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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지 않는 마음을 위하여나이 들지 않는 열정
나이 들지 않는 열정

사람들은 젊게 살고 싶어 한다. 건강, 성형, 패션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젊음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30대만 되어도 스스로 젊음이 다 갔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70대에도 20대 못지않게 활력을 갖고 살기도 한다.열정이 없어졌다고 느끼면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라는 이유를 곧잘 붙이곤 한다. 하지만 젊음은 과연 나이라는 숫자, 또는 체력의 문제일까.


젊음의 비결, 수동이 아닌 능동의 삶
열정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능동적인 삶을 살아간다. 20여년 만에 대중 앞에 선 가수 양준일 씨가 한동안 화제였다.시간의 흐름을 무색하게 하는 그의 외모와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지만, 대중의 관심은 그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에 집중되었다. 50대였음에도 아이돌 가수에 밀리지 않는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그는 확실히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미국의 어느 작은 동네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었다는 그는 분명 성공한 가수로서의 삶을 산 건 아니다.

흔히 사람들이 연예인의 동안 외모를 보며 ‘저건 다 관리받아서 그래. 돈이 많으면 뭔들 못해’라며 경제력에 기안한다. 그런 점에서 양준일 씨는 그런 조건에서 벗어난 경우다. 작사가 김이나 씨는 ‘안무는 트렌드를 타지만 느낌은 트렌드를 타지 않죠’라고 말하며 양준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느낌이 그의 무대가 시대에 뒤처지지 않아 보이는 비결이라고 해석했다. 스스로도 그저 자신은 ‘필(feel)’대로 춤을 췄을뿐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음악은 passion(열정)이라고 생각해요.” 치킨집을 열었다가 문 닫을 수 있는 것처럼, 본인도 음반 내고 망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인다.

늘 안정을 추구하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표현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면의 즐거움을 자발적으로 발현하는 행위.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행위다. 우리는 뭐든 잘해야만 한다고,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선입견과 두려움으로 많은 것들을 주저하지 않는가.

열정적인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일단 능동적으로 해보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 그런데 순수하게 내면의 즐거움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 그건 어린아이가 아니었던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어린아이의 흥에 겨운 몸짓.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도, 잘 춰야 한다는 강박도 없는 즐거움 그 자체인 몸짓을 말이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어른들도 신이 난다.

어쩌면 가수 양준일이 보여주고 있는 매력은 우리가 누구나 다 가졌었던, 어쩌면 지금도 모두에게 내재되어 있는 그런 재능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나이 들수록 수동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이 시대에 능동적인 삶의 태도는 분명 열정과 이어지는 것이 틀림없다.


난생처음 살아보는 것처럼 살 수 있다면!
열정을 잃지 않은 사람들은 세상에 호기심이 많다. 때문에 세심한 눈길로 외부를 포착하는 힘이 있어 즐겁고 아름다운 것을 잘 찾아낸다. 생각해보라. 매사에 의욕이 없는 사람들은 타인이나 외부에 도통 관심이 없다. 또 무슨 일이든 그게 그거라는 듯한 태도로 회의적이고 무심하다. 즐거운 일이 있어도 시큰둥하다. 이렇게 시들어버린 사람들에 비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은 마치 시인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는 시 쓰는 할머니 ‘미자’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손자와 함께 살아가던 미자가 동네 문화센터에서 ‘시’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글감을 찾기 위해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모든 것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저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한 것뿐인데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꽃과 나무를 난생처음 보는 것처럼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미자. 시를 그저 쓰는 사람과 시를 살아내는 사람은 다르다. 시를 살아낸다는 것은 미자 할머니처럼 세상의 모든 것들을 ‘난생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보며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분명 생물학적 나이와 상관없이 그 사람의 삶을 젊게 만들어준다. 어린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모든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젊음을 나이의 문제라고 하기엔 여전히 삶을 생기 있게 가꾸며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다. 내면의 순수한 즐거움을 능동적으로 표현하며 사는 모습. 또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모습. 그 모습은 곧 어린아이의 몸짓과 시선을 닮아 있다.

기억하자. 자신 내면의 즐거움을 잊지 않는다면, 또 세상에 대한 관심을 끊어내지 않는다면. 몸은 늙어도 마음은 결코 낡지 않을 것이다. 오래오래 낡지 않는 마음을 위해 3월엔 시 한 편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Words. 김혜령, Illustrator. 최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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