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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
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

은퇴라는 말과 퇴직이라는 말이 혼용되는 시대다. ‘은퇴’라는 말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퇴직’이란 말은 그리 달갑게 와 닿지 않는다.
자산만 있다면 노후 걱정이 없다고 말하지만, 자산을 어떻게 마련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노후 준비를 위해 자산관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확인하고, 백세시대를 맞이하여 현명한 자산관리 방법을 살펴본다.



만족스런 노후를 위해서는 얼만큼의 돈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적당한 만족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다루는 일과 친해지고 노후를 즐겨야 한다. 또한 빼놓지 않고 유념해야 하는 말이 있다. 중용의 한 구절, “정성이야말로 만물을 이루는 시작이요 끝이니 정성이 없으면 이룰 수 있는 일이 없다(誠者物之終始 不誠無物)”와 같이 살아야 한다.
우리가 아름다운 은퇴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자기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하여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둘째,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인적 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 세 가지는 따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 자산이 어느 정도 있어야 스트레스가 덜 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으니 건강 관리의 밑천이며, 곧 인간적 네트워크로 이어지니 서로 보완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 중 가장 우선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따질 필요는 없다. 다만 세 가지 모두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일맥상통한다.


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


자산운용에 왕도는 없다
필자는 노후를 위한 자산 운용에 관해서 말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자산운용이라고 하면 대부분 ‘대박’을 먼저 떠올린다. ‘대박’에 대한 기저 심리에는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혹시 ‘나만 놓치는 것은 아닐까’라는 허망한 기대와 의심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과거 고속성장을 통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서 그저 열심히 일하면 잘 살고, 퇴직금으로 노후를 보내는 시대와는 달라졌다. IMF 총재 리가르드는 한국을 ‘집단자살 국가’라고 했을 만큼 인류 역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초저출산 국가의 늪에 빠져 미래가 암담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누가 무엇으로 얼마를 벌었다’고 하면 초조해지고, 조급해지고, 불안해진다. 불안에는 나이도 없고 직업도 없고 학벌도 없다. 초조해하는 동안 속임수나 사기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다.

그렇다면 ‘나의 아름다운 은퇴를 위한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에는 세상의 답변이 많다 못해 넘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 많은 것을 판단하고 실천해 나갈만한 인지적 능력이나 지식,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제대로 된 한 가지를 정성으로 꾸준히 실천해 나갈 수는 있다.
현재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은퇴를 위한 자산운용의 지름길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모든 직장인이 가지고 있다. 직장인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숙제일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정석이 있거나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길은 퇴직연금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퇴직연금제에는 묘한 아이러니가 있다. 그것은 바로 퇴직연금제를 제삼자의 무엇처럼, 자기 것이 아닌, 누군가 해 주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비자발적 가입인 경우가 많고, 둘째로 제도가 어렵고, 셋째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통념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이유 중 첫째에 대해 살펴보면 비자발적 가입의 경우 기존 퇴직금제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제도에서 멀어진다. 둘째, 제도가 어렵다고 하는데 개인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 개인연금제도보다 어렵지 않다. 셋째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저조한 수익률에 있다. 저조한 수익률은 먼저 퇴직연금 자산운용이 대부분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또한, 가입자 교육의 부진이 문제인데 이는 가입자들이 자산운용의 결과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원리금보장상품 위주의 운용은 퇴직연금 관리는 무조건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심리와 자산운용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 동시에 작용한다. 가입자 교육의 부진은 심각하지만 그 해법을 단시간 내에 찾기는 쉽지 않다. 본 칼럼에서 퇴직연금 자산운용 결과의 오해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오해
2018년 퇴직연금 수익률 관련 검색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 1.88%’라는 내용이 가장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에는 제도 수수료를 떼면 은행 정기예금보다 못하고 국민연금 수익률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과연 그럴까?
여기에 대한 설명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즉 퇴직연금제도는 나의 노후복지제도라서 단기 투자가 목적이 아니다. 이를 전제로 퇴직연금 자산운용 성과를 분석하면 1.88%라는 말이 터무니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아래의 <표 1>은 필자가 지난해 한국연금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 중 일부이다.

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표 1> 제도 유형별/운용 방법별 장기수익률 현황
여기서 보면 실적배당형상품 수익률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고, 장기로 운용될수록 수익률이 뚜렷이 높아지는 것은 모든 제도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표 1>에서는 어디에도 ‘1.88%’라는 수치가 없다. 그 이유는 1.88%는 1년 단기 수익률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었다. 퇴직연금제도가 노후복지제도라고 하면서 수익률 계산은 1년 단위로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이를 국민연금과 비교해 보면 아래의 <표 2>와 같다.

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표 2> 퇴직연금·국민연금 운용 대상 상품 및 수익률 비교(2017년)
위의 <표 2>에서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은 국
민연금에 비해 형편없다는 편견이 큰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퇴직연금 자산운용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을 제외하고 국민연금과 같은 실적배당형상품 비교에서는 고작 0.7%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퇴직연금은 주로 가입자인 개인이나 기업의 담당자가 컨설팅을 받아서 운용하고, 국민연금은 내로라하는 자산운용 전문가 집단이 거대한 조직을 이루어 운용하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나아가 필자가 분석한 퇴직연금 실적배당형상품의 수익률은 아래의 <표 3>에 잘 나타나 있다.

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표 3> 10년 유지 퇴직연금 펀드 누적 수익률과 연수익률
위의 <표 3>에서 보면 10년 유지된 펀드의 경우 모든 유형에서 누적 수익률은 45.43~161.08%에 이르고 연 수익률도 4.55~16.12%까지 내고 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상당히 놀랄만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퇴직연금 펀드의 진면목이다. 이런데도 수익률 1.88%의 굴레가 씌워져 퇴직연금 자산운용이 곡해되고 있다.

멀리 내다보는 노후 준비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나의 아름다운 은퇴를 위한 핵심 수단은 퇴직연금제도이고, 방법은 실적 배당형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고, 철학은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장기 투자가 수익률 제고의 정답일 수는 없다. 자산운용에는 항상 부침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긴장해서 관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최소한 개인이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오해 때문에 놓친다면 이보다 더한 낭패는 또 없을 것이다. 세제 혜택 IRP를 통해 평생 투자를 하겠다는 철학을 가지면 IRP를 키워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IRP 계좌를 통해 세제 혜택도 받고, 생활이 당장 힘들어도 이 세제 혜택을 다시 투자해서 복리의 효과도 얻고, 부침은 있겠지만 꾸준함과 정성으로 IRP를 키우면 노후가 아름답게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IRP 자산 운용도 수익률 부침도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퇴직연금 운용 철학을 단련해 나가면서 정성과 꾸준함으로 키운다면 아름답고 만족스런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운용에 은퇴가 있을까?



Words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분과장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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