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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안의 즐거운 시간‘라토커피’
‘라토커피’
무료했던 오후, 잠시 잠이 들었다. 그새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이게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어지러웠지만 생생했던 짧은 시간의 달콤함은 깨어나고 싶지 않은 행복이었다. 우리 모두는 생활에 지쳐 있었고 잠깐이라도 도망칠 공간이 필요했다.


‘라토커피’
‘라토커피’

커피가 필요한 시간
“나는 너를 좋아해”와 “나는 네가 필요해” 중에 더 간절한 말이 무엇일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기준이 너무 개인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부터 필요하다는 말에 간절함이 담긴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커피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의식의 흐름이 깨어있지 않은 순간에도 피곤하다고 느끼면 자연스럽게 커피를 찾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까. 나는 아무래도 커피를 좋아한다기보다는 필요로 하는 쪽에 서 있는 사람인가 보다. 간절히 커피가 필요한 오후 3시. 우리를 마법 같은 공간으로 이끈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청주에 있는 라토커피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라토커피는 2017년 4월, 벚꽃이 피는 계절에 문을 열었다. 무심한 듯 보이는 2층 주택이지만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공간이 주는 빈티지한 매력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김인욱 사장은 카페 오픈을 결심하고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6개월간 찾아 헤맸다. 이곳을 발견하고서는 머릿속에 그렸던 생각을 끄집어내 건물을 개조해 나갔다. 오래된 것에서 느끼는 편안함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그는 빈티지로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았다.

“누구나 라토커피를 찾을 때는 잠깐이라도 편안함을 느꼈 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힘겨운 하루에 더 이상의 무게를 더하지 않고 거품이라도 걷을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깨끗하지 않고 거친 느낌을 그대로 살린 벽과 벽 너머를 쉽게 볼 수 있는 커다란 구멍은 막힌 공간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없앴다. 장소마다 다른 소재와 모양의 테이블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어떤 곳에는 회색의 벽과 잘 어울리는 철재를, 또 다른 곳은 원목을 배치해 자연스러움을 더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니 어느 공간에 앉더라도 좀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

라토커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김인욱 사장표 ‘플랫화이트’다. 진하게 퍼지는 커피 향과 부드러운 맛이 잘 우러져 먹는 사람마다 칭찬 일색.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도 다양하다. 단호박 식혜, 오미자차, 아로니아 요구르트, 쌍화차 등이 준비돼 있어 취향대로 고르면된다. 커피와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도 김인욱 사장이 직접 만든다. 초코 마들렌, 치즈바질휘낭시에, 바닐라 까눌레, 벚꽃무스, 크림브릴레 등인데 당일 생산·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어릴 때 요리를 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제빵 기술도 배웠거든요. 디저트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셔주셔서 더 힘이 나기도 하고요.”

‘라토커피’
‘라토커피’
‘라토커피’


벚꽃 흩날리면 그날의 기억이 생각나
청주율량지점 유석화 대리는 올봄 가족과 함께 청주 무심천 벚꽃 길을 걷다가 잠깐 쉴 곳이 필요해 라토커피를 방문했다.“라토커피에서 가장 명당은 흐드러지게 핀 무심천의 벚꽃을 볼 수 있는 2층 공간이에요. 그곳에 남편, 아이와 함께 자리 잡고 앉아 봄을 두 눈에 가득 담았지요. 직장생활과 육아로 지쳐있던 게 한 순간 사라지는 것 같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 좋은 사람과 있으면 꼭 무엇을 하지 않아도 즐겁고 행복한 것처럼 그저 가만히 앉아 차를 마시던 짧은 시간이 편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날 라토커피는 마치 유석화 대리 가족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처럼 다가왔다고. 이후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쉬고 싶을 때마다 라토커피를 방문해 휴식을 취하곤 한다.

“주택에서 마당이라는 공간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라토커피 마당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생겨요. 저녁에는 빔프로젝트를 이용해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요. 청년들이 마음껏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기도 해요. 지난주에는 플리마켓이 열렸는데, 다양한 물건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처럼 좋았던 순간은 아주 잠깐이다. 스페인어 ‘rato’의 의미처럼 잠깐, 일시적인 기쁨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삶이 매 순간 핑크빛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누군가는 좋았던 기억으로 평생을 추억하며 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지금의 행복만 좇으며 지난날의 기쁨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행복, 그 잡히지 않는 것에서 잠시 물러나길. 인생이 한낮의 짧은 꿈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짧지만 즐거운 꿈을 계속 꿔 나가면 되지 않을까?

‘라토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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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김효정 Photographs 고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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