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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명분을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이다. 지난 2017년 11월, 한국은행은 무려 6년 5개월 만에 금리인상에 나서 기준금리가 연 1.5%가 됐고, 이어 2018년 11월 다시 0.25%포인트 올려 기준금리는 연1.75%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게 끝이었다. 한국은행은 2019년 7월, 그리고 10월 연이어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그 결과 기준금리는 다시 연 1.25%까지 내려왔다. 그런데 문제는 금리인하로 인해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하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채권시장
금리인하 결정에는 다 이유가 있다. 금리인상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다. 경제가 좋아야 금리를 올리는 것이지 경기가 나빠지고 ‘디플레이션(Deflation, 경제 전반에 있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 조짐이 있는데 금리를 올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논란이 한창이다. 소비, 생산, 투자 등에서 쉽게 바닥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 경기 전체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에선 경제 성장률 6%도 힘들어 5%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올해 전 세계적인 금리인하 러시가 나왔고, 세계에서 나 홀로 경제가 좋다는 미국까지도 연간 3번이나 기준금리를 낮췄다.

그런데, 유독 반사이익을 누렸던 분야가 있으니, 바로 채권(시장)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채권금리도 빠르게 떨어졌고, 자금이 채권으로만 몰리며 품귀현상이 났으며, 채권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금리는 더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채권에 엄청난 버블(거품)이 쌓이면서 예상치 못한 시장 왜곡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우린 채권의 거품 붕괴를 걱정해야 할 것 같다.


채권가격과 채권금리,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채권가격과 채권금리(채권수익률/ 채권이자율/ 시장금리)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듀레이션
(Duration, 잔존만기)까지 들어가면 더 복잡해지는데, 일단 채권가격과 채권금리의 ‘반비례’ 관계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좋을 것 같다. 복잡한 공식 대신에 편의상 “채권의 인기가 높아지면 몸값(가격)이 올라갈 텐데 너도 나도 채권을 사려 몰리면 발행자 입장에선 굳이 높은 이자(금리)를 줄 필요가 없기에 채권금리는 떨어진다”고 이해하자.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반면, 해당 채권이 위험해 보이면 인기는 떨어지고 투자자는 더 외면해 채권가격은 하락하는데, 발행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이자(금리)로 관심을 끌 것이고 그 결과 채권금리는 올라가게 될 것이다. 또 하나. 종종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정책금리)와 시장에서 결정되는 시장금리(채권금리)를 혼동하곤 한다.

시장금리 결정에는 당연히 기준금리가 영향을 준다. 가령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장금리도 떨어지는 식이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종종 더 많이, 빠르게(기준금리를) 선반영하면서 왜곡이 나타나곤 한다. 가령, A 국가의 중앙은행이 지금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당분간 계속 금리를 내릴 수 있다”라는 신호를 주면 시장금리는 기준 금리 인하 폭 이상으로 떨어진다. 금리인하 기조를 선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메커니즘도 함께 염두에 두면 채권시장의 거품을 이해하는데 좋을 것 같다.


채권, 강세를 넘어 버블에 이르렀다
확실시됐던 ‘양적긴축’의 실패는 채권시장을 자극했고 결국 버블이 커졌다. 당초 미국뿐 아니라 유럽은 2010년 이
후 ‘양적완화’를 통해 풀었던 막대한 달러화와 유로화를 거둬들이겠다면서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을 천명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 중앙은행(ECB)은 그간 자신들이 매입한 국채와 회사채를 시장에 내다 팔고, 시중에 풀린 달러화와 유로화를 곳간에 넣으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양적긴축’이란 말만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폭락하는 ‘발작’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물량을 시중에 내놓지 못할 것이란 확신이 서자, 채권의 몸값은 더 치솟았고, 이제 거품 영역에까지 도달하게 됐다. 2018년 중순 연3%가 넘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019년 연 1.5%까지 급락했다. 한국 10년 만기 국고채수익률도 1.4% 대까지 급락했다.(앞서 설명했듯 이건 그만큼 채권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뜻이고 채권가격이 급등했다는 이야기다.)

올가을 국내 금융시장에 떠들썩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한 시중은행의 DLF(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이슈였다. 연
계된 기초자산은 바로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였는데 가입 이후 약 6개월 후 만기 때까지 –0.2% 밑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약 2%(연 환산 4%)의 수익을 준다는 구조였다. 결과는 잘 알려진 것처럼 독일 국채 금리는 급락해 장중 한
때 –0.7%까지 떨어졌고, 원금을 다 날린 투자자도 나오며, 엄청난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졌다. 그런데, 이때 독일 국채금리가 –0.7%라는 건 무슨 뜻일까. 피 같은 내 돈을 투자해 채권을 사주는데 이자를 받기는커녕 고맙다고0.7%의 수수료를 독일에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왜 이런 현상이 나왔을까.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유동성 입장에선 세상이 뒤숭숭하고 세계 경제가 무너질 것 같으니 ‘안전자산’을 찾아서 머물고 싶었고 결국엔 미 국채, 독일 국채, 금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대거 몰려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국채의 몸값은 높아져만 갔고 무려 –0.7%라는 심각한 마이너스 금리까지 나왔다. 결론적으로 독일이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이런
현상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우린 채권의 거품을 감지해야 한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통화든 부동산이든 이런 투자자산의 거래는 자신이 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받아줄 주체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이뤄진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가 -0.5%, -0.6%인데도 독일 국채 수요가 있는 건 향후 더 낮은 금리(높은 가격)에 자신의 물량을 넘길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어서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이런 확신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왜 오르나
지난 10월 중순에서 11월 초 사이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오히려 최대 0.28%포인트(혼합형 기준) 오르는 기현상이 나왔다. 바로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5년 만기 금융채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왜 시장금리(채권금리)는 오히려 올랐는가. 그간 떨어진 채권금리(오른 채권가격)가 과도하다고 각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도 연내 금리인하가 없다는 뉘앙스를 보이자 이제 채권금리의 급반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이제 버블(거품)에 대비해야 한다


물론 아직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정책이 끝났다고 볼 수 없고, 11월 이후 나오고 있는 채권금리 상승이 추세적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채권 버블이 터지며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게 되면 주식, 부동산에 함께 타격을 준다. 가령 2019년 세계 증시를 버티게 했던 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었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그 돈으로 스스로 회사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를 많이 발행했던 기업들은 상당한 이자부담을 지게 된다. 그렇다면 그간 사놓았던 자사주를 팔아 부채를 갚을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주식 물량이 대거 쏟아질테고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의 거품 붕괴는 부동산에 더 치명적이다. 바로 부채 때문이다. 가계부채 1,600조 원 시대에 금리가 오르면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은 원리금을 갚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금리가 더 빨리, 많이 오르면 부채의 원천인 부동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외신에서도 이제 ‘채권 거품 붕괴’에 대한 분석 기사가 나오고 있다. 조금 복잡한 구조이긴 한데 다음과 같이 이해해 보자. “그간 과도하게 뜨거웠
던 채권의 인기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하락하면서 채권 금리(시장금리)는 오르고, 이 결과 기업과 가계의 부채를 자극해 주식과 부동산에 악영향을 준다”라고. 반드시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Words 정민재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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