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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는 남성의 심리는 본능?
예뻐지는 남성의 심리는 본능?
“왜, 그렇게 보세요. 남성이 화려해지는 것은 본능 아닌가요?” 그럴지도 모른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수컷이 화려하다. 공작이니 꿩도 깃털이 화려한 놈이 수컷이고, 심지어 자그마한 열대어 구피도 꼬리가 화려한 색으로 빛나는 예쁜 녀석은 수놈이다. 그래야 암컷을 유혹할 수 있고 자손을 퍼뜨릴 수 있다. 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에 왜 인간은 반란인가. 모계사회의 역전, 성의 억압, 문화의 왜곡, 아니면 본능의 퇴색일까?


잘생기면 연봉도 많이 받는다?
문화학자들은 그 이유를 농경사회가 되면서 경제력을 지닌 남성들에게 권력이 주어졌기에 남성의 눈에 들기 위해서, 아름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여성이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갑자기 남성들이 외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화장이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다. 화장은 물론 미용, 패션, 심지어는 성형으로 자신의 외모를 어필하고, 스스로의 아름다운 모습에 만족을 느끼려 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된 <남성뷰티산업분석보고서>에서는 그 원인을 사회적인 이유로 분석했다. 외모가 사회활동을 하는 데 예상보다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모지상주의가 남성에게까지 스멀스멀 스며들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남성에게 화장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외모 관리가 임금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멜버른의 한 대학연구팀은 평범하거나 못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 전체의 26%가 잘생긴 외모인 남성과 임금에서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잘생긴 외모에 따른 임금 차이는 동일한 위치에 있는 고액 연봉 전문직 종사자 남성들 사이에서 더 확실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외모에 따른 취업과 임금 차별은 여성의 경우 두드러져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남성들도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서 외모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는 얘기다. 첫인상이 평가 기준의 1위라는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가 더 이상 남성들에게 ‘남의 얘기’가 아니다. 직장에서만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 보고, 보여 지는 시대이다. 1인 미디어 시대, 시각미디어 만능시대에 스타가 아니라도 매체를 통해 서로 외모를 공유하고 평가한다.

특히 시각적인 만족을 기반으로 한 SNS(소셜미디어)가 생겨나면서 남성들 또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모든 게 ‘빠른’ 한국은 더 빠르다. 남성 뷰티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말해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한국 남성의 1인당 뷰티상품과 서비스의 평균 소비가 프랑스의 10배 이상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15~34세 남성 외모 관리 실태 및 인식조사’에서는 남성 77.6%가 최소 한 달에 한 번 외모 관련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74.2%는 직접 화장품을 고르고 산다고 답했다. 이유는 자신감 획득(78.8%, 복수 응답), 자기만족(73.4%) 혹은 대인관계 유지(67.8%)로 투박한 ‘남자’가 아닌 세련된 ‘남성’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남자 아이돌이 만들어낸 일종의 문화
이 같은 욕망의 원인 제공자로 K-POP 남자 아이돌을 지목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귀엽고 무결점 피부가 국내는 물론 세계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그들의 외모와 스타일을 동경하는 남성들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화장품 트렌드 예측회사인 뷰티스트림즈의 마이클 놀테 디렉터는 “한국인은 어려보이려는 욕구가 매우 강하다. 업무경력이 20년이라도 20세로 보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이쁘장한 남자 아이돌이 만들어낸 일종의 문화”라고 분석했다. 덕분에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도 2010년 7,3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1조 2,800억 원 규모로 급증했으며,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1조 4,00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들이 늘자 국내 H&B(헬스&뷰티)기업들도 다양한 상품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국내 유명 H&B스토어의 경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성 카테고리 신장률이 40%가 넘었다. 남성 색조화장품은 매년 70%이상 판매가 증가했고, 특히 색을 띠는 보습 립밤 매출은 전년 대비 21배나 오를 만큼 색조 화장까지 하는 그루밍족이 많아졌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네오 그루밍족’도 등장했다. 그루밍족(grooming)이란 마부가 말을 빗질하고 다듬어주는 것에서 유래된 용어로, 현재는 자신들을 가꾸기 위해 패션과 뷰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다.

201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그루밍족 ‘영 포티(young forty)’는 1970년대 전후에 태어나 1990년대에 X세대로 불린, 트렌드에 민감하고 왕성한 소비력과 합리적 태도를 가진 지금의 40대이다. 그 그루밍족이 20대까지 내려오면서 진화해 이젠 외모 가꾸기가 뷰티의 차원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된 젊음과 소비 파워를 갖춘 30, 40대의 네오 그루밍족이 됐다. 스스로 외모를 경쟁력으로 생각해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으면서 각종 페스티벌이나 마라톤 행사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라이프 스타일러 말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 30대 남성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2.2%)가 자신을 ‘네오 그루밍족’이라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남성 외모 가꾸기 시대가 몰고 온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그저 환영만 할 일은 아니다. 남성들까지 자신의 가치를 외모와 외적 치장에 두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져오는 불합리한 차별과 소외는 ‘부익부 빈익빈’의 벽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하는 남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것이 또 하나의 ‘무기’란 인식을 버리지 않고 사회가 그 ‘무기’를 자꾸만 가지라고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Words 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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