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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문화는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양식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쉽게 즐기기 어렵기도 하다.
특히 미술 작품의 경우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더욱 많다.
미술 작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작품 속 행간은 물론 시대 배경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내디딘 첫걸음은 그 무엇으로도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는 법.
오늘 만난 IBK기업은행 직원 3명은 바로 그 새로운 길을 찾아 첫 번째 발걸음을 뗀 사람들이다.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왼쪽부터) 이수연 계장(업무지원부), 허지원 팀장(구로동지점), 김세미 계장(기업개선부)
덕수궁과 이집트 전시
지난 6월 28일, 이제 막 사그라지기 시작한 태양 덕분에 묘한 빛깔로 물들어가는 하늘은 근사했다. 특히 어스름한 저녁 무렵, 고종이 살았던 덕수궁은 더욱 아름다웠다. 한낮의 작열하던 태양으로 인한 열기는 무성한 녹음 사이로 스며들어 제법 선선한 공기가 깔리고, 저 멀리 보이는 분수와 고색창연한 석조전은 이곳이 도심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문화가 있는 날’, 6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니만큼 덕수궁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오늘 IBK기업은행의 허지원 팀장, 김세미 계장, 이수연 계장이 찾기로 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역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오늘 볼 덕수궁관 전시회의 제목은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이다. 예술, 초현실, 이집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단어가 없는 탓에 전시회를 찾은 직원들의 표정은 모두 제각각이다. 이수연 계장과 김세미 계장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고, 그림 감상을 워낙 좋아해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여행을 할 때도 짬짬이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꼭 찾는 허지원 팀장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그러나 그림보다 먼저 세 사람을 홀린 것은 덕수궁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정신없이 흘러간 은행의 하루를 바쁘게 마무리하고 각자 시청역에 도착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까지 걸어오는 10여 분 남짓한 시간이 주는 안온함에 그만 눈과 마음을 빼앗기고 만 것.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굵은 수목, 버선코 같은 우아한 처마의 선과 아름다운 단청, 동서양은 물론 전통과 근대가 어우러진 오묘한 느낌, 한가하게 거닐며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까지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즈넉함에 세 사람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덕수궁관에 들어섰다.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케말 유시프, ‘귀족’, 1940년대, 나무에 유채, 47x38cm,
샤르자 미술재단 소장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아흐마드 무르시, ‘여인의 두상’, 1972년, 나무에 유채, 52x46cm,
샤르자 미술재단 소장

새로운 이집트를 만나다
무료입장에 퇴근 시간까지 다가오자 미술관은 관람객으로 꽤 북적거렸다. 허지원 팀장, 김세미 계장, 이수연 계장 역시 전시관 팸플릿을 하나씩 챙겨 들고 본격적으로 작품 감상에 나섰다. 이집트 하면 투탕카멘·미라·파라오·피라미드 등이 떠오르는, 고대의 신비스러운 나라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머릿속을 스치지만, 오늘만은 전통의 영광 대신 현실의 고단함을 반영한 다양한 이미지를 만나게 될 터다.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은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작품 세계와 그들이 이집트 근현대 미술사 및 국제 초현실주의에 남긴 작품을 조명하고 이집트 근대 시기의 다양한 면면과 20세기 국제사회의 상호 연계성을 탐구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장으로 마련된 전시회다. 20세기 국제사회의 반파시즘, 탈식민주의 운동의 흐름 안에서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활동을 기록한 이번 전시는 근대 시기 모더니즘 예술과 문학의 발전 양상을 서구 중심 관점에서 벗어나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전시관은 총 5개로 나뉘어 국제 시각에서 본 이집트 초현실주의, 예술과 자유그룹(1938-1945), 이집트 초현실주의와 사진, 포커스: 반레오, 현대미술그룹(1946-1965), 이집트 초현실주의 그후(1965년부터 현재)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시대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순서대로 그 여정을 따라가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첫 번째 전시실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눈앞에 펼쳐진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상상 이상으로 생경했다. 이집트 내 차별과 억압에 대한 비판 등 근대 시기 사회적 변화를 느낄 수 있던 작품이니만큼 어둡고 강렬한 작품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던 것. 무엇보다 표현에 대한 자유와 인간의 감정을 제한하려는 권위에 맞선 그림들의 무게감과 자유로움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나만의 그림을 만나다
앞서 말했듯, 허지원 팀장은 평소 그림 감상을 워낙 좋아해 해외여행 시에도 유명 박물관을 찾아다닐 만큼 그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인상파를 좋아하고, 무의식을 탐구한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르크 샤갈을 각별히 여기는 허지원 팀장에게 오늘 전시회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평소 흔히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이기에 매 작품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저항의 느낌도 매우 강하고, 어두운 색감도 무척 특이해요.”
그런 허지원 팀장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은 그림은 ‘소녀와 야수’다. 1941년 인지 아플라툰이 그린 이 그림에서 그녀는 다양한 색 구현에 매력을 느꼈다고.
“언뜻 보면 어두운 한 덩어리 같지만 명암과 색을 굉장히 다양하게 표현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연녹색을 좋아하는데 그림 중간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어두운 톤과 대비되는 연녹색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수연 계장의 감상법은 독특했다. 새내기 감상자답게 다른 관람객 틈에 끼여 귀를 쫑긋 세우고 큐레이터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던 것. 그림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로 인해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그림은 ‘귀족’이에요. 젊은 남자가 그려진 단순한 그림인데, 청록색으로 칠해진 남자의 모습에 왠지 끌렸어요. 이집트에서는 청록색을 ‘신의 색’이라고 한다니 더 특별해 보이더라고요.”
오늘 취재 내내 가장 발랄한 모습을 보여준 김세미 계장은 평소 성격답게 명쾌한 평가를 내놓는다.
“‘어머니들-평화의 행진’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두운색 옷을 입고 아이를 안은 채 맨발로 걷고 있는 어머니들의 모습에서 세상으로부터 핍박받는 여자들이 보였거든요. 그런 엄마에게 온전히 안겨 있는 아기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 아프기도 했고요.”
감상에 어찌 정답이 있을까. 그저 마주한 작품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눈으로 해석하며 받아들이는 모습이 어여쁘기만 했다.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삶을 풍요롭게 하다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그림을 애정하는 동료들과 함께 감상했다는 즐거움 때문일까. 미술 전시를 관람한 세 사람이 환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세미 계장과 이수연 계장에게 오늘은 ‘새로운 눈이 열린 날’이다. 볼링이나 여행, 맛집 탐방 등 주로 활동적인 취미를 즐겨오다 또 다른 취미로 ‘그림 감상’이라는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3명의 직원이 이구동성으로 한 이야기는 “퇴근 후에 볼까?” 하면 으레 ‘치맥’으로 시작해 ‘치맥’으로 끝나는 일과를 신선하게 바꿀 열의가 생겼다는 것이다. 평소에 그림 감상과 독서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취미로 삼고 있는 허지원 팀장에게 미술관 나들이에 대한 조언 한마디를 요청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놀러왔다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찾는다면 한결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테니까요. 어떤 작품이든 볼 때마다 느끼는 포인트가 달라지는 게 감상의 장점이자 재미 같아요. 관심을 갖고 많이 생각하다 보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기회도 많아지지 않을까요?”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나누는 것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온 마음으로 느낀 오늘 하루. 올 때보다 돌아갈 때 더 행복한 웃음을 짓는 3명의 직원을 보며 새삼 문화의 힘을, 미술의 힘을 실감했다.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한여름 밤의 미술 전시회 관람

글 이경희, 사진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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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맘
2017.08.28
감상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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