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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의 정성과 한 땀의 추억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미싱’이라는 말로 더 친숙한 재봉틀. 한때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는 물건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미싱이 요즘 들어 다시 뜨고 있다. 각종 생활소품이나 옷을 만드는 소잉(sewing)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마음이 잘 맞는 동료로, 친자매처럼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오수진·김민경 계장(개인고객부)이
퇴근 후 ‘부라더 소잉 팩토리’를 찾았다. 나만의 원피스를 만들기 위해서!



그녀들, 재봉틀 앞에 앉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만든다는 것’은 만드는 대상에 나의 정성을 쏟아 붓는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로써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소중한 무언가를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느질을 가르치는 공방 ‘부라더 소잉 팩토리 을지로점’을 찾은 오수진·김민경 계장의 얼굴에 봄 같은 설렘이 한껏 묻어나는 이유다. 공방 곳곳에 놓인 다양한 재봉틀과 형형색색의 원단은 두 사람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빨강, 파랑, 분홍… 원색의 실타래들은 마치 멋진 소품처럼 여겨지기까지 했다.

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언니가 함께해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재봉틀로 내가 입을 옷을 직접 만든다고 생각하니 오늘을 기다리는 내내 설레요! 언니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난생 처음 재봉틀 앞에 앉아본다는 김민경 계장이 환하게 웃었다. 평소 마라톤이나 등산 등의 활동적인 취미를 즐기는 그녀이기에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그에 반해 오수진 계장은 짧은 기간이지만 재봉틀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고.
“작년에 6개월 정도 배우다 사정이 생겨서 못하게 돼 아쉬웠거든요. 오랜만에 재봉틀앞에 앉는 거라 살짝 긴장이 되지만, 좋아하는 동생과 함께 하게 돼 저도 행복해요.”
두 사람이 오늘 만들기로 한 아이템은 원피스. 원피스는 두 사람 모두 즐겨 입는 옷이기도 하다. 점점 더운 계절이 가까워오고 있으니 시원하면서도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품이 넉넉하면서도 드레시한 디자인의 원피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원피스 허리 라인에는 고무밴드를 넣어 발랄한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는 시간
오수진 계장은 개나리꽃을 연상시키는 상큼한 옐로우 컬러의 하늘하늘한 원단을, 김민경 계장은 여성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단아한 인디핑크 컬러의 린넨 원단을 선택했다. 사실 소잉의 첫 작업은 원단에 본을 뜨고 잘라내는 재단부터 시작하지만, 오늘은 재단 후 오버록 재봉까지 마무리된 앞판과 뒷판을 재봉하는 클래스로 진행되었다.
먼저 앞판과 뒷판을 겉면끼리 맞대고 시침핀을 이용해 듬성듬성 꽂았다. 시침핀을 이용해 고정을 시키면 재봉을 할 때 원단이 밀리지 않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강사에게 재봉틀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어깨선 재봉부터 시작되었다.
노루발 아래 천을 넣고 오수진·김민경 계장이 발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노루발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원단에 실이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박혔다. 어깨선을 박은 후에는 옆선 재봉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각자 속도를 조금씩 내기 시작했다.

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재봉을 하는 도중 두 사람은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며 친자매처럼 살가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김민경 계장이 개인고객부로 발령을 받으며 함께 근무하게 됐다는 두 사람. 서로를 안 지 일 년이 채 안 되었지만 일하는 스타일과 생각하는 면이 비슷해 금세 친해졌단다. 한 달에 한 번씩은 재미있는 곳이나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고. 김민경 계장은 “최근에 개화기 시절의 의상을 빌려 입고삼청동을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즐거웠던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다.


나만의 원피스를 입고 바비인형이 되다
옆선과 밑단 재봉까지 마치고 난 후에는 목둘레와 소매작업으로 이어졌다. 목과 소매는 둥글게 박아야 하는 곳이라 재봉이 쉽지 않았다. 천이 울어서 난감한 상황도 펼쳐졌다. 초보자가 하기 어려운 소매단은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재봉을 마치고 난 후 잠시 숨을 돌렸다. “제대로 모양이 나왔을까?”, “재미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 두 사람은 과연 어떤 형태의 원피스가 탄생할지, 또 자신에게 잘 어울릴지 자못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마지막으로 허리라인에 고무밴드를 넣어 입체감을 살린 후 다림질을 해서 마무리하니 작업은 끝! 드디어 원피스 두 벌이 완성되었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몸에 원피스를 대어보는 두 사람에게 주변에서 입어보는 게 좋겠다는 권유가 이어졌다. 직접 만든 원피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선 두 사람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오수진 계장은 “라인이 잡혀 있는 원피스가 아니라서 살짝 걱정을 했는데, 직접 입어보니 마음에 들어요. 쨍한 컬러 덕분에 여행 가서 입으면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아요”라며 치맛단을 펼쳐 느낌을 살폈다.

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김민경 계장은 “재봉을 하는 동안 손끝에 온 정신을 집중해 한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 보니 정신이 맑아지고 정화되는 기분이었어요. 평소에 원피스를 자주 입는데, 이런 컬러를 잘 입지 않아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좋네요!”라며 착용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다음 데이트 때 오늘 만든 원피스를 입고 나가자”며 약속했다. 내친 김에 바비인형 콘셉트로 재미있게 사진촬영을 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플래시가 터지는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예쁜 추억을 남겼다. 서로 함께했기에 더 즐거웠던 소잉 시간. 이들의 우정이 촘촘하고 곧은 바느질처럼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본다.

내 손으로 만드는 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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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한율 Photographs 이성원 Place 부라더 소잉 팩토리 을지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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