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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뛰놀던 나의 어린 시절‘명월국민학교’
‘명월국민학교’명월국민학교 | 제주 제주시 한림읍 명월로 48 tel. 070-8803-1955
넓은 운동장에 토끼풀이 한가득이다. 여름의 초입, 하얗고 보송보송한 토끼풀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꿈을 꾸는 듯 포근하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뜻한다는 말에 한참을 고개 숙여 찾아 헤매던 어린 시절,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곤 너무 좋아서 풀 위에 덥석 누워버렸다. 그 시절의 기억이 너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명월국민학교가 부린 마법 같았다.

‘명월국민학교’동심을 그리며 행복을 찾는 오정림 대리(서귀포지점)

‘명월국민학교’
‘명월국민학교’


추 억 의 국 민 학 교 를 아 는 사 람 들 에 게
제주도 한림읍 명월리에는 아직도 명월국민학교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아 있다. 예전처럼 학교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제 명월국민학교는 젊은 작가들의 홍보를 위한 공간으로, 또는 폐교 카페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교육청이 명월국민학교를 마을에 무상임대로 내놓았을 때 마을청년회에서는 고민이 많았다. 마을 어르신과 청년들은 이렇게 예쁜 폐교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밤낮없이 논의했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명월리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청년지원 사업을 알아보다 명월국민학교 재사용 방안에 대해 제안했던 아이템을 도청에서 인정해줬어요. 그때 한참 제주도에서는 리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많았거든요. 관리되지 않은 폐건물을 개조해서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었고, 명월국민학교는 그 중 하나였죠.”

명월리 청년회 소속 박승범 마을사업추진위원장이 입을연다.

명월국민학교 재사용의 궁극적인 목적은 폐교를 개조해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청년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리사이클링 사업은 농협창고나 식당, 가정집 등을 개조하는 것이 주를 이뤘고 제주도에서 폐교를 활용한 사례는 처음이었다.

지난해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명월국민학교는 6개월의 보수 기간을 거쳐 9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폐교를 활용해 공간을 재창조한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콘셉트부터 확실히 정해야 했다. 명월리 청년회에서는 ‘국민학교’라는 기존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지 않고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학교라는 공간이 변함없이 유지되었으면 하는 명월리 어르신들의 바람도 그대로 담기로 했다.

“추억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이유로 명월국민학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는 것 같아요. 복도 옆으로 보이는 커다란 창틀은 절반 정도 복원시켰어요. 나무로 된 마룻바닥도 약간 삐걱거렸지만 많이 훼손되지 않아서 30%만 보수공사를 했죠.”

너무 예스럽지 않고 현대적으로 융화될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하고 싶었던 청년회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까지 삼대(三代)가 와도 모두 즐거울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 특히 요즘 노키즈존이 생겨나면서 아이들과 함께 카페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가족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이 명월국민학교다.

‘명월국민학교’
‘명월국민학교’
‘명월국민학교’


다 시 나 를 찾 아 가 는 과 정
세상일에 치여, 타인 중심의 삶을 살면서 어느 순간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린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미래의 꿈은 무엇인지조차 희미해진 어른은 쉽게 지치고 기력을 잃는다. 오정림 대리는 명월국민학교를 처음 방문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열 살쯤으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넓은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뛰놀면서 연날리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 풍경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어린 시절에는 하고 싶었던 게 참 많은 아이였던 것 같아요.”

순하고 귀여운 강아지가 어린아이들과 뛰노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처럼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애견카페는 아니지만, 반려견을 데려와도 전혀 문제가 없는 공간. 명월국민학교에서는 ‘금지’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명월리는 팽나무 군락지예요. 600년 가까이 된 나이 많은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월리가 잊혀 가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최근 명월국민학교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요.”

오정림 대리는 명월리에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말을 잇는다. 명월국민학교는 크게 카페반과 소품반, 그리고 갤러리로 나뉜다. 카페반에서는 각종 제주산 농산물로 만든 차나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소품반에서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핸드메이드 제품과 아이들을 위한 연, 팽이, 공기놀이 소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에는 작가들을 위한 프리마켓을 연다.

앞으로 명월국민학교는 학교 뒤쪽 부지에 캠핑장까지 만들어 가족들이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국민학교’라는 이름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 1996년, ‘국민’이라는 용어는 일제 강점기에 황국신민을 줄여서 쓴 것이라고 해서 명칭이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단어지만,

그래도 지금의 30대 이상의 나이를 사는 사람들에게 국민학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린다. 흙먼지 가득한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작은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았다. 엄마, 아빠의 어릴 적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면 아이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살다가 가끔, 지난날의 동심을 떠올리고 싶다면 명월국민학교를 찾기 바란다. 학교는 언제든 당신을 맞아줄 준비가 되어있다

‘명월국민학교’
‘명월국민학교’
‘명월국민학교’



Words 김효정 Photographs 고인순

댓글 보기
전은지
2019.06.30
저의 어린시절 국민학교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어린시절 국민학교라 불리다 중간에 초등학교로 바뀌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그리운 시절이에요^^
댕댕이꼬리잡기
2019.06.06
예전 생각 나네요 ^^ 글 잘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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