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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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에서 만난 평온한 시간두앙도안 부부의 한옥 스테이
두앙도안 부부의 한옥 스테이

어느덧 성큼 다가온 봄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요즘이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코를 간지럽힌다. 따스한 봄 햇살이 한옥의 마당에 제 자리를 찾은 듯 내려앉는다. 고즈넉한 한옥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이렇듯 정감 있는 봄을 마주한다. 이 모든 것이 한옥의 일부 마냥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운명이었던 인연, 결국 맺어지다
다가오는 3월, 출산을 앞두고 있는 외환사업부 두앙도안 계장과 그녀의 남편 김재현 씨가 공주에 있는 한옥 펜션을 찾았다. 온전한 쉼을 찾아 이곳에 온 부부는 한옥의 예스러움에 반한 듯 이리저리 둘러보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한옥에서 보낸 부부의 어느 멋진 날은 이렇게 시작됐다.
두앙도안 계장과 김재현 씨가 처음 만난 건 호주에서였다. 어학 연수를 위해 찾은 학원에서 같은 반 학생으로 공부했었는데, 초반에는 각자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서로가 눈에 들어온 건, 어학 연수기간이 끝난 이후였다.
“그때 반 친구들의 대부분이 중국인이었어요. 그래서 중국어로 대화할 때가 많았거든요. 아내도 중국인인줄 알았는데, 물어보니까 자기는 태국 사람이라고 중국어를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해졌죠. 우리끼리 놀자 이러면서요.”

어학 연수를 통해 만난 인연은 유학생활로까지 이어졌다. 뉴사우스 웨일스대학교에 석사 과정으로 입학한 두앙도안 계장과 학사로 입학한 남편은 겹치는 과목을 함께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그때부터 가슴 속에 묵직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남편. 가부장적인 자신의 집안에서 태국인 며느리를 허락할 리 없다는 지레짐작 때문이었다.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아내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바라봤어요. 그러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사람이랑 어떻게 헤어지겠어요.”
가능하다면 호주에서 쭉 살고 싶었지만 낯선 외국인이 설 자리는 없었다.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한 두앙도안 계장은 호주에서 생활이 가능했지만, 남편이 없는 호주에서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결국 남편은 한국으로, 두앙도안 계장은 태국으로 돌아갔다.
따로 떨어져 있어도 둘의 사랑은 굳건했다. 이후 아부다비로 4년간 파견을 나가야 했던 남편은 휴가때 마다 태국을 찾아 두앙도안 계장을 만났다.
“아부다비에서 근무하던 중에 결혼했어요. 부모님도 포기한 상태였죠. 제가 딴 여자를 만날 생각을 안 했으니까요. 그렇게 2014년 10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부모님도 손들었죠. 아들이 평생 혼자 사는 걸 바라는 부모는 없잖아요.”


두앙도안 부부의 한옥 스테이01 - 남편 김재현 씨와 한옥에서 차를 마시는 두앙도안 계장
02 - 한옥 앞 하천을 거닐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

두앙도안 부부의 한옥 스테이03 - 3월, 출산을 앞둔 두앙도안 계장과 김재현 씨
두앙도안 부부의 한옥 스테이04 -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봄을 먼저 느끼는 두 사람
05 - 한옥 안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기


힐링이 필요한 시간, 서로를 바라보다
만삭인 임산부에게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일상 생활에서 벗어난 잠깐의 시간이지 않았을까. 한옥 스테이를 신청한 것도 바로 휴식이 필요해서였다. 사실 부부에겐 아픔이 있었다. 결혼하기 4개월 전에 찾은 제주도에서 사랑의 결실을 얻었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같이 살게 된 이후에도 아이를 가지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제 입장에서는 한국이 낯선 나라니까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신혼집인 양평에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체력 소모도 심했고요. 이후에 남편이 이직하면서 서울로 이사했는데, 그때 임신이 됐어요. 남편이 너무 미안해했죠. 그래도 이렇게 아이가 찾아와 줬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아내의 건강을 위해 김재현 씨는 운동도 함께 하기 시작했다. 헬스와 골프를 하면서 부부는 건강해졌고, 또 서로를 깊숙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 사실 두 사람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욱하는 성격의 김재현 씨와 평소 평정심을 잘 유지했던 두앙도안 계장은 함께 살면서 성격을 중화시켜 나갔다. 김재현 씨는 자신의 성격을 알고도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가 참으로 고맙다고 했다. 두앙도안 계장은 자신이 힘들 때 남편에게 의지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김재현 씨를 치켜세웠다.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다면 천생연분 부부가 서로에게 반한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아내는 제가 미래 계획을 잘 세우는 모습이 좋았데요. 그런 모습이 어른스럽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저만을 바라보던 아내가 너무 좋았어요. 묵묵하게 바라봐 주는 모습이요. 그리고 음식도 너무 잘해요. 이래저래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여자예요.”


아이와 함께 서 있는 미래, 같이 그리다
부부는 아이와 함께 할 미래를 일찍부터 그리고 있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남편은 아이와 함께 축구 게임을 하게 될 날을 꿈꿨다. 물론 아내의 허락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동이(태명)는 아들이에요.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게임을 많이 못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진짜 많이 했었거든요. 크면 같이 축구게임을 하고 싶어요.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아들과 함께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요.”
한국의 입시 경쟁에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이른 걱정을 하던 부부. 그들은 아이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진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무엇보다 집이 아이에게 최고의 안식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집을 세상에서 제일 편안하게 여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공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것보다 이 세상엔 중요한 게 많으니, 그걸 깨닫게 해주고 싶어요. 세상을 아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김재현 씨 역시 두앙도안 계장과 같은 마음이다. 그는 아이가 독립적인 생각을 길러나갈 수 있도록 한 사람으로서 존중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건 진정한 제 삶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제 아이한테는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봄볕이 따스했던 어느 날, 한옥에서의 어느 멋진 날은 둘만의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둘이 아닌 셋으로 살아갈 내일이 기대된다는 그들에게 한옥에서의 어느 멋진 날이 순간이 아닌 영원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두앙도안 부부의 한옥 스테이



Words 임은희 Photographs 유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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