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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날자!‘2019 유통경제학’
‘2019 유통경제학’
2018년이 저물어간다. 하나가 가면 또 다른 하나가 오는 법.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다가온다. 풍성함을 의미하는 돼지의 해, 그것도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니 경제에 활력이 도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올해 소비시장은 힘든 한 해였다. 경기 불황에다가 낮은 취업률로 소비자의 지갑 사정이 좋지 못했고, 구매 여력이 없다 보니 경제가 위축됐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 문화가 광풍처럼 몰아치며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지만, 유통시장 팽창으로 연결되기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에 따른 요우커의 실종이라는 대외 악재에 최저임금 인상, 휴업 일수 의무화, 복합 쇼핑몰 규제 같은 대내 악재가 겹쳐 유통가는 유난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과거는 과거이고, 현재는 현재일 뿐 미래는 또 다른 얘기다. 내일은 내일만의 날갯짓이 예정돼 있다. 그 날갯짓으로 2019년에는 2019년만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형성될 것이다. 내년 소비 키워드로 떠오를 네 가지 신(新) 트렌드를 짚어본다.

‘2019 유통경제학’
영특한 소비 세상(Intelligent Consume World)2016년 혜성처럼 등장한 알파고(AlphaGo)는 이세돌 9단과 겨룬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1 대 4의 스코어로 ‘인간 최고수’에 승리를 거뒀다. 이후 더욱 진화한 알파고는 불멸의 승자로 우뚝 섰다. 사람들로 하여금 ‘알파고 쇼크’를 당연히 받아들이게 하면서 말이다. 알파고가 인간을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중 뭐니 뭐니 해도 ‘영특한 바둑’을 두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만, 아니 수조 개에 이르는 경우의 수를 찾아 꼭 이길 만큼만 두기에 ‘무리’라는 단어를 모른다. 백 집을 이길 필요도 없고, 열 집을 이길 필요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서너 집의 우세를 택하는 알파고의 냉철함에 인간은 어느 순간 허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돌을 거둘 수밖에 없게 된다. 욕심과 무리수를 철저히 배제한, 기계만의 정확한 계산 앞에서 인간 최고수라도 알파고를 절대 넘지 못할 영역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소 억지 같지만, 이런 알파고형 바둑은 2019년에 유행할 ‘알파고 소비’ 개념과 비슷해 보인다. 한 끼 음식처럼 남아서 냉장고에 넣거나 쓰레기로 버리지 않을 만큼의 적정 소비, 그러면서도 질적인 면에선 최고를 추구하며 극도의 만족감을 도모하는 ‘영특한 소비’는 2019년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이다. 대세가 된 1인 가구, 점점 더 늘어난 맞벌이 가구와 맞물려 영특한 소비자는 소비의 핵심층을 이룰 전망이다.

‘2019 유통경제학’
가정간편식 세상(HMR World)50대 직장인 김영균 씨는 식탁에 불만이 많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 집에 들어가면 식탁 위에 가정간편식(HMR)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왜 예전처럼 내가 좋아하는 된장국이며 갈치조림을 안 해주냐”고 하니 대답이 걸작으로 돌아왔단다. “애가 가정간편식을 좋아하잖아? 애 입맛에 맞춰야지.” 김 씨는 이후 음식 투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 씨의 집처럼 가정간편식은 2019년에도 식탁의 주메뉴가 될 것이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부상과 관련이 깊다. 식탁에서 자녀의 발언권이 센 것은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 늘어난 밀레니얼 세대 자녀들이 식탁 메뉴를 좌지우지하면서 HMR 대세몰이는 식탁은 물론 외식 문화까지 물들일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함께 2018년 상반기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식품산업 관련 뉴스를 조사한 결과, 언급 빈도가 가장 높은 단어가 ‘가정간편식’이었다.
HMR 시장성이 풍부한 것은 제품의 질과도 관련이 있다. 예전에 나오던 간단하게 한 끼 때우는 식의 가정간편식 개념이 아니다. 가성비 좋은 도시락, 데우기만 해도 돼 매우 편리한 조리, 유명 셰프의 레시피 음식 등으로 맛도 좋고, 품질도 뛰어난 HMR으로 진화했다. 2018년 시장 규모가 3조 원에 이르는 HMR은 밀레니얼 세대의 지원에 힘입어 세상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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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식품 세상(Premium Food World)일본 여행 중 ‘꼭 사야 할 아이템’으로 꼽힌 초콜릿 ‘킷캣’. 현지에서 개당 165엔(약 1,700원)에 팔린다. 각종 식품과 잡화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일본 ‘돈키호테’는 이 킷캣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판다. 그런 킷캣이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런데 같은 제품인데 ‘몸값’이 껑충 뛰었다. 올해 초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킷캣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같은 킷캣이지만 전혀 다른 제품이 선을 보였다. 대표 제품인 킷캣 수블림(Sublime) 가격은 일반 킷캣의 2배가 넘는 3,600원이다. 일본의 파티시에 장인 다카기 야스마사의 작품성을 더해 프리미엄 킷캣으로 변신한 것이다. 평상시엔 싼값을 추구하면서도 특정 상품의 프리미엄성에 주목하는 소비 성향, 이것이 2019년의 새로운 트렌드다.
식품도 그렇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가 발행한 ‘2018년 국내 신선식품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식품 구매 소비자의 76%는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가성비도 중요하지만, 고품질에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백화점 식품관에 사람이 넘쳐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백화점 브랜드에 맛집 브랜드가 합쳐지자, 이미지가 좋고 한번 외식을 하려 해도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식당’을 즐겨 찾는 것이다.

‘2019 유통경제학’
컬래버레이션 세상(Collaboration World)평소 즐겨 먹는 콜라를 골랐다고 해보자. 같은 값에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 제품에 붙어 있다면? 망설일 것도 없이 그것을 집어들 것이다. 연예인의 환한 얼굴을 보며 지갑을 여는 것은 즐거움일 수 있다. 유통가에서 ‘아이돌 마케팅’에 열을 내며 뜨겁게 전개하고 있는 이유다. 주목할 점은 그냥 아이돌을 활용한 홍보나 판매 전략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과학적인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지난여름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이미지를 담은 ‘코카콜라 방탄소년단 스페셜 패키지’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의 매력을 살린 각기 다른 이미지를 디자인에 적용해 10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하이트진로 역시 ‘하이트 엑스트라콜드’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인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을 내세운 스페셜 캔을 최근 선보였다. 워너원 중에서도 특히 많은 여성 팬을 몰고 다니는 멤버이니만큼 소셜 미디어 등에서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는 열풍을 일으켰다. ‘강다니엘 맥주’, ‘강다니엘 스페셜 캔’ 등 키워드로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하면 수천 건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롱 패딩 열풍의 인기를 잇고자, 신세계와 노스페이스가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마케팅 ·유통까지 협력한 사례는 2019년에도 컬래버레이션 열기가 이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2019 유통경제학’


글 김영상(헤럴드경제 소비자경제섹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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