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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채 과장, 이기욱 대리, 김수영 계장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왼쪽부터) 김수영 계장, 유동채 과장, 이기욱 대리
가죽은 오래 쓸수록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인류가 터득한 기술 중 하나인 가죽 기술은
현대에 이르러 멋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다양한 가죽제품을 만들어냈다.
오늘 가죽을 손질하고 바느질해 나만의 여권 케이스를 만들고자 IBK기업은행 직원 3명이 모였다.
내 손으로 직접 세상에 하나뿐인 가죽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에 모두의 얼굴에 환한 기대가 차올랐다.

가죽을 만지다불타는 금요일 밤, 잠실새내역 인근에 자리 잡은 가죽 공방 ‘UNBLOWN’에는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기성품에서 벗어난 수제 가죽 아이템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꽤나 북적이는 공방 안. 그 안에는 일찌감치 찾아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IBK기업은행 직원들도 있었다. 바로 유동채 과장(안산지점), 김수영 계장(정보보호부), 이기욱 대리(뚝섬역지점)이다. 유동채 과장은 이기욱 대리, 김수영 계장과 진작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이고, 김수영 계장과 이기욱 대리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IBK기업은행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공통점이 있는 이상 어색함은 없었다. 예전부터 각별한 사이였던 듯, 세 사람은 이내 즐겁게 떠들고 웃는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수강생들에게 본격적으로 가죽 공예를 가르쳐주기 위해 강사들이 마주 앉았다. 세 사람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웃음기를 거두고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돌변한다.
수제품을 만드는 숍을 만나는 건 이제는 흔한 일이 됐지만, 오늘 이곳 가죽 공방에서 여권 케이스 만들기에 도전하는 건 좀 특별한 이유에서 비롯됐다. 베레모와 동그란 안경을 멋지게 착용하고 온 유동채 과장의 적극적인 도전 의식으로 성사된 기회이기 때문이다.
“자금부에서 근무할 때 업무상 도쿄지점 직원 분들과 연락할 일이 잦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친분이 쌓였고, 그분들을 통해 일본 문화를 조금씩 배워갔습니다. 그러던 중 정신수양과 스트레스 해소에 가죽 공예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휴가 중에 도쿄의 한 가죽 공방에 방문하면서 그들의 장인 정신과 멋스러움에 매료되어 가죽 공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일본식 가죽 공예를 지향하는 ‘UNBLOWN’ 윤성용 대표와 유동채 과장과의 인연 역시 가죽 공예를 매개로 만들어졌다니, 오늘 이 시간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김수영 계장과 이기욱 대리 역시 오늘 배울, 소박하면서 제품 자체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식 가죽 공예에 큰 흥미를 느끼는 표정이다.

