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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더 매력적인
‘가짜’ 비건 패션을 만나다
낫아워스(NOT OURS)
낫아워스(NOT OURS)
지난해 첫발을 뗀 낫아워스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비건 패션 브랜드이다. 낫아워스를 이끌어가는 2명의 공동 대표는 완전한 채식주의를 의미하는 비건으로, 동물 착취 없는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다 창업의 뜻을 굳혔다 .
‘좋은 제품을 하나 사서 오래 사용하자’는 확고한 브랜드 철학을 지키며 심혈을 기울여 선보인 비동물성 제품은 소재부터 디자인까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낫아워스(NOT OURS)낫아워스 박진영 대표(왼쪽)와 신하나 대표(오른쪽)
‘동물 착취 없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모토로‘낫아워스(NOT OURS)’ 박진영 대표와 신하나 대표는 사업에 뛰어들기 전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회사에서 각각 제품 디자인과 생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둘 다 채식주의자 유형 중에서도 고기는 물론 우유와 달걀도 전혀 먹지 않는 비건에 속한다. 이들은 완전 채식주의자라는 공통점 덕에 가깝게 지내면서 동물과 환경에 관한 대화를 자주 나눴다. 패션업계 종사자로서 “아직 국내에는 외국보다 비동물성 소재로 만든 패션 아이 템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데 깊이 공감했고 “우리 몸에 걸치는 옷부터 직접 만들어보자”라고 뜻을 모았다.
비건 패션의 가장 큰 특징은 모피, 가죽, 울, 실크, 깃털 등의 동물성 소재 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단추 재료로 널리 쓰는 조개껍질과 소뿔도 포함된다. 원단의 경우 면, 레이온,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같은 식물성 소재와 합성 소재를 사용한다.
“저희는 하나의 제품이 세상에 나오고 폐기되는 과정, 그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윤리적으로 접근하려고 해요. 낫아워스라는 이름에는 ‘우리의 것이 아닌 것들’, ‘우리의 털이 아닌 동물의 털’이라는 의미와 함께 ‘우리의 자원이 아닌 미래 세대의 자원’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박진영 대표의 설명이다. 낫아워스는 최신 유행에 따라 저렴한 자재로 만들어지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을 지양한다. 오래 사용되지 못하고 금세 버려져 쓰레기를 양산하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각종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신하나 대표는 “비동물성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과 내구성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싶었다”면서 그 첫 번째 결과물을 보여줬다.

낫아워스(NOT OURS)01 ― 프로퍼 새들 백 에디토리얼
02 ― 낫아워스 스웨트셔츠
03 ― 페이크 퍼 하프 코트
04 ― 프로퍼 지갑_시나몬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건 패션 브랜드폴리에스테르 100% 비건 소재로 만든 페이크 퍼 하프 코트는 진짜 밍크 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밀도감과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기본 디자인, 활동하기 딱 좋게 엉덩이를 덮는 길이, 강추위도 거뜬히 이겨낼 만한 두께와 보온성까지 어느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낫아워스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만들고 싶은 제품의 샘플을 올리고, 일정 기간에 후원 목표액이 모이면 본격 제작에 돌입하는 방식이다. 주문받은 만큼만 제품을 생산해 쓰레기가 될 수 있는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선택했다. 페이크 퍼 하프 코트는 32만 5,000원이 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40벌 판매라는 대박을 터트렸다. 두 번째로 선보인 스웨트셔츠는 여름을 제외한 삼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면소재 제품이다. 가슴 부분에 귀여운 곰 캐릭터가 프린트돼 있다. 넉넉한 품에 비해 길이는 약간 짧게 디자인해 세련된 핏을 연출할 수 있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160장 넘게 팔려나갔다. 신하나 대표는 직접 입고 나온 스웨트셔츠의 프린트 부분을 가리키며 사연이 있다고 말했다.
“비건 소재라 하더라도 절대 사용하지 않기로 맹세한 것이 폴리염화비닐 입니다.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다이옥신 등의 유독 물질을 내뿜는,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정도 로 사람과 환경에 해로운 최악의 플라스틱 물질이거든요. 샘플 제품의 프린트 잉크 성분이 액체화된 폴리염화비닐이라는 걸 알고 나서 고무 재질의 수성 잉크로 바꿔 생산했습니다.”
찜통 같았던 여름에는 과일과 채소 프린트 세트가 인기를 누렸다. 한입 베어 먹고 싶을 정도로 컬러풀하고 큼직큼직한 패턴 원단을 자체 개발했다고. 셔츠와 바지, 쇼퍼백, 머리에 둘러 묶는 반다나, 테이블 매트 등으로 활용 가능한 멀티웨이 패브릭으로 구성했다.

낫아워스(NOT OURS)
‘최고’를 지향하며 좋은 제품 만들기에 집중낫아워스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총 다섯 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중 도전 정신이 유독 빛나는 아이템이 여성용 크로스백 겸 숄더백인 프로퍼 새들 백과 반지갑인 프로퍼 지갑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조 가죽으로는 폴리염화비닐과 폴리우레탄이 있다. 두 제품은 긁힘이나 찍힘에 특별히 강한 폴리우레탄을 채택해 만들었는데, 천연 가죽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질감과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장식을 최대한 배제한 고급스러운 디자인, 소지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수납공간, 꼼꼼한 봉제 마감 처리 등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먼저 선보인 가방의 인기가 너무 좋아 지갑을 기획했는데, 펀딩을 시작한 지 하루 반 만에 목표액 10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동물성 소재, 특히 겨울에 수요가 급증하는 퍼나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 소재가 이미 많이 개발됐습니다. 더는 잔혹한 방법으로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아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겨울에는 대다수 패션 브랜드에서 동물성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패션 제품의 수준은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라 좋은 소재와 디자인 그리고 정성스러운 공정으로 결정된다고 박진영 대표는 강조했다. 가짜 가죽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소재 선택부터 제작업체 선정까지 모든 과정에서 최고를 지향한다고.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낫아워스 제품을 한번 써본 고객은 하나같이 만족감을 표시하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관심을 갖는다. 사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페이크 퍼 하프 코트는 원단만 놓고 비교했을 때 다른 브랜드에서 만들었다면 100만 원대에 팔아도 될 정도로 최고급이다. 이렇듯 작은 회사에서 이토록 수준 높은 제품을 타사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니 그 비밀이 궁금했다.
“저희는 2명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사무실 임대료 부담감이 적어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택해 제품을 주문 제작하고,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도 최소화합니다. 또 마케팅은 전파력이 강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그 덕에 제품 개발에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자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노동의 가치도 중요하므로 생산자에게 무리한 일정을 요구하지 않으며,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낫아워스는 봄과 여름, 각각 가방과 지갑을 출시했을 때 ‘누구나 비건 파티’를 열었다. 비건이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비건 문화를 체험하고 소통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SNS로 비건 음식을 판매할 셀러들을 몇 팀 모집해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으니, 두 차례에 걸친 행사에 참석한 손님이 수백 명에 이른다.
박진영 대표와 신하나 대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누구나 비건 파티를 열면서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패션과 윤리적 소비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이 기대 이상으로 많다는 걸 체감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오프라인 쇼룸을 마련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남다른 패션 철학을 바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매력적인 비건 제품을 만들어 동물성 제품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글 이경희•사진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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