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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알뜰경제학’
‘新 알뜰경제학’
경제 불황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일자리도 줄어든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위태롭다. 돈 쓸 일은 산적해 있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지갑은 얄팍하기만 하다. 젊은 층일수록 더욱 그렇다. 7월은 바캉스 계절의 초입. 여름휴가를 앞두고 지출 규모는 커지는데, 주머니 사정은 신통치 않다. 당분간 허리띠를 바짝 죄지 않을 수 없다. 젊은이들이 신(新)알뜰족에 합류했다. 자린고비까지는 아니지만, 씀씀이를 줄이고 절약을 생활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시장이 다름 아닌 ‘新알뜰경제학’이다.
홈살롱(Home Salon), 홈트(Home Training), 미니 드링킹(Mini Drinking), 미니 코즈메틱(Mini Cosmetic) 등의 트렌드가 대표적이다. 미용실에서 비싼 돈 주고 머리를 하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집에서 관리하고, 눈 딱 감고 회원권 끊던 헬스장을 멀리하고 집에서 하는 운동을 택한다. 스케일 크게 마시던 술도 ‘소용량 술’로 바꾸고, 듬뿍 찍어 바를 수 있는 기존 화장품 구매에 머뭇거리면서 ‘미니 화장품’을 고른다. 新알뜰족의 목표는 오로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가성비 극대화다.

‘新 알뜰경제학’
홈살롱(Home Salon)“미용실 뭣하러 가요?” 요새 20대들의 말이다. 미용실에 간단한 뿌리 염색을 하러 갔다가 스타일리스트 권유로 얼떨결에 펌과 모발 관리까지 받은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랬다고 한다면 총비용이 20만원가량이 든다. 돈이 많다면 미용실에서 꾸준히 클리닉 서비스를 받겠지만, 지갑이 얇은 젊은 여성 가운데는 집에서 직접 모발을 관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판 제품으로 셀프 관리를 하면 돈을 상당히 아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사지는 않는다. 수요에 따라 다양한 헤어 제품이 출시되면서 유명 미용실에서 쓰는 것 못잖게 고품질로 변모했다. 집에서 머릿결 등을 스스로 관리해도 전문가에게 관리받은 것과 같은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비용뿐 아니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에 힘입어 셀프 모발 관리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리브영이 2018년 상반기 2만원 이상 헤어 세정류(샴푸 · 린스), 스타일링(왁스 · 스프레이 · 젤 등), 트리트먼트 등 프리미엄 제품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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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Home Training)“요즘엔 헬스장 안 가요. 집에서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죠.” 운동 마니아인 한 직장인의 이야기다. 최근 다니던 헬스장의 재등록을 포기하는 운동 마니아가 늘고 있다. 대신 매트, 아령 등 가정용 운동기구를 마련해 집에서 열심히 땀을 흘린다. 많은 운동 마니아들이 헬스장행을 그만둔 것은 바로 돈 때문이다. 다니던 헬스클럽의 6개월 회원권 가격이 50만원 정도여서 부담이 적지 않았다. “개인 레슨을 하면 돈이 더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 하는데, 집에서 하는 운동기구는 몇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으니 가성비가 정말 좋다”라며 만족해하는 것이다.
이처럼 홈트족이 증가하는 이유가 꼭 돈 때문만은 아니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사람들에게 바깥보다는 안(집)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사회적으로 불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바람도 홈트족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홈트족이 최근 트렌드라 할 수는 없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말 성인 8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7.3%가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족이라고 답했다. 홈트족이 된이유로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58.2%였다. 36.8%는 일주일 평균 3회 홈트를 했다. 홈트 1회당 소요 시간은 평균 41분으로 조사됐다.
홈트와 관련한 운동기구 역시 매출 상승세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4월 11일~5월 10일) 스쿼트 자세 교정기 매출은 33.8%나 상승했다. 일립티컬(걷기 운동기구)은 15.1%, 푸시업 바는 38%, 요가 매트는 35%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新 알뜰경제학’
미니 드링킹(Mini Drinking)‘부어라, 마셔라’는 잊어라. 어른들의 추억이나 아직까지 철없는 사람 사이에 있을 법한 얘기다. 30대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편의점을 자주 찾고 있다. 먹을거리를 주로 사는데, 가끔 주류 코너를 찾아 미니 와인 한 병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와인 한 잔이 생각날 때, 한 병을 사기는 부담스러워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미니 와인을 구매하는 이와 같은 알뜰주류족 덕분에 ‘소용량 술’이 인기다. 마시다 남은 대용량 술은 대부분 버리게 되는데, 소용량 술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애호가가 늘었다. 소주 두 잔 분량의 증류소주 역시 찾는 이가 급증했다.
와인과 증류 소주뿐만 아니라 비싼 술의 대명사인 위스키 역시 ‘미니 바람’을 탔다. 위스키는 보통 700ml로 출시됐는데, 최근 200ml 용량으로 크기를 줄였다. 이러다 보니 평소 비싼 가격 때문에 위스키에 접근하기 어렵던 이들도 ‘위스키 애호가’가 됐다. 캠핑 마니아들 쪽에서는 최근 캠핑 갈 때 꼭 챙기는 것 중 하나가 미니 위스키다.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사이즈가 작아 야외 활동에 적합할뿐더러 1만원대의 저렴한 가격과 작은 용량으로도 6~7잔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어 많이 애용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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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코즈메틱(Mini Cosmetic)“좀 더 작은 화장품 있어요?” 최근 뷰티 편집매장에 들른 2030세대가 자주하는 질문이다. 일반 화장품은 다 쓰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 아까운 생각이 드는데, ‘미니 화장품’은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뷰티 편집매장에서 미니 립스틱과 명함 크기의 미스트 등 귀엽고 깜찍한 화장품이 인기다. ‘미니 화장품’은 비용도 줄일 수 있고, 나한테 맞는 화장품인지 테스트 성격으로 쓸 수도 있어 유용하기 때문이다. 용량이 작고 가격도 저렴해 다양한 제품을 써볼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최근 뷰티업계가 가격 부담이 적은 소용량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이유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젊은 층은 가격 부담이 적은 미니 화장품을 구매해 단기간 사용해보면서 자신에게 어떤 제품이 맞는지 하나씩 찾아 가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 이는 ‘미니 사이즈 화장품’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예전에는 마스크 팩 같은 제품만 미니 화장품으로 출시됐는데, 요즘에는 오일·틴트·쿠션 등의 제품도 소형화 경향이 뚜렷하다. 예전에 비해 샘플 증정에 인색해진 것도 소비자들의 미니 화장품 선호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일부 뷰티 매장은 미니 사이즈 화장품만 모아 판매하는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고 2030 세대를 유혹하는 데 한창이다. 소용량 화장품 시대를 맞은 뷰티업계의 리사이징(resizing) 전략 역시 세밀하게 전개되고 있다.


글 김영상(헤럴드경제 소비자경제섹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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