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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수제 맥주로시원~하게 통한다!
시원~하게 통한다!
대형 마트나 편의점에 줄지어 늘어선 맥주는 누구나 즐겨 찾는, 대중화된 어른들의 음료수다. 그러나 요즘은 획일적인 맛에 반기를 드는 주당이 만만치 않게 늘어나고 있다. 직접 만들어 마시는 나만의 맥주, 수제 맥주는 과연 어떻게 만드는 걸까?맥주를 사랑하고, 맥주로 함께 정을 나누는 IBK기업은행 선릉역지점 직원들을 만나보았다.
<사진2>김은경 차장, 김광우 과장, 김지혜 대리, 홍혜련 대리
진지하고 유쾌한 사람들의 도전체험은 대부분 많은 사람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오래도록 반복되는 업무에 길들여진 직장인들에게 새롭고 파격적인 경험이란 대개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퇴근하고 약속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달려온 선릉역지점 직원 4명은 모두 함박웃음과 설렘, 기대를 가득 안고 수제 맥주 공방에 들어섰다.
“엄청 기대하고 왔습니다. 모두 공고가 뜨자마자 망설임 없이 신청했어요. 생각 같아선 저희 지점 이도경 지점장님을 비롯해 28명 선릉역지점 가족 모두가 함께 오고 싶었는데 인원수 제한으로 저희만 참가하게 되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김은경 차장의 말에 김광우 과장, 김지혜 대리, 홍혜련 대리가 동감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하는 맥주 ‘일잔’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아마 대한민국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 이들의 흥분과 들뜸이 간절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날 도전한 맥주는 페일 에일이다. 페일 에일은 맥주를 발효시킬 때 위로 떠오르는 효모, 즉 상면발효 방식으로 생산하는 영국식 맥주 에일의 한 종류로 밝은색과 쓴맛이 특징이다. 제대로 만들자면 맥아를 직접 분쇄해 즙을 짜내야 하지만 모든 과정을 다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미리 추출해놓은 엑기스를 사용했다. 김광우 과장이 큼직한 맥아 엑기스 캔을 따자 너도나도 달려들어 맛을 봤다. 이게 맥주의 주재료라니 시작부터 신기하고 재밌어 다들 눈을 떼지 못했다. “달콤한데요?”, “조청 같아요!”, “으악, 역시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찌는 이유가 있었어!” 다들 제각각 소감을 쏟아내니 사방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공방 대표의 지도에 따라 곰국이 끓고 있을 것만 같은 대형 솥(사실은 물이 끓고 있다)에 맥아 엑기스를 투여했다. 엑기스가 솥에 눌어붙지 않도록 대형 국자로 계속 저어주어야 하는 게 포인트였다. 직원들 모두 작업 과정 틈틈이 수제 맥주에 대해 “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건 뭐예요?”, “맥아 발아는 어떻게 일어나나요?” 등 다양하고 예리한 질문을 쏟아내니 그 진지함과 유쾌함의 조화가 가히 일품이었다.

