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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한 출퇴근길의 지하철, 햇살이라고는 들지 않을 것 같은 고층 빌딩 숲. 뿌연 미세먼지에 가려 맑은 하늘을 본 게 언제일까?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고 지칠 때면 정성 가득한 한 끼 식사와 와인 한 잔이 삶을 위로한다. 푸른 하늘과 뜨거운 태양 아래서 자란 신선한 식재료가 가득한 미식의 나라 프랑스로 당신을 초대한다.


부르고뉴의 맛 ‘에스카르고’ 마늘은 맛을, 파슬리는 색을, 버터는 부드러운 식감을

"부르고뉴에는 포도밭에서 서식하는 자연산 달팽이들이 많았고, 앙토넹카렘 셰프는 고민 끝에 마늘, 파슬리, 버터를 이용하여 새로운 방식의 달팽이 요리를 선보였는데, 이 레시피가 큰 호응을 얻으며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로 자리 잡게 되었다."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escargot). 인류가 달팽이를 먹기 시작한 것은 선사시대부터라고 하는데, 지금과 같은 에스카르고의 레시피가 시작된 것은 1814년이다. 프랑스의 외교를 담당하던 정치인 탈레랑(Talleyrand)은 당대의 유명 셰프인 앙토넹카렘(Antonin Careme)에게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더 1세(Tsar Alexander 1)를 위한 저녁 만찬에 부르고뉴산 달팽이를 이용한 요리를 준비하게 했다. 당시 부르고뉴에는 포도밭에서 서식하는 자연산 달팽이들이 많았고, 앙토넹카렘 셰프는 고민 끝에 마늘, 파슬리, 버터를 이용하여 새로운 방식의 달팽이 요리를 선보였는데, 이 레시피가 큰 호응을 얻으며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도 달팽이는 귀한 식재료로 취급되며, 에스카르고는 프랑스 고급 요리로 평가받는다.

식용 달팽이의 종류는 100여 가지가 넘는데, 이 중 ‘부르고뉴의 달팽이’라는 뜻의 ‘에스카르고 드 부르고뉴’라는 달팽이 종류가 프랑스에서 가장 즐겨 먹는 식용 달팽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자연산을 거의 찾기 어려우며 양식 또한 쉽지 않아 중앙 유럽의 청정지역에서 채취한 것을 수입해 요리한다고 한다.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1-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escargot)

달팽이는 부패물이나 독성이 있는 식물을 먹고 자랐을 수도 있어 체내의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요리해야 한다. 그래서 요리하기 전 달팽이를 5일 정도 굶긴 후 흐르는 물에 씻고 큰 그릇에 소금을 뿌려 두면 체내 물질을 토해 내면서 거품이 생기는데 그 이후에 다시 한번 물로 씻는 과정을 거친 후 조리를 시작한다. 프랑스에서는 가정집에서도 에스카르고를 즐겨 먹기에 이런 전처리 과정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달팽이 전문점인 에스카르고 티에(escargotiers)에서 달팽이를 손질한 후 냉동하여 팔거나 통조림 제품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리처드 기어,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귀여운 여인>을 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에스카르고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극 중 비비안은 에스카르고 전용 집게 사용이 서툴러서 달팽이를 날려버리는 실수를 하고 마는데, 그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프랑스 여행에서 에스카르고를 먹을 계획을 세울지도 모른다. 달팽이 요리를 먹을 때는 전용 집게와 끝이 두개로 갈라진 포크를 사용하는데, 왼손으로 전용 집게를 쥐고 달팽이를 잡는다. 오른손으로는 포크를 쥐고 달팽이 껍데기에서 살 만을 조심스럽게 빼낸다. 이때 손에 너무 힘을 주면 달팽이가 날아가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전용 집게 사용이 익숙하지 않을 때는 냅킨으로 달팽이를 감싸 쥐는 것도 추천한다.

부르고뉴 지역을 여행하면 로마 예술과 중세 가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성과 교회, 요새를 통해 과거 부르고뉴 지역이 얼마나 찬란한 역사를 가졌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파리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부르고뉴 본이라는 도시의 포도밭 길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도 유명한 로마네 꽁띠(Romanée-Conti)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와인 한 병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로마네 꽁띠를 마시지는 못하더라도 비옥한 땅에서 자란 포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부르고뉴 와인과 에스카르고 요리를 맛본다면 잊을 수 없는 프랑스의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부르고뉴에는 크고 작은 와이너리가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 1곳 이상은 꼭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특히, 매년 11월 셋째 주 주말에는 전 세계 와인업계 사람들이 모여 진행하는 ‘오스피스 드 본 경매’ 이벤트가 있으니 일정을 짤 때 참고하도록 하자.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2-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부르고뉴 본의 포도밭길. 목가적인 경치를 자랑한다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3-프랑스 미식의 꽃이라 불리는 와인. 프랑스식 식사에서 와인은 필수다. 프랑스인은 하루 평균 와인을 1.3잔 소비한다

미슐랭 가이드 선정 레스토랑 파리 다음으로 많은 도시 리옹, 그리고 가정식 ‘부숑’
프랑스 교통 요충지에 있다는 지리적 장점으로 전국의 식재료가 모여 미식문화가 자연스럽게 발전한 도시. 2019년 10월에 국제 미식 센터가 리옹에 오픈하면서 미식가들 사이에서 이 도시의 인기가 한층 더 높아졌다. 리옹 국제 미식 센터에서는 음식재료를 직접 재배하는 것부터 테이블에 모여 앉아 음식을 먹는 경험까지 제공한다고 하니 리옹에 갈 계획이 있다면 꼭 방문하도록 하자.