또 다른 몰입의 시간에 빠지다오늘 세 사람이 만들기로 한 제품은 여권 케이스다. 여행사에서 나눠주는 비닐 케이스에 여권을 넣어 갖고 다니는 걸 흔히 볼 수 있는 요즘,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가죽 여권 케이스라니 듣기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누구에게 선물할 거냐?”라는 질문에 세 직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제가 쓸 건데요!!” 자신의 첫 번째 ‘작품’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는 선명하고 강력한 의지의 천명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세 사람 모두 우선 여권 크기에 맞게 잘 재단된 가죽을 받아 들었다. 색깔은 진즉부터 골라둔 터, 모두가 받아 든 가죽의 질이며 색깔이 좋다고 감탄을 한다. 재단된 가죽은 우선 부드럽게 마감 처리를 해야 한다. 여권 케이스 안에는 카드 포켓도 들어 있어 실용성 면에서도 만점. 모두가 이제 첫술을 떴건만 벌써 완성된 케이스를 상상하며 싱글벙글한다.
이번에는 마감 처리한 가죽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겨 넣을 차례다. ‘내 거’라는 증명인 만큼 모두가 힘을 잔뜩 실어 꾹꾹 이니셜을 새겼다. 유동채 과장은 영어로, 다른 두 직원은 한글로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유동채 과장은 특히 여권 케이스지만 평소에도 쓸 수 있도록 실용성 있게 내부 구조를 바꿔보겠노라는 야망을 불태우며 강사와 하나하나 의논을 했다.
가죽 공예는 사실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다. 각각의 과정에 온 정성을 쏟아야 하고, 접착제를사용하거나 바느질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기다리는 시간과 인내심까지 필요한 것. 언제나 분주히 돌아가는 은행 업무와는 또 다른 몰입의 시
간에 직원들 모두가 흠뻑 빠져드는 모양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왼쪽부터)유동채 과장, 김수영 계장, 이기욱 대리
한 땀 한 땀 정성을 꿰매다평일 밤 8시부터 시작된 작업이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당연히 강사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가죽에 바느질을 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주는 도구인 그리프의 사용법을 선보이는 강사의 모습에 세 사람 모두 뚫어져라 눈으로 학습을 한다. 그러나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법. 가죽과 그리프, 망치를 넘겨 받아 직접 실습을 해보는데 역시나 만만치 않다. 망치를 내려치는 강도는 물론 그리프의 각도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직원들은 모두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봐주면서 느리더라도 함께 진도를 맞춰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마냥 보기 좋다. 남들보다 가죽에 대한 감이 좀 더 좋다고 자부하는 이기욱 대리가 가죽을 처음 다뤄보는 김수영 계장
의 작업을 꼼꼼히 돕는다.
“제 부모님께서 가죽 관련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가죽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죽 안쪽을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작업인데요. 대학생 때부터 주말에 가끔 일을 도우러 가서 소가죽, 양가죽 등 다양한 종류의 가죽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
거래처 사장님들이 명함 지갑, 벨트 등 저희 집에서 가공한 가죽으로 제품을 만들어 가져다 주셨을 때, '나도 가죽으로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어요. 사회에 나와 이제야 도전하네요.”
이기욱 대리가 호탕하게 웃는다. 본격적인 바느질이 시작되자 포니가 동원됐다. 포니는 양방향으로 한꺼번에 바느질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가죽공예 시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바느질이 한창인데 갑자기 옆 테이블에서 비명이 들린다. 돌아보니 강사가 유동채 과장을 보면서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지금 물티슈로 가죽을 닦으셨어요?”, “네!” 너무나 당당한 대답에 공방 안에 모인 모든 사람이 폭소를 터뜨렸다.
얼룩이 생긴 가죽을 정성스럽게 물티슈로 박박 문지른 유동채 과장의 해맑음에 갑자기 분위기가 확 전환된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
쓸수록 빛나는 가치어느새 밤 11시가 훌쩍 넘었다. 마지막 손님까지 돌아가고, 이제 남은 사람은 IBK기업은행 직원들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공정의 마무리를 돕는 윤성용 대표와 강사들의 손길이 이전보다 더 바빠 보인다. 직원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가죽 여권 케이스를 갖게 된다는 기대감에 강사들의 손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공방의 퇴근 시간을 살짝 넘겨 끝난 작업에 모두가 비명 같은 환호를 내질렀다.
“여권 케이스지만 저는 제 필요에 맞게 좀 더 실용적으로 바꿨봤습니다. 여행할 때는 여권을 넣겠지만 평소에는 일본어 단어 노트를 넣고 다니며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또 카드 수납공간과 지폐가 조금 들어갈 정도의 공간도 만들
었으니 출퇴근이 한결 간편해질 것 같아요. 이렇게 자신의 생활 패턴, 용도에 따라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유동채 과장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김수영 계장도 질세라 소감을 밝혔다. “나만의 여권 케이스에 여권을 넣어 사용할 걸 생각하니 뿌듯해요. 비록 처음이라 서툴러 바느질도 마감도 어설프지만, 시간이 흘러 낡아버린 가죽을 보면 오늘 이 순간이 추억처럼 생각날 것 같습니다. 오늘 만난 공방 선생님들은 모두 직접 만든 신발을 신고 있는데, 그것도 참 인상 깊었어요. 저도 나중에는 제 발에 꼭 맞는 가죽 신발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오늘 가장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낸 이기욱 대리는 “그동안은 여권 케이스 없이 여행을 다녔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만든 걸 들고 여행을 가고싶어요”라며 “자동차 키 케이스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 가죽 제품을 꾸준
히 만들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하며, 가죽 제품을 만드는 매력은 완성 후의 성취감도 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의 몰입감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오늘 작업에 큰 만족을 표시했다.
퇴근 후 직장인들이 갖는 치맥 모임이 아닌, 가죽 공예를 배워본 특별했던 하루. 동료와 함께한 이 시간을 통해 쓰면 쓸수록 깊어지고 빛나는 멋을 지닌 가죽의 매력을 느낀 세 사람에게 가까운 미래에 소중한 취미가 하나 더 생기지는 않을까? 그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가죽 공예 작품에 도전하다
T I P눈이 보배! 만들 때나 구입할 때 좋은 가죽을 고르는 법
- 염색이 균일하게 된 것
- 너무 번쩍거리지 않는 것
- 상처가 적고 가죽 표면이 들뜨지 않은 것
- 가죽을 펼쳤을 때 울룩불룩 울지 않는 것
- 부드럽고 따듯한 감촉을 주는 것 등

글 이경희, 사진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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