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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삶을 사랑하다 밴드 애딕토
밴드 애딕토(왼쪽부터)드러머 신봉근 계장(IBK기업은행 연희동지점), 보컬&키보드 초현, 기타리스트 정태식, 베이시스트 후자
음악은 힘이 있다. 사랑에 빠졌을 때 듣는 음악은 세상을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하고, 힘든 하루를 마치고 듣는 음악은 일상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또 어떤 음악은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는 실마리가 된다. 젊은 예술가의 성지로 통하는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혼성 록 밴드 ‘애딕토(Adicto)’에게 음악은 취미를 넘어선 인생이다.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사람들에게 색다른 음악 세계를 선보이는 그들을 만났다.
밴드 애딕토
음악을 만나다IBK기업은행 연희동지점에 가면 드러머를 만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신봉근 계장. 2015년 12월에 IBK기업은행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일과 중에는 청원경찰로 은행을 지키고, 퇴근 후에는 드러머로 음악인의 삶을 살고 있다. 그냥 취미로 하는 직장인 밴드가 아니다. 음악인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세우고 여러 라이브 무대에서 활동하는 ‘진짜’ 밴드다. 고등학생 시절, 교회에 갔다가 드럼을 접한 신봉근 계장은 이후 아예 실용음악으로 진로를 틀었다.
“아버지께서 체육과 교수셔서 저 역시 운동을 계속해서 교육계로 가길 바라셨어요. 태권도 같은 운동을 오랜 기간 연마했고, 대학도 경호학과로 가려고 했죠. 그런데 드럼을 배우면서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작은 취미였지만 점차 음악의 길로 마음이 갔다는 신봉근 계장. 실용음악학원 강사 역시 “음악인의 수명이 생각보다 길다”라며 대학교 실용음악과 시험에 도전해볼 것을 권유했다. 어린 나이라고 해서 현실적인 고민이 없었을 까마는 결국 그는 대학 진학이라는 일생일대의 결정 앞에서 음악을 택했다.
“부모님께서 ‘후회 안 할 자신이 있냐’고 몇 번이나 물으셨어요. 하지만 저 역시 오래 고민하다 결심했기에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은 있었죠.”
8년간 해온 운동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드럼은 관객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무대 뒤편에 있지만, 알고 보면 밴드에서 지휘자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스포트라이트를 주로 받는 포지션은 보컬이나 기타리스트지만, 밴드 음악에서 드럼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드럼을 잘 치고 싶어 쇠로 된 스틱으로 타이어를 두드리는 고전적인 방법은 물론, 대야에 물을 떠놓고 수면을 두드리는 자기만의 실험까지 마다하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야말로 ‘드럼에 미쳤다’고 해도 좋을 법한 나날, 그는 대학 진학 후 재즈 1세대 드러머 안기승 교수를 만나 가르침을 받았다. 그 후 그가 살던 대전에서 실용음악 전공으로 대학원까지 마쳤지만, 진짜 음악인의 삶을 살려면 한 번 더 결단이 필요했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오랫동안 가르치기도 했는데, 제가 생각하는 음악인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그래서 일을 접고 서울로 올라와 밴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하려면 안정적인 수입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그래서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을 살려 청원경찰을 시작했다. 성실한 인상과 단정한 제복 뒤에는 이처럼 음악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다.

밴드 애딕토
중독성 있는 몽환적인 음악밴드 애딕토(Adicto)는 보컬과 키보드를 담당하는 초현과 기타리스트 정태식, 드러머 신봉근이 멤버로 있다. 밴드 결성 초기부터 함께한 베이시스트 후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른 진로를 선택하면서 현재는 새 베이시스트를 모집하며 개별 연습에 매진 중이다.
“밴드 결성은 2016년에 했어요. 서로 일면식도 없던 남남이었는데, 음악가들이 모이는 구인 사이트에서 공고를 통해 만났죠. 사실 이 사이트에서 실제로 만나서 밴드를 결성하는 일은 무척 드물어요.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으니까요.”
밴드 이름인 애딕토는 스페인어로 ‘매혹적인, 중독적인’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대중이 자신들의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중독성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밴드 애딕토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밴드 애딕토의 음악 전곡을 작곡하는 이는 바로 리더인 초현이다. 록 장르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음악.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색깔에 비유하면 ‘보라색’이라 정의했다.
그들을 좋아하는 이들은 기승전결이 분명한 밴드 애딕토의 음악을 두고 ‘한 편의 영화 같다’라는 평을 남기기도 한다. 특정 음악가나 음악을 레퍼런스로 삼지 않기에, 애딕토만의 색깔이 강하다는 것도 그들의 음악적 강점이다. 매스컴을 장악한 유명 음악가들과 비교하면 밴드 애딕토의 존재감은 아직 미약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열정과 자신감으로 무대에 오른다.
“예전에 전주의 라이브 클럽을 섭외해서 저희끼리 투어를 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저희 음악을 좋아해주셔서 힘이 났죠. 어떤 분은 앞으로 잘됐으면 좋겠다며 소액의 활동 지원금을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도 했는데,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분들이 저희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밴드 애딕토
동반자의 시너지로혼자가 아닌 함께 음악을 한다는 점은 그들에게 남다른 힘을 실어준다. 서로 다른 악기를 다루는 음악가들이 연습을 통해 시너지를 냈을 때의 쾌감. 기타리스트 정태식은 “합주를 통해 좋은 사운드를 냈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한다. 밴드 결성 후 한동안 초현의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을 주로 연주해온 그들은 지난 1월에 비로소 밴드 애딕토의 이름으로 첫 번째 싱글 앨범을 냈다. 올해 발표한 <후유증>은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에 가장 부합하는 곡이다. 신봉근 계장이 근무하는 IBK기업은행 연희동지점에서도 종종 <후유증>을 들을 수 있다.
“보통 은행에서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클래식을 틀어주거든요. 그런데 연희동지점에서는 다양한 음악을 틀고 있어요. 처음에는 우리 음악이 은행이라는 환경과 이질적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고요. 직접 들으면 느끼시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OST 같은 느낌이 있거든요.”
연희동지점 동료는 물론 고객도 밴드 애딕토의 공연을 보러 온 적이 있다. 신봉근 계장은 진심으로 밴드 애딕토를 응원해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동반자금융을 지향하는 IBK기업은행의 철학을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다면서.
먼 하늘의 별보다 가까운 자리에 밴드 애딕토가 있다. 음악으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그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글 정라희•사진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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