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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 나를 만나다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취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독서와 여행’이라는 답은 이제 참으로 진부하게 들린다. 등산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거의 모든 직장 동호회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던 등산은 어느덧
골프에 치이고, 보다 활동적인 다양한 스포츠에 밀려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왔다.
그러나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에게 등산은 여전히 가장 소중한 취미이자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상이다.
산에 오름으로써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다는 그가 경주시 토함산으로 취재진을 초대했다.

산자락에서 태어나 다시 산을 오르다“등산을 언제부터 하셨나요?”라는 질문은 임성호 지점장에게 조금 당황스러운 물음이다. 산을 ‘오른다’는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산은 그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의 옆에 있어온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임성호 지점장은 경산시 와촌면에서 태어났다. 팔공산 갓바위 아랫동네가 바로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인 덕분에 아장아장 마당을 걸을 때부터 산은 굉장히 익숙한 풍경이었고, 개구쟁이로 자라면서 산은 그의 놀이터이자 어머니께 혼나면 훌쩍이며 숨어들던 도피처이며, 송진이며 칡뿌리를 내주던 간식 창고로 그 몫을 다했다.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친구들과 함께 산에서 뒹굴고 바위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내던 그에게 등산은 사실 큰 결심이나 각오가 필요한 취미는 아니었다. 도시에서 학교를 졸업한 뒤 1992년 IBK기업은행에 입사하면서 ‘산에 다시 올라볼까’ 하는 마음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등산은 조금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산악회는 지역이나 직장에서 매우 흔한 동호회지만, 그곳에서 산을 진정으로 즐기기보단 친목다지기와 술 마시기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산 자체를 느끼고 싶었던 임성호 지점장은, 산악회 모임과는 거리를 두고, 승용차 한 대로 갈 수 있는 3~4명의 선배와 주로 등산을 다니고 있다.

임성호 지점장은 사실 열혈 등산 마니아는 아니다. 이번 인터뷰 요청에 수락을 망설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매주 주말이면 열일 제쳐놓고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달라지는 산의 모습을 보고 싶어 산을 오르기에 1년에 6~7번 등산을 하는 게 전부라는 것. “등산을 취미라고 하기엔 멋쩍어요”라고 웃는 그지만 사실 주변에서 그의 산행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안다. 그의 등산길이 얼마나 깊고 진중한지를.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산을 통해 지혜를 배우다임성호 지점장은 산에 오르는 이유를 두고 스스로 “거창하지 않다”고 말했다.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산이 좋더라고요. 지리산을 자주 가는 편인데 봄, 가을, 겨울 전부 다 다르게 다가와요. 지리산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쉬운 산도 아닙니다. 어려운 길을 힘들게 올라가다 보면 무념무상의 상태가 됩니다. 그저 걷는 행위에만 몰두하게 되죠. 바로 그때 깨닫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임성호 지점장은 산을 오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이야기했다. 어느 선배가 들려준 “50m 전방에 정상을 두고도 포기하고 내려올 줄 알아야 진정한 산행가다”라는 말을 그는 비단 산에 오를 때만이 아니라 일할 때도 일상에서도 수없이 되뇌고 있다.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우리는 다 같이 살기 위해서 산에 오르는데 무리해서 남은 50m를 올라가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극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거예요. 포기하고 내려올 줄 알아야 또다시 산에 오를 자격이 있다는 말은 제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험난한 여정을 겪으면서 얻는 깨달음이 먼저라는 거죠.”

임성호 지점장은 사회에 나와 등산을 하면서 그 이전과 무엇이 가장 달라졌는지를 묻자 “조금 겸손해진 것 같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눈앞의 손익에서 의식적으로 멀어질 수도 있고 포용심이 생긴 것 같다”는 답변을 돌려주었다.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스위스 몽블랑
오로지 산에 몰입하는 시간이 아름답다시간이 훌쩍 지나 오후에 접어들면서 임성호 지점장과 함께 오늘의 목적지인 토함산에 오르기로 했다. 경주시에서 가장 큰 산으로 높이 745m를 자랑하는 토함산 중턱까지는 차량을 이용해 오르고 석굴암으로 가기 전에 왼쪽 작은 산길로 빠져 토함산 정상으로 가는 게 오늘의 코스다.
짙은 녹음이 터널을 만든 토함산 길은 걷고 오르기에 더없이 아름답다. 나무 사이로 구불구불 들어오는 바람은 폭염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식히고, 도시와는 사뭇 다른 산속 풍경은 새로운 세상인 양 신선하다.

