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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

묵은 먼지를 탈탈 털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복잡한 머리와 어지러운 마음이 반복돼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우리의 삶은 엉망이 되어버린다.
사람을 잡초로 보면 세상이 온통 잡초밭이고 꽃으로 보면 나도 꽃밭에 사는 꽃이 된다. 마음을 비우고 바로 잡는 데 서예만 한 것이 없다.
IBK 직원들이 대한민국 캘리그라피 1호 작가 이상현 씨를 만나 다채로운 감성을 담은 붓글씨를 배워봤다.




글씨는 마음의 기본이 된다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지면 일도 나를 사랑하게 된다. 물론 사랑의 기간에는 수많은 기쁨과 슬픔, 이해와 오해, 믿음과 실망 등의 감정이 교차해서 우리의 마음 안에 자리하게 된다. 열정에는 어떤 방식으로건 보상이 따른다. 이상현 캘리그라퍼는 수많은 영화 포스터, 드라마, 책, 그리고 제품 케이스, 회사 간판 등에 자신의 작품, 캘리그라피를 실었다. 어디에선가 캘리그라피로 작업된 타이틀이나 카피를 본다면 열에 다섯은 그의 것 일지도. 지금껏 한글에 대한 열정으로 오롯이 한 길만을 걸어왔다. 어린 시절부터 장난기가 많았던 소년은 그저 붓글씨가 좋았다. 먹의 농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붓끝을 누르는 힘에 따라 글씨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 미대에서 서예를 전공했지만, 현실은 막막했다.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캘리그라피 전문 회사를 대한민국 최초로 창업하게 되었지만 배고픈 시절을 보내야 했어요. 우연한 기회에 농심 ‘춘면’ 포장지와 가수 ‘태사자’의 음반자켓에 글씨를 쓰게 되면서 이름이 알려졌어요.”
이후 영화 <타짜> 포스터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캘리그라피 작업 등을 통해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그는 캘리그라피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을 작가의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글씨는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도 비슷한 맥락이다. 어떤 감성, 어떤 마음가짐으로 글씨를 썼는지 그 사람의 필체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글은 감성이라는 옷을 입었다
캘리그라피 수업을 시작하며 펜과 붓에 대한 이상현 캘리그라퍼의 기본적인 설명이 있었다. 서양인과 동양인은 각각 펜과 붓으로 글씨를 쓰며 기록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감성을 담아내는 도구로는 펜보다 붓이 월등해요. 그러나 가독성은 떨어지죠. 동양의 문자는 예술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붓을 사용하지만, 서양은 펜으로 예술성보다는 가독성에 집중했어요.”
한글을 쓸 때 마음을 담아 쓴다면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이상현 캘리그라퍼는 다양한 스타일로 표현된 붓글씨의 획을 화면에서 보여주며 IT정보부 민찬영 대리에게 말을 건넨다.
“본인의 이름을 이 획들의 느낌을 보고 하나씩 말해볼래요?”

민찬영 대리는 굵은 획, 가는 획, 거친 획, 부드러운 획, 강한 획이 그어진 화면을 보며 각각 어떤 느낌으로 읽어야 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자신의 풍부한 감성을 담아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낸다. 동료들의 웃음이 강의실을 가득 채우고 곧바로 매우 잘했다는 이상현 캘리그라퍼의 칭찬이 이어진다. 캘리그리피를 쓸 때 염두해야 할 것은 단어의 의미를 자신만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다. 풍부한 감성을 가지면 캘리그라피를 쓸 때 표현력을 높일 수 있다.
“영어는 세련되고, 한글은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요. 한글은 원래 세로쓰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잖아요. 오늘날 영어처럼 가로로 쓰이다 보니까 받침이 눈에 거슬리면서 가독성도 떨어지고 촌스럽다고 느끼게 된 거예요. 하지만 한글처럼 감성적이고 따뜻한 언어도 없어요. 촌스럽게 느껴지는 받침을 더 강조해서 사용하게 되면 한글이 아름답게 쓰일 수 있어요.”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01 - (왼쪽부터)오늘 하루 스승과 제자로 시간을 보낸 조현수 대리, 김광진 대리, 이상현 캘리그라퍼, 박진영 차장, 민찬영 대리

2019년 우리의 꿈, 그리고 다짐
강의가 끝나고 본격적인 실습 수업이 이어졌다. 이상현 캘리그라퍼가 붓을 한 개씩 나눠준다. 붓에 잘 갈아진 먹물을 묻힌 다음, 깨끗한 화선지에 선을 긋는 연습을 해본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둔 나무젓가락으로도 선을 표현한다. 이번에는 나무젓가락을 사선으로 부러뜨려 거친 면에 먹을 묻힌 다음 화선지에 선을 그어본다. 이쑤시개나 수세미 등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면 더욱더 풍부한 느낌의 캘리그라피를 완성할 수 있다.
“겨울 나무의 설렘을 글자로 표현해 볼 수 있겠어요?”
이상현 캘리그라퍼의 물음에 강의실의 분위기가 조용해진다. 캘리그라피를 예술 작품으로 분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가의 감성을 글자에 그대로 녹여내는 작업에는 많은 창의성이 필요하다.
여의도지점 조현수 대리는 올해 꼭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종이에 써보기로 했다. ‘꽃 본 듯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당신입니다’
라는 문구를 장인이 한 땀 한 땀 조형물을 빚는 정성으로 써 내려간다. 나를 먼저 사랑해야 주변인도 사랑할 수 있다는 아주 간단한 진리. 그리고 올 한 해 자신을 더 예뻐하고 안아주며 살아가기로 다짐해본다.
IT정보부 민찬영 대리는 “늘 잡히지 않는 행복을 좇고 있었는데,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말을 최근에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며 앞으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02 - IT정보부 민찬영 대리의 손을 잡고 캘리그라피 쓰는 법을 알려주는 이상현 씨

  •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03 - 붓은 늘 90도 각도로 유지, 마음의 평정심을 갖고 천천히 써야 한다

  •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04 - “나 마릴린 먼로 같아요?” 먹물이 얼굴에 튄 민찬영 대리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IBK 직원들은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 단어를 쓰더라도 질감의 다양성을 살려 다르게 표현하려고 애쓴다.
IT기획부 김광진 대리는 열심히 쓴 캘리그라피를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내와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해 보기로 했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은혜, 하임, 마임, 그리고 나’라는 따뜻한 문구로 언제까지 화목한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여신관리부 박진영 차장은 앞만 보며 달려온 지난날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문구를 정했다. “올 한 해는 남들처럼이 아닌 나답게 살고싶은 마음으로 작성했어요”라며 주변의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음을 강조했다.
서로의 이야기가 하나의 실타래처럼 이어지고 이어져 2019년의 다짐은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다가온다. 또박또박 글씨를 써서 마음을 전하거나 혹은 내 마음을 다독이기에도 어렵기만 한 현대인, 오늘은 잠시 일상에 브레이크를 채우고 펜을 들어보자. 조용한 음악 소리와 함께 당신의 마음이 조금은 쉬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상현 캘리그라퍼에게 배우는 ‘감성 붓글씨’



Words 김효정 Photographs 유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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