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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경제 회복은 정체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4분기는 안전자산 투자 비중의 확대를 추천한다. 또한 4분기 증시는 11월 미국 대선 전후 불확실성 확대로 조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자산으로 돌아가야 할 때
오는 11월 3일 예정된 미국 대선 전후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이 낮아진 영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 회복을 위해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 요인이지만 중국과 위험자산에 더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다. 대선 이후에도 미-중 관계가 당장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추가 관세 부과 등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고,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불공정무역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중국에 대한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개선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4분기 안전자산의 확대를 추천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경제가 크게 타격을 받은 후 3분기 회복세를 보였지만 4분기에는 회복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다. 재정과 통화 정책을 쏟아 부어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높였기 때문에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과거 타격이 컸던 전염병 발발 이후를 분석한 결과, 투자보다는 저축 심리가 강해졌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도 저축률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각국의 단기 소비진작책으로 소비가 늘어났지만 계속 재정 정책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고 소비의 회복세는 정체될 것이다. 기업들도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투자를 꺼릴 것이고, 고용에도 소극적일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리쇼어링 정책은 생산 효율성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가 전쟁과 자연재해 등과 달리 시설물을 파괴하지는 않았으나 인적 자본에 타격을 줌에 따라 노동 생산성도 낮아질 수 있다.

게다가 계절적으로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안전자산의 확대를 추천하는 이유이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4분기에 북반구의 기온이 낮아지면 해당 지역의 사망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 모형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는 4분기에 다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의 사망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코로나19의 사망률이 상승하면 국가별 봉쇄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경기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미국 대선 불확실성 속 증시 조정에 유의
미 대선이 몇 달 남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대선 결과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시장의 합치된 예상치)가 분분하다. 미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와 조지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트럼프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남은 시간 동안 트럼프의 전략적 움직임이나 코로나19 사태 전개에 따라 실제 대선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겪었던 ‘샤이 트럼프’들의 재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우편투표 방식을 실시함에 따라 결과 발표 지연이나 결과에 대한 후보자의 반발 등 기존에 없던 또 다른 불확실성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 워싱턴을 비롯해 여러 주에서 우편투표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해 미국 내 전체 유권자의 70% 이상이 우편투표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이미 우편투표 방식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대선 일정의 연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 이벤트는 역사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였다. <그림2>를 참고하면, 2000년대 이후 미국 대선이 있었던 해의 월별 정책 불확실성 지수(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는 공통적으로 9월부터 높아졌다.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미국의 정치, 경제, 외교적 영향력이 큰 만큼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전반에서 확인된다. 국내 주식시장도 미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영향권 안에 있었다. 미 대선 1개월 전부터 공통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으며 지수는 하락했다. 이번에도 미 대선을 앞두고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

대선 이후 미국 정책 방향에 따라 지역별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코로나19로 훼손된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추가 감세를, 바이든은 인프라투자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불공정 무역 타개, 기술 패권 쟁탈을 위한 대중국 압박은 두 후보 모두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방법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미-중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으며 양국과의 교역이 중요한 국내 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중앙은행, 변화의 조짐
2020년은 코로나19가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했다. 4분기가 시작되는 지금도, 코로나19는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자체의 확산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백신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코로나의 생채기가 아물기 위해서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행히 3월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많은 정책을 쏟아내면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는 안정적으로 방어됐다.

문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정말 낮다는 점이다. 이미 각국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에 봉착한 시점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린다면 많은 국가가 마이너스 기준금리 제도를 도입할 수 밖에 없다.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이 다변화됐지만, 중앙은행이 가장 손쉽고 빠르게 쓸 수 있는 기본 정책은 기준금리 조정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기준금리의 도입은 꾸준히 선택지로 등장할 것이다.

ECB(유럽중앙은행)는 이미 마이너스 기준금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미국 연준과 영란은행(영국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기준금리의 목전에 와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적어도 내년에서 내후년까지는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마이너스 기준금리도 자연스레 거론된다. 코로나19 위기 초반, 영란은행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경기 방어를 위해서라면 마이너스 기준금리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3분기 들어 그러한 행보가 점차 변화하고 있음이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준과 영란은행이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은 이익보다는 비용이 더 높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 ECB 역시 기존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판단하지만, 마이너스 폭이 추가로 늘어날 경우 은행권 수익성에 비생산적일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다행히 경기 둔화의 폭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무리할 필요가 없다. 여력이 없으면 없는 대로, 이미 시행한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정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현재의 저금리를 유지해주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가능한 변화를 점쳐본다면, 앞으로 정책의 포커스가 명목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실질 기준금리의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조동철 금통위원이 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실질금리 상승을 꼽을 수 있다. <그림 3>을 참고하면, 최근 각국의 빠른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질 기준금리가 하락 추세에 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 인플레이션율 하락이 기준금리 인하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다.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결국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더 낮추거나, 인플레이션을 상승시켜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물리적으로도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긍정적일 수 있다. 관련 수단으로는 현재 2%의

물가 목표제1) 변경(물가 목표치 상향 또는 범위 제시 등) 및 포워드 가이던스2) 구체화를 꼽을 수 있겠다. 현재의 2% 전후로 설정되어 있는 많은 중앙은행들의 물가 목표는 2000년대 초반, 금융위기 이전에 설정된 것이다. 그 당시 중앙은행의 역할은 인플레이션 파이터였기 때문에 낮은 물가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인플레이션 과열을 누르고자 했던 것이다. 반면, 오랜 저성장·저금리의 영향으로 현재 중앙은행은 오히려 디플레이션 파이터에 가깝다.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도, 이미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물가 목표제 변경 혹은 포워드 가이던스 구체화와 같은 변화를 논의해오고 있었다. 기준금리 인하라는 가장 많이 쓰던 기존 수단의 여력 부족과 변화하는 경제 상황을 반영한 중앙은행의 변화인 것이다. 추가 정책이 나타나기는 어려운 가운데 빠르면 올해 4분기 내에 연준을 중심으로 포워드 가이던스 구체화와 물가 목표제 변경, 구체적인 방향성 등이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런 정책들이 실제 시행되고, 실질금리를 상승시키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정책 가이드의 변화가 감지된다면, 적어도 시중금리(=명목금리,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금리) 추가 하락에는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4분기 이후 시중금리 상승 압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2020년 4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1) 물가 목표제 (인플레이션 타깃팅 제도): 중앙은행이 일정한 기간 동안 달성해야 하는 물가 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추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제도로 1990년대 이후 확산되기 시작. 현재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대부분이 물가 목표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체로 연간 물가상승률 2% 근처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통화정책의 목표다.

2) 포워드 가이던스: 중앙은행이 경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중앙은행이 도입해 시행하기 시작.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알림으로써 금융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 첫 포워드 가이던스로는 미국 연준이 2012년 실업률 6.5%, 기대 인플레이션 2.5%를 달성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라고 제시했다.


Words.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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