이외에도 리옹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골목을 거닐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을 걷다 보면 거리 곳곳의 식당에 ‘부숑(bouchon)’이라는 간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부숑은 리옹의 전형적인 가정식 식당을 일컫는 단어다.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 ‘그 무엇도 낭비하지 말자’라는 신조 아래 검소함을 미덕으로 생각한 리옹의 어머니들이 간편하고 푸짐한 식사로 손님들을 대접한 것에서 유래했다. 그렇다고 해서 부숑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부숑은 리옹의 전형적인 가정식 식당을 일컫는 단어다.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 검소함을 미덕으로 생각한 리옹의 어머니들이 간편하고 푸짐한 식사로 손님들을 대접한 것에서 유래했다."


부숑계의 유명 인사로 여성 최초로 미슐랭 3스타를 두 차례 획득한 메르 브라지에(Mère Brazier)도 있다. 부숑에서는 퀄리티를 그 무엇보다 중시하며, 푸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와 전통의 진정성을 강조한다.

부숑에서 제대로 식사를 맛보고 싶다면, 돼지고기 비계를 노르스름하게 구워 낸 ‘그라통(gratton)’을 꼭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피스타치오와 함께 구운 소시지인 ‘세르블라 리오네(cervelas lyonnais)’를 함께 먹는다면 금상첨화. 디저트로는 장미 향 프랄린 타르트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기본적인 코스는 챙긴 셈이다.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4-리옹의 지역 특산품, 지역의 일반 가정식을 먹는 음식점 부송에 손님들이 가득하다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5-부숑에서 판매하는 리옹의 전통적인 가정식 상차림

라벤더가 넘실거리는 엑상프로방스에서 전통과자 ‘칼리송’을 맛보며 즐기는 달콤함
프랑스의 대표적인 과자 ‘마카롱’. 많은 사람들이 이 마카롱의 마법 같은 달달함에 빠져 있다. ‘세상에 단 하나 설레는 과자’가 있다면 단연 마카롱일 것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의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이 과자는 딸기, 피스타치오, 초콜릿 등의 다양한 맛을 가진다. 작고 동그란 모양의 컬러풀한 색감에서 먹기도 전에 이 과자와 사랑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파리의 마카롱 맛집으로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라뒤레(laduree)를 꼽는다.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유명한 마카롱 판매점으로 1, 2층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마카롱뿐만 아니라 다양한 빵과 초콜릿도 판매하고 있으니 함께 맛보는 것도 좋다.


"파리를 여행할 때 마카롱을 먹었다면, 엑상프로방스를 여행할 때는 ‘칼리송’을 맛봐야 한다.
프랑스 전통 과자인 칼리송은 엑상프로방스 아몬드와 설탕에 절인 멜론, 오렌지 등을 섞어 만든 과자다."


파리를 여행할 때 마카롱을 먹었다면, 엑상프로방스를 여행할 때는 ‘칼리송’을 맛봐야 한다. 프랑스 전통 과자인 칼리송은 엑상프로방스 아몬드와 설탕에 절인 멜론, 오렌지 등을 섞어 만든 과자다. 엑상프로방스 지역을 여행하면 무수히 많은 전통과자점을 만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프랑스 전통 과자 칼리송을 맛보고 싶다면 모두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엑상프로방스에 위치한 ‘칼리송 뒤 로이 르네’. 1920년 문을 연 칼리송 전문점으로 낱개 포장 제품부터 선물용으로 좋은 아기자기한 패키지까지 여행객의 눈과 지갑을 유혹하는 곳이다. 지인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한국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마카롱보다 조금은 생소한 칼리송을 준비하는 건 어떨까?

엑상프로방스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계를 주름잡았던 세잔, 에밀졸라 등 셀 수 없이 많은 예술가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시간을 보냈던 카페 ‘레 되 가르송’이 있다. 이 카페에서 칼리송과 커피를 마시며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 대신 ‘미드나잇 인엑상프로방스’로 달콤한 상상에 잠겨보자.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6-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라뒤레. 프랑스의 고급 제과점으로 마카롱 판매로 유명하다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7-알록달록 예쁜 색감의 마카롱
미식가들의 성지 프랑스에서 찾은 맛있는 이야기08-전통 프랑스식 엑상프로방스 사탕, 칼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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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이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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