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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물오른 울산 대방어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

찬바람이 부는 계절, 좋은 횟감이 나오는 시기다. 특히 방어는 겨울이 제철로 동해와 남해, 일본에서 분포하는 연근해 어종이다. 11월부터 2월까지 방어는 산란을 위해 몸에 영양을 채우며 기름져간다. 그래서 이 시기의 방어를 보약으로 치는 것이다.


울산에서 이것 안 먹으면 서운하지
외갓집이 울산이었던 나는 초등학교 방학 때마다 매년 이곳을 찾았다. 외삼촌댁에 들를 때도, 이모네 집에 들를 때도 언제나외삼촌과 이모는 “우리 조카 맛있는 것 줘야지”하며 방어진에서 회를 떠왔다. 여름에는 광어나 우럭을 듬성듬성 썰어 집으로 가져오셨는데, 산처럼 수북하게 쌓인 물고기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여름은 환상 그 자체였다. 겨울에는 조금 다른 어종도 만나볼 수 있었다. 여름철 먹던 광어와 우럭도 있었지만, 붉고 두툼한 속살을 보이는 방어가 추가되었다. 방어, 그 물고기의 첫인상은 붉고 두껍고 거대했다. 살점만 봐도 큰 물고기 같았다. 한입 베어 물었더니 쫀득하고 찰 진 식감이 다른 물고기의 배였다.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01 - 사량도자연산횟집 대방어 회 상차림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02 - 대방어 회 먹기전 한 컷! 다같이 울랄라~

울산 방어진(方魚津)의 지명은 ‘방어가 많이 잡히는 나루’라는 뜻에서 시작되었다. 기름지고 고소한 방어가 많이 잡히는 방어진, 그런 이유 때문인지 방어진에는 대방어를 판매하는 횟집이 즐비하게 서있다. 하지만 옛 기록에서는 방어진(防禦津)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왜구의 침략이 잦았던 동해안의 특성상 방어진은 군사가 주둔하며 지키던 국방의 요새였다고 한다. 오늘날 뜻이 어떻게 바뀌었건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방어는 꼭 맛봐야 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크기가 크면 클수록 맛이 좋은 생선인 방어는 누가 뭐라 해도 ‘대방어’를 으뜸으로 친다. 대방어라는 이름이 붙으려면 무게가 5kg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마니아들은 8kg 이상을 대방어로 쳐준다.


달동의 소문난 명물, ‘사량도자연산횟집’
울산 방어진 근처의 식당들이 방어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지만, 달동에도 방어로 소문난 맛집이 있었으니, 바로 ‘사량도자연산횟집’이다. 사량도라는 이름은 통영의 ‘사량도’에서 가져온 것으로 사장님의 고향이 통영이기 때문이란다.

“통영에는 ‘사량도’라는 경치 좋은 섬이 있어요. 우리 아저씨가 고향이 그립다고 가게 이름을 사량도자연산횟집으로 지었어요.”

김주연 사장님 내외는 20년간 울산에서 횟집을 운영했다. 20년 전, 처음으로 회를 판매한 곳은 울산 야음동이었다.그들은 ‘야음횟집’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오랫동안 장사를 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야음횟집을 잊지 못해 이곳까지 찾아온 손님도 많다고. 달동으로 자리를 옮겨 ‘사량도자연산횟집’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다시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20여 년의 세월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파산신고까지 할 만큼 가세가 기운 적도 있었지만, 부부의 성실함은 다시 사업을 재기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욕심 부리지 않고꾸준히 외길을 걸어 울산의 대방어 맛집으로 이름이 알려지기까지 그들은 소신껏 횟집을 운영했다.

“특별한 서비스도 없어요. 저는 손님들에게 집 밥 같은 음식을 내주고 싶어요. 주방에서 제가 직접 반찬을 만들고 요리를 하는 것도 그 이유겠죠. 우리는 회도 자연산만 취급하는데, 되도록 맛있는 부위만 손님상에 내드리고 있어요. 그게 우리 집을 찾는 손님들에 대한 보답인 것 같아요.”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03 - 참치처럼 김과 묵은지에 싸서 먹는 대방어의 맛은?

메뉴판을 보니, 겨울철 이곳에서 취급하는 음식도 대방어 하나다. 4인 기준, 대(大)자의 가격은 10만 원. 홀린 듯 주문하고 보니 접시 한가득 채워진 대방어는 양도 푸짐하다. 김주연 사장은 “대방어 회 가격은 3년 전에 매겨진 것으로 고깃 값이 올라도 판매가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그녀의 바람은 손님들이 불편함 없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먹고 즐기다 가는 것이다


대방어~ 너 오늘부터 나랑 1일!
사량도자연산횟집에 들어서는 이창호 팀장, 박신영 과장, 김정은 대리의 표정이 즐겁다. 김정은 대리는 횟집에 들어 오자마자 “여기 저녁엔 며칠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 올 수도 없는 곳”이라며 미소를 보인다. 세 사람 모두 회를 좋아하지만 대방어를 먹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자연산 대방어는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물고기인데다 다른 횟감에 비해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오늘 대방어의 매력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는 생각으로 테이블로 향한다.

“찰진 식감과 고소한 맛 때문에 겨울철에 횟집을 찾으면 꼭 대방어를 먹는 편이에요. 대방어가 기름지고 크게 썰어져서 나오기 때문에 몇 점 먹으면 금방 배가 부르거든요. 그래서 전 다른 야채나 김에 싸먹지 않고 방어만 초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습니다.”

먼저 이창호 팀장이 대방어 애호가답게 대방어를 먹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 박신영 과장이 대방어회는 매운탕과 함께 먹어줘야 한다며 매운탕을 주문한다. 추가로 매운탕을 시키면 5천 원,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하며 대방어의 느끼한 맛까지 잡아주니 함께 맛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04 - 태화강변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세 사람

매운탕에 들어가는 산초가루도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어 요리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려준다. 주어진 재료로 다양한 시도를 즐기던 김정은 대리도 대방어를 맛있게 먹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설명한다.

“저는 참치처럼 김이나 묵은지에 싸 먹어봤는데요. 사량도자연산횟집에서는 원하는 대로 다 맛볼 수 있어서 좋네요. 특히 초밥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05 - 이창호 팀장과 김정은 대리의 방어 초밥 건배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06 - 김정은 대리에게 상추쌈을 주는 박신영 과장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방어 구이가 서비스로 나온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대방어 머리 부위. 살점은 많지 않지만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별미다. 고등어와 참치를 닮은 생선, 대방어를 맛보기 위해 우리는 일 년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런 기다림도 잘 손질하고 숙성된 대방어를 먹고 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유 없는 기다림은 없다. 이유 있는 맛이 있을 뿐이다.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
쫄깃쫄깃 고소한 맛 함께 즐기실래요?



Words 김효정 Photographs 유승현 Illustrator 이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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