시원~하게 통한다!
동료애, 가족애의 한마당이날 가장 눈빛이 초롱초롱한 사람은 김광우 과장이었다. 바텐더 자격증을 땄을 정도로 술을 사랑하는 그에게 이날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수제 맥주 만들기’에 한발 더 다가가는 소중한 기회였던 것이다.
“바텐더 자격증을 딴 지 4~5년 됐습니다. 사실 칵테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아무거나 시키잖아요. 이왕이면 알고 마시자는 생각에 자격증을 땄죠. 자격증을 딴 뒤에는 아내와도 만들어 마시고, 친구들에게도 만들어줬어요.”
술에 취하는 걸 즐기기보다 술이 빚어내는 즐거움에 취하는 남자, 김광우 과장이 바로 진짜배기 주당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물이 펄펄 끓으면서 공방 안에 구수한, 익숙한 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킁킁거리며 다시금 솟아오르는 기대감에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홉을 넣을 차례였다. 맥주의 주재료인 홉에 대해 모두의 궁금증이 폭발하자 공방 대표가 칠판까지 끌어와 다양한 이론과 정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홉을 넣는 순간에 따라 쓴맛이 남기도 하고, 구수한 향이 남기도 한다는 말에 직원들은 모두 “오~”TIP하는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수제 맥줏집에 가면 쓴맛의 단위를 확인하라는 팁도 알려주었다. 메뉴판에 IBU(International Bittering Units) 표기가 없다면 진짜 수제 맥줏집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귀띔에 또 한번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은경 차장을 비롯해 김광우 과장, 김지혜 대리, 홍혜련 대리까지 모두가 쉴 새 없이 질문을 퍼부어대니 이 뜨거운 학구열에 공방 대표까지 덩달아 신이 났다.
맥아 즙에 홉을 넣으면 거품이 부글부글 일기 시작한다. 그 때문에 홉을 넣을 때는 살살 골고루 뿌려주는 게 중요하다. 시간대별로 홉을 투여하자 그 향기와 색깔이 비로소 우리가 평소에 마시는 맥주와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좋아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이제 칠러를 이용해서 펄펄 끓고 있는 맥아 즙을 식혀야 하기 때문이다. 맥아 즙을 식히는 이유는 효모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칠러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식히면 균이 증식할 우려가 있어 칠러를 이용해 온도를 빨리 낮추는 게 핵심이다. 직원들 모두가 이 모든 과정을 돌아가면서 시연하는 동안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더없이 인상적이었다.
“입사 8년 차로 여러 지점을 다녀봤지만 선릉역지점은 사람들이 정말 좋은 곳입니다. 전 직원이 모난 구석 없이 조화를 이루고 각자 맡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주변에 도와줄 것은 없는지 챙기는 분위기죠.” 직원 간 돈독해 보이는 분위기에 감탄하자 홍혜련 대리가 살짝 자랑 섞인 귀띔을 했다.

시원~하게 통한다!
수제 맥주가 주는 즐거움에 빠지다이날 수제 맥주 만들기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는 단연 김은경 차장이었다. 후배들을 동료라고 칭하는 그는 과정 중간중간 예리한 질문을 던지고 농담을 건네 분위기를 띄우며 행여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샅샅이 챙기고 살피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참여한 직원들은 김 차장을 두고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최고의 ‘멘토’라고 이구동성 이야기하는 이유를 눈앞에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묵묵히 힘든 일을 자청한 김광우 과장, 차분하고 담담하게 모든 과정을 꼼꼼히 챙긴 김지혜 대리, 매사에 싹싹하게 행동하며 적극성을 보인 홍혜련 대리까지 모두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니 수제 맥주 만들기 현장이 더없이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온도가 떨어진 맥아 즙에 효모를 뿌리고 소독한 통에 담아 2주간 발효시킬 저장고에 넣는 것으로 이날 수제 맥주 만들기가 모두 끝났다. 와~ 짝짝짝~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힘찬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김은경 차장은 “처음에는 수제 맥주를 만든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왔는데 오늘 작업을 통해 숨겨진 것, 완성품에서는 알 수 없는 ‘제조 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라는 후기를 남겼고, 홍혜련 대리는 “동료들과 세월이 흘러도 함께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었다는 게 무엇보다 기뻐요”라며 아이처럼 해맑게 미소 지었다.
김지혜 대리는 “정말 즐거웠는데 맥주 만드는 과정에서 홉을 언제 넣느냐에 따라서 향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 삶도 맥주와 닮아 있는 것 같다”라는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가 하면, 김광우 과장은 “오늘 체험으로 늘 생각만 해오던 수제 맥주를 집에서 만들어볼 용기가 생겼다. 아기가 좀 더 크면 ‘광우 바(bar)’를 오픈해서 맥주와 칵테일을 동료와 가족, 친지들에게 대접하고 싶다”라는 즐거운 계획을 공개 발표하기도 했다.
늦은 저녁, 직접 만든 수제 맥주는 물론 평생 잊지 못할 추억 한 자락과 지극한 동료애까지 함께 얻어간 선릉역지점 직원들. “맥주가 완성되면 지점 식구들과 나눠 마실 거예요”라고 외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선릉역지점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잔 어때요?”

TIP
수제 맥주의 종류수제 맥주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 또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적으로 제조법을 개발해 만든 맥주’다. 크래프트(craft) 맥주를 한국어로 말한 수제 맥주는 이제 우리에게 무척이나 익숙한 단어가 됐다.
맥주는 발효 방식에 따라 크게 에일(ale)과 라거(lager)로 나눈다. 에일은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향긋하고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라거는 19세기 중반부터 만들기 시작한 맥주로, 독일어로 ‘저장’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라거는 에일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저장해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 수제 맥주는 획일화된 맛을 거부하고 취향껏 골라 마시거나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글 이경희•사진 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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