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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

꽃과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네덜란드 여행을 꿈꾼다. 봄이면 쾨켄호프(Keukenhof)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튤립 축제가 열리는 동화 같은 나라. 네덜란드 하면 대부분 암스테르담을 떠올리지만, 치즈와 나막신으로 유명한 풍차마을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누구라도 귀여운 문양을 포인트로 내세운 나막신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안녕 헤이즐’의 배경이 된 암스테르담
아픈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영화 <안녕, 헤이즐>의 배경지 네덜란드. 헤이즐의 우상이였던 네덜란드 소설가를 만날 목적으로 네덜란드 여행을 떠난 두 남녀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다. 네덜란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레이크스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작품을 관람하고 프레데릭스플레인 광장에서 시티 트램을 타고 데이트를 즐긴다. 안네프랑크 하우스 마지막 층에서 두 남녀는 첫 키스를 나누며 슬픈 현실을 잠시 잊는다. 우리가 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현실에서의 도피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특별한 공간이 주는 낯선 느낌과 설렘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에서 처럼 네덜란드 여행은 관광지가 많은 암스테르담을 기본 코스로 한다. 또 네덜란드인의 오랜 전통과 생활 풍습을 이해하기 위해 잔세스칸스도 함께 찾는 명소다.
네덜란드를 생각하면 가장 생각나는 것이 풍차와 튤립. 하지만 이게 전부라고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네덜란드의 전통 나막신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네덜란드 전 국토의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있어 이곳의 사람들은 국토를 넓히기 위해 둑을 쌓고, 간척한 땅에 운하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운하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북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풍차를 세웠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잔세스칸스에는 이국적인 모습의 풍차가 위엄 있는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풍차의 나라 잔세스칸스를 찾으려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아웃헤이스트 Uitgeest행 열차를 타고 20분쯤 달려 꼬잔디크(Koog-Zaandijk) 역에서 내리면 된다. 동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이색적인 풍경에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꼬잔디크 역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가다보면 잔세스칸스에 도착한다.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1 -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미술관(Rijksmuseum)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2 - 잔세스칸스 나막신 공장 앞에 자리한 대형 나막신 조형물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3 - 다양한 크기의 귀여운 나막신
04 - 다양한 식감과 맛을 가진 네덜란드 치즈


오래 머물고 싶은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네덜란드’라는 지명은 낮은 땅이라는 뜻으로 네덜란드인은 바다를 막아 땅을 만들었다. 수도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로테르담’, ‘예담’ 등에 붙은 ‘담’은 물을 막는 댐(dam)을 의미한다. 네덜란드의 풍차는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데 일조한 상징이기도 하다. 18세기까지는 1,000여 개의 풍차가 마을에 돌아가고 있었다. 풍차의 동력은 식료품과 비료 등 다양한 생필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이것으로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물건을 수출하며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물과의 전쟁이었던 네덜란드인은 나막신을 만들어 신을 수밖에 없었다. 땅에 물기가 많아 질척거리는 길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이 었다.
꼬잔디크 역에서 지하도를 따라 왼쪽으로 걸어 나가다 보니 잔세스칸스라고 표시된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큰길을 따라 200~300m 걸어가 보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커다란 풍차가 보인다. 잔 강변을 끼고 돌아가는 풍차를 보며 잠시 멈춰선다. 양팔을 벌려 꿈같은 풍경의 자연을 감싸 안아본다. 잔세스칸스 초입의 풍차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마을에 진입한 것이다. 간척지인 이곳은 농사가 적합하지 않았다.
대신 목초지로 활용해 소를 방목하기에는 좋은 조건. 이 때문에 낙농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인은 자연스럽게 우유를 가공해 치즈를 만들어 먹었다. 잔세스칸스 치즈 상점에 들어서면 네덜란드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치즈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치즈가 발달했기 때문에 다양한 맛과 식감의 치즈를 직접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치즈 공장에서는 치즈의 제조과정과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보거나 맛볼 수 있었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았다.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5 - 풍차와 치즈, 나막신으로 유명한 잔세스칸스

