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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제품을 내 맘대로 ‘커스터마이징’
‘커스터마이징’
‘안성맞춤’이란 말이 있다. 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 만들어진 물건을 일컫는다. 경기도 안성의 명물인 유기를 마치 주문해 만든 것처럼 맘에 쏙 들어맞는다는 데서 유래했다.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해 달라”요구하지 않아도 안성의 유기처럼 내 취향에 맞는 제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개인의 개성을 반영한 제품?
내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찾기란 쉽지 않다. 몇 가지 모델이 나 색상으로 내놓은 제품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것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선택의 권리를 사실상 박탈하는 획일성과 무차별이다. 그게 싫어서 제품에 다양한 치장이나 색을 덧씌우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생산자도 끝없이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가능하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생산이 소비와 선택을 강제하고, 만족도까지 모두 지워버리는 산업화 시대, 대량생산 시대의 획일화와 비인간화다.

사람들이 ‘명품’을 찾는 이유는 심리적 만족도, 과시욕, 고급제품에 대한 선호에도 있지만 희소성에도 있다. 나와 같은 옷을 입고, 가방을 들고, 신발을 신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싫다. 나만의 옷, 가방, 신발을 갖고 싶다. 이리저리 식당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마치 내가 요리하듯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먹고 싶다. 돈이 많지 않아도, 취향이 별나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제작 서비스이자, 소비자 권리의 행사이다. 영어를 사용해서 그렇지 이 같은 ‘주문 제작’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수공업 시대에는 책상 하나, 그릇 하나도 개인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었다. 그래야만 ‘판매’가 가능했다.


모디슈머의 증가와 그 영역의 확대
그렇다고 수공업 시대로의 회귀나 퇴행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주문생산이 가능한시대가 되었다. 사람의 손이 아닌 컴퓨터가, 인공지능이, 3D 프린터가 ‘장인(匠人)’이 되어 손쉽게 ‘같으면서도 다른 제품’ 을 이용자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부터 가전, 가구, 화장품, 머그컵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소한 제품들까지 재창조하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가 늘어나면서 그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내 취향에 늘 2%가 부족했던 자동차. 공장에서 찍어내는 천편일률적인 모델이 아닌 ‘같은 자동차의 다른 느낌’의 커스터마이징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밀레니엄세대의 취향에 맞추고 있다.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은 ‘혼라이프’를 강조하면서 취향에 따라 추가가 가능한 다양한 일상생활 옵션들을 제공해 ‘나만의 차’를 만들어 주고 있다.

스마트폰 IoT(사물인터넷) 패키지 스피커를 달아도 되고, 스마트폰 하나로 차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최첨단 ICT 박스로 바꿀 수 있고, ‘반려동물과 나의 차’로 만들어도 되고, 에어 카텐트를 장착해 오토캠핑용으로 만들어도 된다. 외장의 디자인과 데칼 에어로파츠 등을 세분화해 내가 원하는 외관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는 소형 SUV도 있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 만족도를 살려주는 제품 다양화란 점에서 단순히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 부가기능이나 기능강화의 과거 옵션과 차별성을 가진다.


밀레니엄 세대에 커스터마이징은 필연
퍼스널 옵션을 빠르게 도입해 성공한 스타벅스에서 출발한식·음료의 커스터마이징도 젊은이들의 호응으로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개인의 입맛을 존중해 티의 종류부터 당도, 얼음량, 식감과 맛을 살리는 토핑까지 무려 600여 가지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티(Tea)음료 전문 브랜드, 빵 종류는 물론 양상추, 토마토, 양파, 치즈 등 각종 부속재료와 17가지 소스를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골라 주문할 수 있는 샌드위치 전문 프랜차이즈, 스무 가지가 넘는 재료를 하나하나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수제 버거로 까다로운 고객의 입맛을 채워주는 패스트푸드 체인,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대로 만들 수 있고, 원하는 문구를 새길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초콜릿 3D프린터까지 나왔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니다. 일대일 상담으로 피부 고민 두 가지를 찾아 자신의 피부에 맞는 앰플과 피부강화 에센스를 섞고, 자신의 이름과 상담정보를 담은 라벨까지 부착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화장품도 이제는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기초화장품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색상의 아이섀도, 립스틱, 향수도 얼마든지 주문할 수 있다. 여기에 마음만 먹으면 ‘DYO(Design Your Own)’으로 신고, 메고, 입고, 들고 다닐 수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 가방, 티셔츠, 핸드백도 많다.

커스터마이징의 열풍은 모바일게임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검은 사막>에서 보듯 헤어스타일, 피부, 체형, 키는 물론 얼굴의 세밀한 조정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내고 있다. 실사 연예인에 버금가는 마치 살아있는 듯한 ‘나만의 이상형’은 성형외과 의사들의 감탄까지 자아내고 있다.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고집하는 밀레니엄 세대의 등장이 그렇듯 어쩌면 커스터마이징의 등장은 필연인지 모른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늘 나만의 세계가 있었다. 그 세계가 작은 몸짓, 물건 하나에도 스며들기를 바란다. 다만 이러저런 이유로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거나 못하게 막았을 뿐. 이제 그 이유들(경제성, 기술, 환경, 가치관)이 없어지고 있다. 커스터마이징은 더욱 빠르게 멀리 퍼져나갈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없으며, 그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한.


‘커스터마이징’


Words 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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