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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유통 플랫폼으로 익명의
아티스트들에게 날개를!
나이비(Naivy)
나만의 음악 색깔을 추구하며 홀로서기 하는 신진 가수들에게 음원 시장의 진입 장벽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음악 IT 스타트업 나이비가 운영하는 익명 기반 아티스트 공유 브랜드 ‘어나니머스 아티스트’는 실력 있는 신진 가수와 음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IBK창공(創工) 구로센터에 둥지를 튼 나이비 김동현 대표에게 ‘착한 브랜드’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음악계 ‘숨은 보석’을 위한
음원 유통 플랫폼
나이비는 2017년 4월 음원 유통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구성원 5명의 평균연령이 20대 후반으로 이뤄진 젊은 기업으로, 김동현 대표는 창업하기 전 사운드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를 펼치기 위해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신진 가수와 작업하면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끼와 재능을 두루 갖춘 아티스트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지도가 부족해 곡이 아무리 좋아도 들려주지 못한 채 잊히고, 무명 기간도 길어지는 걸 지켜보면서 안타까웠어요. 하루에도 수백여 개에 이르는 신곡이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데요, 그만큼 유명 가수와 대형 자본을 앞세운 음원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집니다. 소속사 없이 각자 음악 활동을 하는 무명 가수의 경우, 자기 곡을 널리 알리며 인지도를 높이기가 여러모로 힘겨울 수밖에 없죠.”
김동현 대표는 음악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며 쌓은 IT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했고, 익명 기반 아티스트(가수) 공유 브랜드인 ‘어나니머스 아티스트(Anonymous Artists)’를 선보였다. 이는 ‘익명의 아티스트들’이라는 뜻이다. 실력은 있으나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진 가수를 선별해 하나의 이름으로 음원을 발매하는데, 익명성과 함께 개별 아티스트가 보유한 인지도를 공유함으로써 대중 접근성을 높이는 새로운 음악 유통 플랫폼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가수들이 정식으로 음원을 발매하기 전에 사운드클라우드, 유튜브 등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 선공개하는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영미권의 경우 실제로 이 과정을 통해 빌보드에 올라갈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한 뮤지션이 여럿 있다. 나이비는 이런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대중성 있는 신진 인디 가수와 음원을 선별한다. 뜨겠다 싶은 ‘숨은 보석’을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발굴한다는 점이 남다르다. 선별된 음원은 재킷 디자인과 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디지털 싱글 앨범 형태로 제작, 어나니머스 아티스트라는 브랜드를 달고 대중에 소개된다.

나이비(Naivy)
스트리밍 64배 성장!
대중을 사로잡다
나이비는 현재 멜론, 지니, 애플뮤직 등 10여 개에 이르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 어나니머스 아티스트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Wavy-!’를 시작으로 매달 새로운 아티스트의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했는데, 내놓은 곡마다 반응이 좋아 9월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발매 횟수를 늘렸다. 음원을 자체적으로 프로듀싱하지 않기 때문에 주 단위로 높은 퀄리티의 디지털 싱글을 하나씩 발매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김동현 대표는 설명한다. 가장 인기 있었던 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9월 셋째 주에 발매한 ‘비슷해’를 소개했다.
“알앤비 힙합 장르의 곡인데요, 이 곡을 부른 바나나보이와 다나킴은 이태원에서 활동하는 힙합 아티스트입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이 속삭이는 듯 남녀 보컬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달달한 가사가 어우러져 지금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또 알앤비 솔 장르의 ‘Dither’를 부른 주니(Junny)는 캐나다 국적의 한인 음악 프로듀서라고 한다. 외국에서 실력 있는 프로듀서로 인정받고 최근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주니는 어나니머스 아티스트라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곡을 나이비와 함께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음원 수익은 스트리밍(실시간 재생)과 다운로드 횟수에 따라 발생하고, 해당 노래를 부른 가수에게 일정 비율의 저작권료가 분배된다. 어나니머스 아티스트는 5월부터 10월까지 14개의 음원을 발매했다. 음원 판매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트리밍 횟수의 경우 무려 64배나 성장했으니, 이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함께 작업한 가수들이 20대 초반으로 젊습니다. 이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마케팅 활동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열심히 만든 음원을 알리려면 마케팅이 중요한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고 방법을 모르다 보니 속앓이를 하는 거죠. 그래서인지 몰라도 싱글 앨범을 내자고 제안하면 하나같이 좋아하고 우리 사업의 취지에도 적극 공감해주고 있습니다.”
회사는 앨범 재킷의 디자인 작업도 신진 아티스트와 협업한다. 디자인 분야도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솜씨 좋은 디자이너에게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기회를 제공하는 것. 결과물이 노래만큼이나 감각적이고 독창적이다.


‘신진’에게는 기회,
‘스타’에게는 도전의 장
어나니머스 아티스트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음원을 들은 대중은 “노래가 정말 좋다”라는 댓글을 단다. 귀에 착착 감기는 노래를 누가 불렀는지 궁금해한다. 김동현 대표는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접할 때마다 사업하는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진 가수를 발굴해 불필요한 무명 기간을 줄여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온라인뿐 아니라 1년에 한두 번 오프라인 공간에서 콘서트를 열어 대중과의 소통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에요. 그들에게는 음원을 노출해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 위해 음악 관련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는 대기업과 연계해 지원 방법을 논의 중입니다.”
유명 가수의 경우 높은 인지도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해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고 싶어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할 수 있다. 최근 화제가 된 ‘마미손’이라는 캐릭터가 바로 이러한 고민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익명을 기반으로 한 어나니머스 아티스트를 통해 유명 가수를 위한 ‘도전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IBK창공(創工) 구로 혁신 창업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받았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의 성장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나이비(Naivy)는 ‘순수하고 이상적인 모습을 현실로 실현한다’라는 뜻이다. 순진해 자칫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는 사람들을 비하할 때 쓰는 영어 형용사 나이브(naive)를 긍정적인 의미로 전환해 기업명으로 삼았다. 자본이 주도하는 음악 시장. 청년 사업가는 “건강한 음원 유통 생태계 조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능력 있는 신진 가수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들어나겠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MINI INTERVIEW‘음악 스타트업과 신진
가수의 성장 발판 마련’에
초석이 돼준 IBK창공(創工)

김동현
대표
IBK창공(創工) 구로센터에 입주하고 나서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사무실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나 한결 여유롭게 사업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업무 공간 무상 제공과 함께 세무·회계, 법률, 경영 등 분야별 전문 컨설턴트가 제공하는 일대일 멘토링도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됐고요. 신용보증기금과 연계한 대출 지원은 자금 순환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음악 데이터 분석 고도화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음원 유통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또한 ‘IBK창공(創工)’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 스타트업과 가수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대중에게 우리 이름을 널리 알리면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힘차게 비상하겠습니다.



글 전미영•사진 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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