네덜란드 전통 그대로, 나막신 공장
치즈 공장 맞은편에 위치한 나막신 공장은 앞에 커다란 나막신이 조형물로 놓여 있어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공장 안에 들어가 보니 벽면에 걸린 귀여운 나막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공구와 기계들이 공장을 가득 채우고 있어 전문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었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나막신을 만드는 장인이 나막신의 공정 과정을 재빠르게 보여준다. 기계로 나무를 깎아 모양을 잡고 부드러운 가공이 필요한 부분을 직접 손으로 다듬는다. 능숙하게 나막신 한 개를 만들어 내는 시간은 길어봐야 5분 이내. 전통을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에 절로 박수가 나오는 순간이다. 제대로 된 나막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마무리 작업을 한 후에는 3~4주 그늘에서 말린 다음 문질러 마지막 손질까지 해야 한다. 네덜란드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풍차, 튤립, 바다를 그려 넣는 페인팅 작업까지 완료하면 나막신은 완성이 된 것.
외관이 매우 화려한 결혼식용 나막신, 하이힐형, 롤러 블레이드형 나막신 등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혼례용 나막신은 그림 없이 예쁜 조각을 판 것으로 만들어졌는데, 혼례 후 두 가지 용도로 쓰였다고 한다. 바로 꽃을 신발 안에 심어 대문 앞에 걸어 놓는 것과 또 하나는 부인이 말 안 듣는 남편을 때리는 용도다.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는 의아한 일이지만 네덜란드 여성의 힘은 그만큼 세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막신은 무겁고 불편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직접 신어보고 체험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신고 걸어봤더니 생각보다 가볍고 편해서 놀랐다. 네덜란드 나막신은 굽이 높아 발을 보호하고, 수분 흡수와 보온성이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특별한 날과 농사를 지을 때면 네덜란드인은 나막신을 신는다고 한다. 나막신의 재료는 대부분 포플러 나무를 사용한다.
장인은 나무에 습기가 약간 있어야 나막신을 만들기 쉽다고 귀띔한다. 발 치수에 맞게 주문 제작을 요청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나무를 깎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만들어진 나막신을 구입하려면 원래 치수보다 두 치수 높은 것을 구입하고 나막신 전용 양말도 함께 신어주면 좋다. 현재 잔세스칸스의 나막신 공장은 네덜란드 나막신에 대한 역사와 정보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되고있다. 나막신은 열쇠고리, 휴대폰 고리, 연필깎이, 저금통, 미니어처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되어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네덜란드에는 연간 300만 개의 나막신이 만들어진다. 밭에서 일하는 농부나 정원사들만 작업용으로 신고 있고, 대부분은 관광객들의 기념품으로 판매된다. 네덜란드 여행에서 암스테르담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물론 암스테르담에서도 네덜란드 관광 상품인 나막신을 흔하게 만날 수 있겠지만, 잔세스칸스에 들러 나막신 공장을 둘러보면서 그들의 전통을 직접 체험해보기를 바란다.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6 - 나막신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결과물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7 - 미국 홀란드 지역에서 추는 나막신 댄스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에서 만난 인생 나막신08 - 기계를 사용해 기초 작업을 하는 나막신 제작
09 - 주문자의 발 치수를 알려주면 즉석 제작도 가능





네덜란드 전통 나막신
네덜란드에서는 나막신은 크롬펜(Klompen)이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네덜란드에서는 부유한 귀족들이 가죽신을 신었고, 일반 평민들은 물이 잘 들어오지 않는 크롬펜을 신었다. 장인들은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나막신에서 직접 신을 수 있는 나막신까지 다양한 크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나막신 신고 추는 춤
나막신 댄스(Klompen Dance)는 네덜란드 내에서 볼 수 있는 춤은 아니다. 1935년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홀란드 지역에서 만들어낸 댄스로 해마다 이 지역에서 열리는 튤립 타임 페스티벌 기간에 볼 수 있다. 미국 내에는 국가 형성 초기에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된 마을이 존재한다. 현재도 그 후손들이 네덜란드 문화를 이어가고 있고 매해 봄이면 튤립축제를 열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네덜란드 후손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어간다.





Words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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