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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로도 좁혀지지 않는 후배의 언어후배 언어 듣기 평가
후배 언어 듣기 평가

입사 1년 차 김젊음 사원. 연차 사유로 ‘BTS 콘서트 관람’을 기입하고, 예고되지 않은 회식은 과감하게 ‘패스’를 외치던 패기 100%의 그는 우리 부서의 인싸였다. 그런데 젊은 친구의 혈기왕성한 호기로움이 요즘에는 왜 이렇게 거슬리는 걸까? 자꾸 ‘라떼는 말이야~’를 읊조리게 되는 것을 보니 나도 꼰대 대열에 들어선 걸까 씁쓸한 생각도 들고… 자꾸만 멀어지는 후배와의 간격. 그들의 언어로 속마음을 엿본다면 이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1. 아… 대리님은 뭐 드시게요?번역 결과: 동석 노 놉! 님과의 식사를 피하고 싶다점심시간. 김젊음 사원에게 ‘오늘은 뭐 먹을까?’ 물었더니 ‘아… 대리님은 뭐 드시게요?’ 라고 되묻는다. 얼핏 보면 선배를 위한 착한 후배의 배려 같다. 과연 그럴까? 배려라면 질문은 보통 ‘뭐 드시고 싶으세요?’나 ‘대리님 먹고 싶은 거요~’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위 질문은 말 그대로 팩트 체크다. 당신이 먹으려는 메뉴의 정보를 입수한 뒤, 같은 공간에서 섭취 가능한 메뉴를 회피해 답하려는 것이다. ‘아~ 그럼 저는 편의점 가서 먹을게요’처럼 말이다. 후배가 이런 식으로 점심식사 동석을 회피한다면 곰곰이 생각해보자. 밥 먹을 때 잔소리로 식사를 불편하게 하진 않았는지, 너무 내 입맛의 음식만 골라 먹었는지, 아니면 그 녀석이 고독파 사춘기인 건지…

2. 언제까지 해야 해요?번역 결과: 드랍 더 타임! 당장은 못 해요팀장님으로부터 ASAP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내려왔다. 혼자 처리하려니 버거운 양이다. 이제 슬슬 김젊음 사원에게 비중 있는 업무를 맡겨볼까? 업무를 지시하자 똘똘한 눈빛과 끄덕임으로 열정을 보이던 김젊음 사원! 마지막 질문으로 ‘언제까지 해야 해요?’라고 묻는다. 왜 그는 늘 일을 줄 때마다 꼬리말처럼 ‘언제까지 해야 돼요?’라고 질문하는 걸까? 답은 뻔하지 않은가? 오늘 중 처리해야 할 다른 업무가 있다거나, 약속이 있다거나, 업무를 당장 하기에 부담된다거나, 그냥 바로 하기 싫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당장은 못 한다’는 뜻이다.

3. 너무 좋아요!!!번역 결과: 생각 리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찌하리…장거리 회의 끝에 힘겹게 A안이 결정됐다. 젊은 감각으로 A안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 김젊음 사원을 불러 물었더니 ‘오! 너무 좋아요!!!’라며 A안이 인플루언서가 된 것 마냥 ‘좋아요’ 찬양을 펼쳤다. 정말 그렇게 좋은가? 자, 우리는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면 김젊음 사원은 최소 무엇이, 어떻게, 왜 좋은지 정도의 코멘트를 남겼을 것이다. 그저 앵무새처럼 ‘좋아요~’만 외치고 있다면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만약 당신이 후배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핀잔을 주어 자신감을 깎아내린 적이 없다면 초등학교 과정으로 돌아가 교육을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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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언제 확인 가능하세요?번역 결과: 급급급급급, 컨펌 빨리!!!!웬일로 아침 일찍 김젊음 사원의 업무 메일이 왔다. 대충 읽어 보니 피드백을 천천히 줘도 될 듯해 뒷순위로 넘겼는데, ‘띵동’ 울리는 김 사원의 메신저. ‘대리님, 메일 언제 확인 가능하세요?’. 그래서 ‘응~ 내일 회신해 줄게’라고 답했더니 파티션 너머로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린다. 요즘 친구들은 직설적인 듯하면서 소심하다. 마치 서행하는 스포츠카 같다. 그들은 지금 일정은 급해 죽겠는데, 함흥차사인 업무 메일이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빠를수록 좋은 건 탈모 치료뿐만 아니다. 컨펌도 빠를수록 좋다.

5. 대리님, 톡 지금 봤어요번역 결과: 문자가 온 것은 알았지만 답하기 싫었다주말, 갑자기 월요일에 있을 중요한 회의가 생각나서 김젊음 사원에게 톡을 남겼다. 회의 20분 전에 미리 자료 준비해놓으라는 내용…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답이 오지 않고 1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대리님, 톡 지금 봤어요~’ 라고 회신이 오는데… 퇴근 후, 특히 주말에 울리는 회사 톡은 봤어도 외면하고 싶은 불청객이다. 정말 급한 일이라면 전화가 왔겠지. 왠지 주말을 방해하는 듯한 업무 문자에 요즘 사원들은 ‘안읽씹’으로 응수한다. 유럽에서는 업무 시간 이후 문자나 메일을 금지하고 있다. 비상 연락의 경우 어쩔 수 없지만, 주말을 넘겨도 시말서 쓰지 않는 급한 것이 아니라면 퇴근 후나 주말에 톡을 보내는 것은 지양하자

6. 의견 주신 대로 진행했습니다번역 결과: 님이 시킨 대로 했으니 책임 전가는 거절합니다언제부턴가 김젊음 사원의 메일에 거슬리는 문장이 보인다. 어떤 메일이든 ‘대리님이 말씀하신 대로’, ‘대리님이 의견 주신 대로’라는 부연설명이 붙어 있는 것이다. ‘젊음 씨~ 나, 재주 부리는 곰이니까 일일이 내 이름 언급 안 해도 돼~’라고 말해줘도 묵묵부답인 김 사원. 이럴 때 이유는 대게 하나다. 억울해서… 업무 지시 과정에서 말을 여러 번 번복하거나 잘못 전달해 후배를 억울하게 만든 상황이 잦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 증거용으로 로그를 남겨두는 것이다. 물론 후배가 오직 시킨 일에만 충실하고 책임이라곤 1도 지기 싫어하는 징징이일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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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오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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