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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보양식으로 딱!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

불고기를 지칭하는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炙)’이라는 말이 있다. 마로는 광양의 옛 이름이고, 화적은 소불고기를 뜻한다. 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천하일미라는 표현이 붙은 걸까?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소불고기의 달콤한 감칠맛을 찾으러 광양을 찾았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마성의 음식
광양·한양·언양불고기가 지역을 대표하는 3대 불고기로 손꼽힌다. 이 중에서도 광양 불고기는 참숯에 구리석쇠를 올리고 얇게 썰어낸 소고기를 구워서 먹는 방식이다. 조선시대 한 선비가 광양으로 유배를 오게 되었다. 그는 이곳의 아이들이 가여워 천자문을 가르쳐주게 되었고 이를 고맙게 여긴 부모들이 선비의 은혜에 보답의 의미로 암소를 잡아 대접했다. 그 맛이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선비는 한양으로 돌아가서도 불고기를 잊지 못해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는 말을 남겼다.

광양 백운산에는 참나무 군락지가 있다. 예로부터 지역민들은 참나무로 참숯을 만들어 생계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게다가 광양의 너른 목초지는 소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조선 시대부터 참숯에 소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의 요리가 발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광양불고기는 소의 어떤 부위를 사용하는 걸까? 바로 부채살과 갈비살인데 얇게 썰어야 양념이 잘 배고 맛도 좋다. 예전에는 한우만을 고집했지만, 최근에는 손님들이 호주산을 더 많이 찾는다고 안정자 사장이 귀띔한다.

“호주산 소고기는 가성비가 좋잖아요. 그래서 손님들의 3/4 정도가 호주산을 찾아요. 그래도 광양불고기만의 특제 소스나 굽는 방식 등의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맛도 국내산과 많이 차이나지 않아요.”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01 - 백운뜰 야외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는 세 사람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02 - 광양불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안정자 사장과 광양지점 직원들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03 - 타지 않게 딱 두 번만 뒤집어야 육즙이 살아 있다

유실수가 가득한, 아름다운 ‘백운뜰’
덕례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백운뜰은 오픈한 지 2개월째 되는 음식점이다. 안정자 사장은 1984년 광양에서 작은 규모로 광양불고기집을 시작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서른여섯이 되었을 무렵 그녀는 어린 아이들을 돌볼 틈도 없이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상호를 ‘백운가든’으로 짓고 음식 만드는 일에만 몰두했다. 다행히도 그 시절 광양제철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 장사가 꽤 잘 되었다. 그렇게 15년간 광양불고기를 판매하다가 순천으로 옮겨서 20년간 백운가든을 운영했다.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04 - 광양불고기 3인분 한상차림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05 - 유자소스 샐러드와 곁들여 먹으면 깔끔하다
“일흔이 넘은 나이라 음식장사를 계속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이걸 안 하면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백운’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고, ‘뜰’이란 합성어로 ‘백운뜰’이란 음식점이 새롭게 태어났어요. 5,000여 평의 부지에 유실수가 가득하고, 텃밭에 손님상에 올릴 상추, 나물류 등을 재배하고 있어요.”

백운뜰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음식은 안정자 사장의 손맛이 깃들었다. 매실장아찌는 직접 재배한 매실로 방부제를 조금도 사용하지 않고 만든다. 한정식도 판매하고 있지만, 대표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광양 불고기.

“광양불고기만의 특징이 있다면 양념을 미리 재워놓지 않고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그때 버무린다는 거예요. 양념이 묻은 고기는 2~3시간이 지나면 색이 좀 검게 변하거든요. 깊은 양념 맛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광양불고기만의 참맛을 느끼려면 바로 버무린 양념으로 소고기의 붉은빛이 살아 있는 것을 구워 드시면 좋죠.”

35년, 오랜 시간의 장사 노하우만큼이나 음식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이를 위해서 본인이 부지런해져야 함을 가장 먼저 깨달았다. 그녀는 새벽 4시가 되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새벽시장으로 향한다. 싱싱한 재료를 구입해 손님상에 내놓고, 비법의 발효소스를 미리 만들어 둔다.

“백운뜰의 불고기를 처음 맛보는 사람들은 고기에서 오묘한 맛이 난다고 이야기해요. 특히 입맛이 예민한 분들은 다른 집하고 맛이 다르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뿌듯하기도 하고요.”

안정자 사장에게 백운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음식을 파는 곳이라면 ‘맛’은 무조건 기본이 되어야 하기에 손님이 나갈 때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곳에 오길 잘 했네요”라는 이야기 한 마디면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다고 했다.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06 - 백운뜰에서 직접 재배한 완두콩

기분 좋은 달콤함, 그리고 부드러움
안정자 사장이 ‘백운가든’을 운영했던 초창기부터 알고 지냈던 광양지점 정태섭·김순엽 팀장은 “이집 불고기의 가장 큰 장점은 부드러운 식감”이라고 입을 모은다. 맛이 좋아서 가족들과 외식할 때도 자주 찾았다는 정태섭 팀장은 함께 온 허민 대리에게 광양불고기를 맛있게 굽는 법에 대해 시범을 보였다.

“불고기는 이렇게 타지 않게 여러 번 뒤집어야 해요.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면서 굽는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거죠.”

그러자 안정자 사장이 반기를 든다.
“불고기 굽는 법을 모르시네요(웃음). 광양 불고기는 딱 두 번만 뒤집어야 합니다. 많이 뒤집게 되면 육즙이 불판 아래로 다 빠져버려요. 육즙을 가둬두고 먹어야 광양불고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어요.”

불고기가 익어가는 식탁 위에 웃음꽃이 피어오르고 김순엽 팀장이 잘 익은 불고기를 불판에서 들어 올린 다음 매실장아찌를 곁들인다.

“백운뜰의 별미는 이 장아찌에 있어요. 오늘은 매실·양파·취나물 장아찌가 올라왔네요? 계절에 따라 장아찌 종류가 달라지거든요. 이 중에서 매실 장아찌에 싸 먹으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취향에 따라 본인이 좋아하는 장아찌와 함께 먹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처음으로 백운뜰 불고기를 맛본 허민 대리는 광양불고기의 명성은 많이 들어봤지만 이렇게 부드럽고 달콤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또 샐러드바에 있는 음식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며 칭찬을 더한다.

“샐러드바에 있는 앵두와 식혜, 수정과, 완두콩은 백운뜰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만든 것이라고 들었어요. 빨갛게 익은 앵두를 보니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시원한 물냉면이나 비빔냉면과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광양불고기. 찌는 듯한 더 위에 입맛을 잃었다면, 올여름이 가기 전 꼭 맛봐야 할 음식이 아닐까?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
숯불에 구운 달콤한 감칠맛 광양 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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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김효정 Photographs 고인순 Illustrator 이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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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민
2019.06.18
'천하일미 마로화적' 제대로 된 광양불고기 한 번 맛보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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