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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언어 듣기 평가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1시간째 가자미눈을 뜨고 나를 노려보는 댕댕이를 보고 있자니 문득 90년대 유머가 떠올랐다. 어떤 사람이 강아지용 통역기를 구해 몸에 달아주었더니 ‘내 몸에 이딴 거 달지 마’라는 말이 출력되었다지? 열 길 물속보다, 한 길 사람 속보다 더 알기 힘든 댕댕이의 마음! 이제는 알고 싶다.


1. 잘못했어? 안 했어? 어?번역 결과: 주인님이 왜 화났지? 내가 뭘 잘못했나?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더니 폭격 맞은 것처럼 잔뜩 어질러진 마이 하우스. 댕댕이를 붙들고 혼을 내니 겁에 질린 채 눈만 껌뻑껌뻑 한다. ‘이만했으면 알아들었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댕댕이 훈육은 잘못하는 그 즉시 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 오히려 ‘내가 반기는 게 싫은 건가?’ 오해하고 당신의 귀가를 두려워할 수 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2. 이거 참 맛있네, 쩝쩝번역 결과: 나도 줄 거야? 나도 먹을 수 있어?
불금의 별미인 치맥 나이트. 그런데 옆에서 알짱대는 댕댕이가 눈에 밟힌다. 입맛을 다시며 눈을 반짝이는 댕댕이. 하지만 이들이 사람의 음식을 먹지 못했을 때는 잠시 허탈할지 몰라도 크게 실망스럽진 않다. 물론 한입 맛보게 해주면 학습효과가 생기니 기대치가 올라가겠지만…. 참고로 댕댕이의 건강을 위해서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3. 울 댕댕이 지금 뭐해?번역 결과: 나 심심해, 왠지 짜증 나, 놀아줘, 관심 줘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폭풍 수다 타임. 그런데 ‘픽픽픽픽’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댕댕이가 이불을 굴 파듯 벅벅 긁어대고 있다. 강아지가 굴 파기 놀이를 하는 이유는 대개 ‘심심해,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여, 놀아줘, 관심 줘’라는 의미가 크다. 혹시 종일 댕댕이를 홀로 두고, 귀가 후에도 스마트폰 보느라 댕댕이를 홀로 방치해 두진 않았는지 자신의 행동을 반추해보자. 못 믿겠다면 굴 파기 중인 댕댕이를 데리고 즉시 산책 20분만 다녀와 보자.


4. 왜 소변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녀?번역 결과: 나 자신을 소개하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야~
산책만 나갔다 하면 여기저기 소변을 뿌리고 다니는 댕댕이. 흔히 ‘마킹’이라 부르는 댕댕이의 행위는 자기소개하는 것과 비슷하다. 댕댕이들은 냄새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데 여러 댕댕이들이 마킹하고 간 전봇대나 나무, 벽 같은 곳은 우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저, 가입했어요~ 이름은 ㅇㅇ이고요, 나이는 ㅇㅇ이에요’라며 글을 올리고 ‘안녕, 나는 ㅇㅇ에 사는 댕댕이임’ 댓글 다는 것과 같다. 이는 댕댕이의 사회성을 기르고 만족감을 키워주는 데 효과적이다.


5. 다녀올게~ 집 잘 보고 있어번역 결과: 어디 가? 나 두고 가? 돌아와?
출근시간. 주 5일 반복되는 상황인데도 오늘도 댕댕이는 불안함 가득한 눈빛으로 다리에 매달린다. 자신도 데려가 달라는 듯이. 시간이란 댕댕이에겐 더더욱 상대적인 존재라 우리가 잠깐 외출한 1시간이 이들에게는 하루처럼 느껴진다. 즉 우리의 외출은 댕댕이들에게 혼자서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불안한 시간이다. 아무리 ‘금방 올게~’ 말해줘도 댕댕이들은 모른다. 그러니 댕댕이에게 귀가시간을 학습시켜 ‘주인은 꼭 돌아온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6.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번역 결과: 나 안 버릴 거지? 나랑 계속 함께해줄 거지? 나 보살펴 줄 거지?
아픈 줄도 모르고 홀로 방치했던 댕댕이. 결국 동물 병원에 입원시키고 말았다. 작은 몸에 링거를 꽂고 나를 보며 낑낑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니 원망하는 것 같다. 가끔 댕댕이에게 화풀이성 훈육을 하고 잘 못 대해준 지난날이 떠올라 미안하단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댕댕이는 아무리 사과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댕댕이는 주인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기 때문에 사과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주인이 슬퍼하면 댕댕이는 슬프고 불안해진다. 댕댕이의 낑낑거림은 아이처럼 ‘날 더 보살펴주고 사랑해 줘’라는 투정일 수 있다. 미안하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 주자.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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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오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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