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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표현하는 일상과 환상의 교차 지점슈퍼픽션
슈퍼픽션
우리 일상이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나 ‘대단한 이야기’로 탄생했다.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Super Fiction)’은 ‘대단한 이야기’ 혹은 ‘대단한 거짓말’이라는 팀 이름처럼 스토리텔링을 담은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송온민, 브랜드 디자이너 이창은, 그림을 그리는 김형일이 모였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자신들만의 상상력을 표현하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슈퍼픽션Superfiction 2017. 슈퍼픽션 캐릭터. 스캇, 프레디, 닉, 잭슨
콘텐츠를 만드는 세 남자안정적인 일자리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창작을 위해 과감히 도전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며 만난 인연이 창업 동지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셋이 함께였던 건 아니다. 송온민이 창업을 위해 먼저 회사를 나왔고, 이후 이창은과 김형일이 그에게 동행을 제안하면서 슈퍼픽션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서로 분야는 달랐지만 함께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당시 온민 님이 먼저 창업을 한 상태였어요. 하지만 우리가 설득해서 두 번째 창업을 했죠. 콘텐츠를 만들자는 공감대는 있었는데, ‘어떻게 할까’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했어요. 서로 성격도, 취향도 달라서 각자 생각해보자고 했죠. 두 달 정도 유예 기간을 두고 생각의 파편을 수집했어요. 난상 토론 끝에 캐릭터가 나왔죠. 이걸 또 포트폴리오로 정리하는 기간까지 두면 거의 열 달이 걸린 것 같아요.”(김형일)
각자 7~9년 정도 회사에 다니면서 사회생활을 했기에, 창업 이후 먹고사는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외주를 받아 작업하는 에이전시 형태의 회사를 원하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이 그들을 대변해주길 바랐다. 캐릭터는 세 사람이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것을 담기에 가장 적합한 그릇이었다.

슈퍼픽션왼쪽부터 이창은, 김형일, 송온민
처음에는 슈퍼픽션의 머리글자인 ‘S’와 ‘F’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렇게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스캇과 프레디, 닉, 잭슨 등 4개의 대표 캐릭터가 차례차례 나왔다. 양복 재단사인 스캇과 그의 조수 닉, 목공과 용접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프레디,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는 이발사 잭슨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지녔다. 픽션 속에서 살아가는 캐릭터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창작한 캐릭터가 ‘우리 이야기’를 대변해주길 바란다. 허구의 세계에서 탄생한 캐릭터 속에서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슈퍼픽션
우리의 개성으로 세상과 교감하다창업 이후, 세 사람은 간간이 들어오는 외주 작업도 거절하고 오직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라는 일념으로 작업에 열중했다. 다른 일이 없다 보니 일상적으로 나누는 모든 대화가 곧 아이디어 회의였다. 별생각 없이 나누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그들의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그렇게 8개월. 고심 끝에 첫 번째 결과물이 나왔고, 이를 어떻게 세상에 보여줄까 고민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니!’라는 생각으로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에 무작정 메일을 보내고, 포트폴리오 공개 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을 알렸다. 물론 대부분 답신이 없었지만, 슈퍼픽션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연락해온 대기업도 있었다.
“처음에는 캠페인 로고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회의를 거듭하면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았고, 저희가 참여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이 더 넓어졌죠. 그렇게 1년 동안 일을 했습니다. 캐릭터를 갓 만든 신생 디자인 그룹임에도 우리를 믿고 일을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죠.”(송온민)
슈퍼픽션이 좀 더 대중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제1회 아트 토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부터다. 당시 부상은 그들이 디자인한 캐릭터를 실물로 제작해주는 것.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이 부상은 엄청난 혜택이었다. 덕분에 그들은 아트 토이 제작 경험도 갖게 되었다.

슈퍼픽션1-SF x belif 2016. 슈퍼픽션과 belif 협업으로 진행된 패키지.
2-SF x LG G5 2016. 슈퍼픽션과 엘지전자 온라인 프로모션 협업.
3-SF x Maison Kitsune 2017. 슈퍼픽션과 메종키츠네 협업으로 제작한 마그네틱 여우 토이.

개성 강한 슈퍼픽션의 캐릭터는 금세 호응을 얻었다. 이후 많은 대기업과 브랜드가 먼저 협업을 제안했고, 최근에는 정말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오리지널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16년 론칭 전시회 이후 지난해와 올해 초에도 캐릭터 프레디를 전면에 내세운 전시회를 개최했다. 최근에는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 ‘뷰티풀 오피스 라이프(Beautiful Office Life)’를 통해 새로운 회사원 캐릭터 ‘폴’을 선보였다.

슈퍼픽션(왼쪽)Freddy Garage 2017. 슈퍼픽션 두 번째 전시 작품. (오른쪽)뷰티풀 오피스 라이프.
서로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하며각자 다른 분야의 전문가이니만큼 팀에서의 역할은 명확히 분담했다. 3명이 한 팀으로 결과물을 선보이기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철저히 ‘만장일치’가 되어야 한다. 같은 팀이지만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를 수 있다. 의견이 갈린다고 해서 그 주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의 거리를 좁혀주는 것은 결국 ‘대화’다. 서로 설득하고 설득되는 과정에서 생각의 폭도 더욱 넓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도 세 사람은 서로를 옛 직장 문화대로 ‘온민 님’, ‘형은 님’, ‘창은 님’으로 부른다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그들은 호칭이 주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존중해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요. 내 동료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거든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는 게 아니라 ‘인정’하려면 서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해요. 호칭이 그렇다고 해서 친밀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오히려 좋은 부분이 있죠.”(김형은)

슈퍼픽션(왼쪽부터)SF x Hanwha Life 2016. 한화생명 연간 프로모션. Laland. Breakbot.
생각의 자유를 추구하지만 근무 태도에 관한 기준은 있다. 너무 편한 복장은 삼가고, 출근 시간도 철저히 지킨다. 언젠가 출근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을 때, 지하철역에서부터 부지런히 뛰어 제시간에 도착한 적도 있단다. 이런 부분은 직장 생활을 오래했기에 습득한 좋은 습관이다.
슈퍼픽션이 큰 회사로 성장하길 바라진 않지만 스스로 그리는 지향점은 있다. 애호가들만 열광하는 팀이 아니라 주류이면서도 소비자 개개인에게 비주류의 감성을 심어주는 ‘특별함’을 갖춘 팀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고 하잖아요. 한 가지 주제도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너무 대중적이면 특별함이 사라질 것 같은데 대중성이 없으면 또 잊히니까요. 그 균형을 잘 맞추는 스튜디오가 되고 싶습니다.”(이창은)
그래서 그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벼운 것을 정말 가볍게 여기는 순간, 그들의 정체성은 사라질 것이라 여기면서.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오는 아이디어는 결국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다. 앞으로도 그들은 각자 다른 포지션에서, 다른 성격과 성향을 유지하며 치열하게 논의하고 토론하며 디자이너로서의 발상에 윤활유를 더하려 한다. 이처럼 슈퍼픽션이 제시하는 환상은 꾸준한 일상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 교차 지점에서 만나는 ‘대단한 이야기’를 통해 색다른 콘텐츠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다.


글 정라희•사진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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