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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핸드메이드 라이프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
음악에 제일 중요한 소리는 ‘쉼표’라는 말이 있다. 귀를 쉬게 할 공백이 없다면, 제아무리 아름다운 화음도 소음이 되기 때문이다. 가족과 회사, 행복으로 다져진 일상에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 그 시간을 작품으로 얽어낸 두 사람을 만나보자.


2019 여름 베스트 아이템, 라탄백
초여름 밤의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공방에 들어서는 두 사람, 동부이촌동WM센터 최소영 대리와 신정동지점 연보라 대리다. 10년 전 같은 시기에 IBK에 입사한 두 사람은 긴 시간 함께 보내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서로를 의지하기 때문일까, 처음 와보는 공간에서도 어색한 기색 없이 편안한 얼굴이다.

오늘 두 사람이 도전할 과제는 라탄백 만들기. 이국적인 여름 느낌을 표현하기 좋은 라탄은 피크닉 바구니부터 스툴, 컵홀더까지 다양한 소품의 소재로 쓰인다. 특히 라 탄백은 올해 샤넬 S/S 시즌 신상품에 등장했을 정도의 인기 아이템. 강사가 미리 만들어온 완성품을 보여주자 두 사람의 눈이 반짝인다.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01 - (왼쪽부터) 가방 바닥을 만드는 최소영·연보라 대리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02 - 등나무 껍질을 이용한 라탄백, 등나무의 성질에 대해 설명하는 강사
“라탄은 등나무의 껍질을 벗겨낸 속 줄기인데, 어찌나 튼튼한지 예전에는 무기를 묶어서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어요.”

잘 휘어지도록 10분쯤 물에 불린 라탄 줄기를 작업대에 펼쳐 놓으며 강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가방 바닥의 한가운데부터 시작할 거예요, 조금 어렵지만 예쁜 무늬를 위해 미(米)자 돌리기 방식으로 해볼까요?” 4줄기씩 모은 라탄을 더하기 기호 모양으로 한 번, 다시 양쪽 사선으로 한 번 덧대 얹고 2줄의 라탄으로 한 바퀴씩 번갈아 돌리면 어느새 ‘쌀 미’ 자와 꼭 닮은 바닥 모양이 된다.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03 - 자신이 만든 라탄백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는 연보라 대리


두 손으로 오밀조밀, 나만의 가방 엮기
바닥 다음으로는 가방의 옆면을 짜 올릴차례. 두 사람 모두 손에 힘이 들어가 가끔 파르르 떨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작업에 몰두해 “이거 되게 재미있는데?”라며 끄덕거린다. “바닥 짜던 줄기 그대로 옆면도 이어 짤 거예요.” 강사의 시범에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도 그럴 것이 진행 방향이 직각으로 바뀌는데도 기둥이 되는 줄기를 손으로 꺾어주는 것 외에는 어떤 도구 사용도 없었기 때문이다.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


“가방 모양은 기둥의 각도를 어떻게 잡고 엮는지에 따라 동그랗게도, 넓거나 좁은 원 기둥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덕분에 똑같은 샘플을 보고 작업해도 각자 다른 모양의 가방을 만들게 된다고. 최소영 대리가 배운 대로 줄기를 구부려 엮을 참에 손이 부족해 당황하는 찰나, 연보라 대리가 손을 뻗어 적당한 각도로 줄기를 꺾어준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알아채고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에 두 사람의 친밀함이 배어 나온다.

옆면을 쌓아 올리는 엮기 방식의 이름은 ‘따라 엮기’. 뜨개질로 치면 가장 기초가 되는 겉뜨기와 안뜨기의 반복에 해당한다. 작업이 손에 익었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라탄 줄기를 가져다 덧대어가며 작업을 이어가는 두 사람. 공방에는 시계 초침 소리, ‘하나 둘 셋 넷…’ 제대로 엮었는지 땀의 수를 세는 소리 그리고 간간이 마른 줄기를 적시려 워터스프레이를 뿌리는 소리뿐이다.


짜장면과 짬뽕, 달라서 더 좋은 너와 나
여름밤 풀벌레 소리가 창 너머로 들려올 무렵, 문득 돌아보니 두 개의 가방은 벌써 마무리 작업을 앞두고 있다. 엮기를 멈추고 강사의 도움을 받아 맨 윗부분을 머리 땋듯이 둥글게 말아 넣고 있는 두 사람. “우리완성할 수 있을까요?”라며 불안해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다 엮은 라탄백을 뿌듯하게 바라본다.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작업에 고단할 법도 한데, 표정은 되레 공방에 들어설 때보다 훨씬 개운해 보인다. 내일도 출근할 텐데 피곤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려 내일 컨디션이 더 좋을 것 같다며 웃는다.

“사람을 상대하며 오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이렇게 집중해서 작업해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연보라 대리의 말에, 최소영 대리도 “주로 움직임이 많은 취미활동을 했는데 이런 것도 참 좋다”고 맞장구친다. 절친한 두 사람은 뜻밖에도 다른 부분이 훨씬 많다. 중국집에 가서도 짜장면, 짬뽕으로 메뉴 한 번 겹친 적이 없고, 한 사람은 사소한 걱정이 많은 편인 반면 한 사람은 거침없는 편이라 성격조차 정반대라고. 서로를 소개하던 둘은 “그래서 친해요”라며 웃는다. 자신의 상황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고 조언해주는 친구라서, 말 못할 고민도 쉽게 털어놓게 된다면서 말이다.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04 - “이렇게 잡으면 새장 모양 같지 않아?” 최소영 대리가 라탄백을 만들며 장난을 친다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05 - 등나무 껍질의 거친 면을 가위로 정리하는 최소영 대리
편안한 여름 감성, 라탄백 만들기06 - 뚝딱! 완성해 낸 라탄백과 추억을 남기는 두 사람

소리와 침묵, 짜장면과 짬뽕, 서로 다른 성격.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은 시간을 두고 서로 이리저리 얽히며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음악이 그렇고, 최소영 대리와 연보라 대리가 그렇듯, 서로 다른 등나무에서 자랐을 라탄 줄기들도 곱게 얽혀 두 사람의 ‘마음에 쏙 드는 라탄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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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김세라 Photographs 유승현 Asistance YOU MADE M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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