“등산할 때는 온전히 숲에 집중해요. 정말 다양한 소리와 냄새가 나거든요. 그래서 저는 산에 오르며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고요함 속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모습에 완벽히 빠져들어 감상하는 거죠.”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그의 말에 숲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흙냄새, 매미 소리, 이름 모를 새가 지저귀는 소리, 나뭇잎을 밟아 바스락거리는 소리, 탈피한 매미, 뜬금없는 곳에 쏘옥 올라온 버섯…, 그의 말대로 숲이 내는 수많은 소리와 냄새가 온전히 가슴에 스며들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등산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는 임성호 지점장의 이야기가 결코 과장이 아님이 느껴진 순간이다.

“지리산 산장에서 하룻밤 묵으면 밤하늘에 가득 떠 있는 별이나 일출, 능선의 안개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풍경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는데,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일상에 돌아와 힘든 순간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얼마 전 열흘간 다녀온 몽블랑도 마찬가지였어요. 익숙한 것이 아닌, 낯선 환경에 나를 노출하는 게 진정한 산행이고 여행이 아닐까 합니다.”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임성호 지점장은 처음 가본 몽블랑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빙하의 냉기가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우리 산수와 또 다른 힘과 에너지를 드러낸 몽블랑 트레킹에 대해 아주 세심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는 사이 드디어 토함산 정상에 올랐다. 뾰족한 고지가 아닌, 평평하게 펼쳐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가까운 하늘은 잿빛이지만 저 멀리 보이는 하늘은 파랗다. 병풍 속 그림처럼 솟아 있는 산봉우리와 그 사이사이에 용케 끼어 있는 도시의 풍경은 경이롭다. 땅인가 했더니 바다인 수평선은 새삼 이곳이 경주시 토함산 정상임을 느끼게 한다. 이토록 장대하고 이토록 커다란 세상을 만나니 저 산 밑에서 일어나는 작은 종지 속 같은 우리 삶에 대한 반성 또한 절로 일어난다.

이 가을, 산행에 도전해볼까요?
인터뷰 내내, 은행의 지점장이라기보다는 선비나 학자처럼 보인 임성호 지점장에 대한 의문이 하나둘씩 풀려갔다. 산과 함께 자라다가 다시 산을 찾게 된, 산을 경외의 대상이자 탐구의 대상으로 삼은 그는 산과 무척이나 닮은 인물이었다.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본질은 늘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산, 매순간 낯선 환경에 나를 노출함으로써 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느끼는 것에 의미를 두는 등산길. 임성호 지점장은 산을 오르면서 배우고 익히고 느낀 것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그것을 다시 삶에 적용하는 진정한 산사나이였다.

정기 인사 때면 새로운 지점으로 옮겨가 새로운 직원과 손님을 만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은행원이지만 임성호 지점장은 어디서나 ‘산에서 배운 포용’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경주지점에 온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지점 상황을 파악하고 인사를 다니느라 바쁘지만 궁극적으로 직원들에게 출근하고 싶은 직장, 일할 맛 나는 근무지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현재 그에게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다.

경주지점 임성호 지점장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할 것,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을 뒤돌아보고 이게 과연 맞는 건지 생각해볼 것, 각자 맡은 분야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질 것, 제가 우리 지점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입니다. 요즘 자동차 부품 산업과 조선업이 처한 어려움 때문에 더욱 힘들어하는 경주 지역 기업을 위해서도 우리 은행의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자 고민하고 있어요. 열심히 일한 만큼 거두는 ‘성과’는 직원에게도 기업에게도 매우 중요하니까요.”

온화함 속의 강단, 강단 속의 포용과 배려…. 임성호 지점장이 산을 오르면서 얻은 선물 꾸러미 같은 것들. 이 가을, 우리도 그를 따라 산행에 한번 도전해보면 어떨까? 어쩌면 지금까지 만난 산과는 조금 다른 산을 보게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새록새록 차오른다.


글 이경희, 사진 안호성

댓글 보기
데코
2018.01.02
산과 내가 하나가 되었다고 느껴질때 비로소 산이 나를 받아들인다고 믿는다.
산은 낭만의 대상도, 체력장도 아닌 그대로 자연인것이다.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산은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자연일 뿐이다.
ㅡ햄ㅡ
양장군
2017.09.08
언제봐도 정겹고 반가운존경하는 후배님 화이팅
이정권
2017.09.08
대단합니다. 산행의 길라잡이를 해주시죠!
무지개
2017.09.07
포근한 어머니의 품처럼 늘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수 있는 분이시죠^^
소나무
2017.09.06
이런분을 제가 알고 있다는사실이 넘 뿌듯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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