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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전망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전망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2020년 퇴직연금 최대 이슈로 떠오른 기금형 퇴직연금에 대해 알아본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아질지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에 따른 자산운용서비스의 현황을 속속들이 파헤쳐본다.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의 현황
대한민국은 퇴직연금제도를 2004년에 최초로 도입하며 계약형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한 이후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연금제도를 확대했고 2018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190조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의 비중이 적립금액 기준으로 63.8%, 확정기여형(DC)의 비중이 26.1%를 차지했으며 최초 확정급여형(DB)을 도입한 기업들이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면서 확정급여형(DB) 비중은 감소했으며 확정기여형(DC) 비중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퇴직연금시장은 외형적 성장 측면에서는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야 할 시점이지만 적립금 운용 측면에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자산운용보다는 퇴직연금시장의 확장에 정부의 정책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영업 채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사용자와 대출업무 관련해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은행권이 퇴직연금시장을 주도적으로 성장시켜 왔다.

퇴직연금시장의 초기 성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도적으로 발전해 2009년 이후 은행권이 50%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보험권이 시장점유율 30%로 뒤따르고 있다. 은행권과 보험권이 퇴직연금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 원리금보장형상품이 과도하게 집중된 점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전망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의 운용수익률
2018년 말 기준으로 전체 퇴직연금의 90.3%가 원리금보장형상품에 집중됐으며 은행권은 90.6%, 생명보험은 더높은 94.8%, 손해보험은 98.8%가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적배당상품에 강점을 갖는 증권마저도 81.3%가 원리금보장상품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하는 편중 현상을 보인다. 여기에 적정한 시점에 리밸런싱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에서는 운용관리업무와 자산관리업무를 하나의 금융기관에서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각 업권의 전문성을 감안하지 않고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들은 애초부터 자산운용전문가를 통한 제대로 된 자산운용컨설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퇴직연금 운용상품의 최근 운용성과를 보면 근로자가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와 IRP에서 운용하는 실적배당 상품의 수익률이 2017년도에는 주식시장 상승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으나, 2018년도에는 다시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함으로써 근로자들이 실적배당상품의 수익률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자산운용컨설팅을 수행해야 할 퇴직연금사업자와 근로자가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갖다 보니 실적배당상품 운용에서 손실이 커지게 됐다.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역량이 최초 기업 유치 경쟁에 집중되며 사업자 선정 이후 운용 효율성에 대한 노력이나 가입자 교육과 같은 자산운용서비스를 등한시하는 한계를 보인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전망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운용 구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란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기금을 설치하고, 사용자 및 근로자 대표, 연금자산 운용전문가 등의 참여로 연금자산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사용자와 노사 공동으로 기금 운영 관련 정책을 결정해 수탁법인에게 기금 운용 업무를 위탁하고, 수탁법인이 모든 관리 책임을 지고 기금을 신탁한다. 즉, 기금 운용의 주체를 명확히 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연금자산 직접 운용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수탁법인은 일반적으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두고, 이사회를 지원하기 위한 사무국과 소위원회를 선택적으로 설치된다. 수탁법인에서 채용한 내부 전문가 또는 외부 자산운용사에 의한 위탁 운용을 통해 자산운용 전문성과 연금자산 운용수익률을 제고해서 협회, 공단, 지역 등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기금을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운용이 어려운 중소규모의 기업들도 함께 적립금을 연합해서 운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한 퇴직연금제도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전망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효과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에 비해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수월하다. 또한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수로 참여하고 연금자산 운용전문가의 위원회 조직을 통한 의사결정 체계는 퇴직연금사업자에 집중된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의 문제점을 완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의 입장 및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수탁법인이 지속적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함에 따라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중심의 퇴직연금관리 및 운용이 제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현재 부분적으로 강제되는 퇴직연금의 사외적립이 회사와 독립된 기금의 형태로 조성되면 근로자의 수급권이 강화되는 측면도 있다. 또한 기금운용위원회에 연금자산 운용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하고 퇴직연금 관리 및 운용의 전문성이 강화된다. 중소기업들의 연합형기금 도입이 가능해지는 만큼 자유로운 가입을 전제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화된 퇴직연금 운용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부분도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중요한 의의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전망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발전 전망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계약형에 비해 제도 운영 및 관리에 있어 시스템 구축 및 인력 확보와 같은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관리 감독의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이 강제 전환은 아니며, 계약형과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동시에 유지시켜 가입자의 제도 선택권을 확대하며 상호 발전적 관계를 유도하게 된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으로 우리나라 퇴직연금 자산운용 시장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산운용컨설팅을 전문가인 자산운용사가 담당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실적배당상품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고함으로써 실적배당상품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용자와 근로자의 자산운용 지식도 함양해 사용자가 실적배당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국민연금 다음으로 규모가 큰 퇴직연금 운용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며 국내 증권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자산운용사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퇴직연금 자산이 증권시장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 전망된다.



Words 손재성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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