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큐레이터 HOME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사표를 냈다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말한다.
무슨 생각으로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었느냐고.
세상 상식으로 보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맞다.
특별한 잘못도, 문제도 없는데 사표를 던지다니.
다른 사람은 그런 회사에 못 들어가서 안달인데.
연봉도 두툼하지,
게다가 갈수록 직급도 저절로 올라가는 정규직이다.




행복을 위해 사표를 던지는 젊은이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다. 더구나 대기업은 정말 확실한 스펙이 아니면 엄두도 못 내며 그나마 뽑는 인원도 소수다. 9급 공무원시험의 경쟁률도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 장기경기침체에 제4차 산업혁명은 세계의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다. 애면글면 취직을 해도 언제 다시 그만두어야 할지 몰라 불안하다.
그러니 아무리 성에 덜 차고, 정말 원하던 직종이 아니어도 악착같이 버티어야 하는 게 현명할지 모른다. 대한민국에서 금수저로 태어나든가,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아이들처럼 그 금수저의 힘을 빌어 일류 대학을 나와 평생 전문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회사에 취직해 월급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게 운명이다. 그것을 박차고 나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해도 이해할 수 없을것이다. 부모님도, 형제들도, 친구들도 그랬다.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싫을 뿐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뭐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하루 종일 비슷한 일을 반복하고, 회사 분위기에 맞추고, 상사 눈치 보는 것. 경제적으로는 걱정이 없을지 몰라도 ‘내’가 없는 삶.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상관없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 눈치 보고, 남들과 비교하면 사표를 내지도 못한다.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보니 생각보다 요즘 그런 사람들이 많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째 취업을 못해 절망하고 있거나, 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에서 쫓겨나 망연자실하고 있는 사람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들이 스스로 사표를 던진 이유도 제각각이다.
퇴사 이후에 살아가는 모습과 방식도 당연히 서로 다르다.
금방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사표 내고 나왔는데 막상 갈 곳도,할 일도, 돈도 없어서.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오히려회사를 그만둔 것에 만족하면서, 자신처럼 살아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보다 지금 경제상황도 좋고, 고용도 비교적 안정적인 일본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나이도 다양하고, 이유도 다양하고, 사표를 낸 이후의 삶도 다양하다.


당신은 회사에서 무엇을 기대하나요?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만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무려 12년 동안 나름대로 철저히 퇴직을 준비한, <퇴사 하겠습니다>의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도 그렇다. 나이 오십에 아사이 신문사를 그만두고 나왔지만 삶이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사회가 얼마나 회사(직장) 중심의 시스템으로 굴러가고 있었는지 처절하게 깨달았다. 회사원으로서 당연하게 누리던 고용보험, 건강보험, 연금 등이 떨어져 나가고, 비회사원은 은행 대출과 신용카드 발급도 불가능해졌다.
물론 각오한 일이다. 그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닥치니까. 이나가키 에미코는 그 차별과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미니멀리스트가 됐다. 자발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없어서 불편한 것’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했다. 그런 생활은 일정한 수입이 없는 작가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됐고, 책 <그리고 생활은 계속 된다>,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의 좋은 글거리가 됐다.
그녀는 오랜 준비와 경험, 그리고 전문성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치자. 회사에 다닌 지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아무런 계획이나 준비 없이 사표를 내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무계획의 힐링’이라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퇴사하고 여행갑니다>의 김대근씨는 여행에서 자신이 뭘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인지 충분히 돌아보고,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도 훨씬 넓어졌다고 했다.
그도 처음부터 사표를 생각하지 않았다. 고교 때부터 꿈에 그리던 직장에 입사해 매일 즐겁게 야근까지 했지만, 그럴수록 ‘나의 목표’는 사라지고 ‘회사 목표’의 노예가 되어 사는 것 같아 고민했다. 그래도 ‘묵묵히 달려가면 성공하겠지’라고 7년을 버티던 2016년 어느 날, 인생의 좌표를 찾지 못한 직장 동료들이 줄줄이 퇴직하는 걸 보고 1년 동안 품고 있던 사표를 던지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지금의 회사보다 더 크고, 지금의 일보다 더 의미 있고, 내가 더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사표를 던지는 사람들도 있다. 어차피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하는 처지라면, 결혼과 내 집 마련 등 모든 미래를 포기하고 짧게 조금씩 버는 것도 나쁘지 않다.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을 때만 하는 마음편한 ‘시간부자’를 선택하면 사표 내는 것이 옛날처럼 그렇게 비장한 결단도 아니다.
밀레니엄 세대인 20~30대는 아무리 연봉이 많고 보기에 그럴듯한 직장이라도 여전히 남아 있는 꼰대문화와 회사가 나를 위해 있기보다는 내가 회사를 위해 있어야 한다는 식의 ‘워라벨’을 무시하는 조직문화는 싫다. 미련 없이 떠난다. 그들 중에는 <나는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의 주인공인 13명의 일본청년들처럼 과감하고 치열하게 자신만의 길을 선택해 우뚝 서기도 한다.
가슴 속에 사표를 품고 살지 않은 직장인은 없다. 이유야 어디에 있건 모두가 ‘퇴준생(퇴사 준비생)’이다. 평생직장이 없어진 세상이니 언제, 어떻게 그만두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어느 회사에 다니느냐가 아닌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좋은 퇴사’를 찾는 것도 자연스럽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그 끝을 더욱 후회 없이 마무리하자’
<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의 주인공들인 스물여섯 명의 퇴사자는 하나같이 ‘지금 나의 삶이 내가 바라던 삶인가’ ‘내가 꿈꿔 오던 나의 모습인가’를 자문했다. 그리고는 “버티다 보면 다 지나가” “여기서 못 버티는데 다른 데 간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소리를 무시하고 사표를 던졌어. 참고 버티기엔 인생은 길고, 나는 소중하니까”라고 말하며 각각의 입장을 표했다.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후회없이 살면 그걸로 답은 이미 충분할 것이다.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Words 이대현



댓글 보기



삭제하기
TOP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