주는 즐거운 파티다. 그의 공연은 클래식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깬다.
발레, 뮤직비디오, 팝아트와 연극. 피아니스트 지용이 그동안 해온 작업이다.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그의 공연은 매번 화제를 모으며 거리 공연으로 대중과 만나고 뮤직비디오를 통해 춤을 선보인다.
6월 선보이는 앙상블 디토의 무대에서는 세 남녀의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용이 처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것은 다섯 살 때.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님의 결심은 확고했고, 그런 아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자 가족은 모두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지용은 열 살 때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최하는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2012년에는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 우승자로서 뉴욕 머킨홀과 케네디 센터의 영 콘서트 아티스트 시리즈를 통해 독주 데뷔 무대를 펼쳤다. 화려한 수상 이력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와 계약한 일은 그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줬다. IMG와 계약한 최연소 아티스트였지만 방황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는 이때 진정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어린 나이에 무대에 오르고 투어를 하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그래서 내가 누구이고 뭘 원하는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반항의 시기가 찾아왔죠. 피아노를 그만둘 생각도 했습니다. 단지 음악과 피아노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고뇌했죠. 하지만 결국 피아니스트를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저는 피아노를 떠나서 살 수 없는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 지용
그는 한 달 동안 피아노를 아예 멀리하기도 했다. 클래식 말고 다른 분야의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피아노를 쳐야 한다는 것.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까지 멈출 정도였으니 호된 성장통을 겪은 셈이다.

지용은 공연을 파티라고 말한다. 클래식은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어야 한다. 피아노 앞에 선 지용은 흡사 물 만난 고기처럼 피아노 건반을 치고 논다. 지용은 춤으로 표현한 바흐, 비주얼 아트로 표현한 슈베르트 등 아티스트로서 무용, 영상, 연극 등 장르 간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2016년 그래미 시상식 중 미국 전역에 방송되고, 유튜브 조회 240만 뷰를 넘은 구글 안드로이드 캠페인 광고 ‘Be Together, Not the Same’의 주인공이 바로 지용이다.

“처음 공연을 기획할 때는 모든 것을 제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스태프들을 엄청 고생시키기도 해요. 저도 처음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새로운 것을 만드니까 당연히 어렵죠. 스태프들이 제 메일을 받을 때마다 비명과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하하. 어려운 과정이지만 그렇게 해서 얻는 건 분명히 있습니다. 발레를 해봤으니 이젠 드로잉을 해보고 싶고, 드로잉을 해봤으니 춤으로 바흐를 표현해보고 싶고, 그러면 슈베르트를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제 음악을 표현하는 데 겁이 없어졌어요.”

피아니스트 지용
그는 발레리나 강수진, 팝 아티스트 김태중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평상시에 보고 듣고 만나는 모든 것이 새로운 공연의 아이디어가 된다. 모든 예술은 그의 피아노 연주와 어우러진다.

최근에는 ‘앙상블 디토’의 공연을 연습 중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모인 앙상블 디토는 클래식을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디토 페스티벌’로 발전해 더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용은 앙상블 디토를 통해 만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젊고 개성 강한 독주자가 모여 앙상블을 이루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상대방의 소리를 듣는 법, 같이 곡을 만들어 가는 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그 시너지가 생각보다 엄청나요. 젊은 관객들이 저희에게 보내는 환호 또한 어디서도 보기 힘든 것입니다. 듣는 사람에게 음악과 감정을 전달하는 책임감을 더욱 느끼게 되었어요.”

피아니스트 지용
올해로 앙상블 디토는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한 페스티벌에서 지용은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 한 무대에 선다. 6월 14일 펼쳐지는 ‘디어 클라라’는 슈만, 클라라 부부와 브람스의 미묘한 러브 스토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 역시 이번 공연을 무척 기대하는 눈치다.

“‘디어 클라라’는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슈만의 아내였던 클라라 슈만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 사람의 곡을 번갈아 연주하는데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로 마무리할 거예요.” 이번 공연을 보기에 앞서 그가 팁을 전했다. 세 남녀의 미묘한 감정의 중심에 항상 클라라가 있다는 것. “브람스는 평생 클라라를 짝사랑했어요. 일종의 삼각관계지만 클라라는 슈만과 브람스 사이에서 평정심을 유지했죠. 하지만 그녀와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엄청나게 고뇌했습니다. 특히 클라라의 아버지에게 소송까지 걸어서 클라라와 결혼한 슈만의 괴로움은 더욱 극심했죠. 클라라는 결국 슈만과 브람스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었어요. 슈만의 모든 작품은 클라라가 초연했고, 슈만이 죽은 후에 브람스는 자신의 곡을 항상 클라라에게 먼저 보여주곤 했어요. 우리가 지금 듣고 있는 슈만과 브람스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클라라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아요. 1부가 클라라가 주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이라면, 2부는 그 모든 감정에 대한 수용과 고백입니다.” 6월 디토 페스티벌 무대에 참여한 후 그는 곧바로 레코딩 작업에 들어간다. 공연을 마치면 당분간은 곧 발매할 데뷔 앨범에 집중할 생각이다.

우연히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지용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아이와 함께 피아노를 치고 시민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그는 행복한 피아니스트로 기억된다. 그는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가 연주에 집중하는 동안 관객들이 얼마나 행복한 미소를 지었는지 알고 있을까. 6월에도 대지에는 사랑의 기운이 가득하다.

글 이수영, 사진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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