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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국 사회에 어떠한 의미인가?
세종시, 한국 사회에 어떠한 의미인가?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것이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및 지방과 수도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는 최선의 선택일까?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의 기능을 분산하기 위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빠르게 인구수가 증가하는 세종시
세종시가 출범한 지도 10년 가까이 되었다. 세종특별자치시설치특별법에 근거하여 2012년 7월 1일자로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구 10만 명 규모의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하였다. 출범 이후 세종시는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단순히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해 인구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혁신적인 도시로 거듭났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17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세종시 평균 연령은 36.8세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현재 평균 연령이 40세 미만인 시·도는 세종을 포함해 울산(38.9세), 광주(39세), 경기(39.3세), 대전(39.5세), 인천(39.9세) 등 6개 시·도뿐이다. 세종시가 이처럼 젊은 층이 많아진 이유는 인근 충청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세종시로 이전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 인구가 크게 증가한 사례는 울산, 거제 등 일부 산업도시가 조성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산업도시 중에서는 세종시가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 이동과 향후 인구전망> 보고서에서도 드러나듯이, 2020년 올해는 수도권 인구(2,596만 명)가 비수도권 인구(2,582만 명)를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통계청이 1970년 이후 인구통계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 발생한 현상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인구 유입과 유출의 역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으로 인구가 몰리는 구조가 지속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도권 이외의 지역 중 인구 유입이 급속히 증가해 온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세종시’다. 2020년 현재, 세종시의 인구는 34만 명 수준으로 불과 8년 만에 인구 규모가 3.5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도권 인구 유입 속도가 다소 주춤하게 된 데에는 역시 세종시로 인한 인구 유출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세종시, 한국 사회에 어떠한 의미인가?


행정수도 이전, 필요할까?
최근 수도권 인구 과밀로 인한 부동산 문제,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대두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향후에도 수도권으로 지속적인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종시는 우리 사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젊은 계층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잡을 수 있는 유의미한 대안을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분명 나름의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최근까지 세종시로 유입된 인구 대부분이 젊은 계층들이라는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할 것이다.

국가가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행정수도 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이유는 단순히 수도권 인구 과밀로 인한 문제 해결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완전한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세종시 유목민’이라는 표현이 있다. 많은 공무원들이 서울이나 세종시 한쪽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신세를 보고 지은 말이다.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다른 부처 내지 공공기관과 소통하기 위해서, 국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출근하자마자 고속철도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공무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국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해당 국가의 공공부문의 역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의 중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주요 부처 고위 공무원이 하루 일과 대부분을 기차 안에서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 여타 주요 부처들과 공공기관을 추가로 세종시에 이전하는 것은 국가 공공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주요 밑거름이 되어 줄 것으로 판단된다.



세종시, 한국 사회에 어떠한 의미인가?
"세종시 첫 지식산업센터인 ‘세종 대명벨리온’.
세종 대명벨리온이 들어서는 세종테크밸리는 바이오·환경·정보업 등 첨단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산업단지다."


다양한 분야의 기관이 함께 이전해야
세종시의 설립 초기인 2007년부터 2015년까지를 1단계 초기 활력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세종시는 행정·공공기관 종사자 등 정책적 인구 유입을 중심으로 한 도시 성장을 추진해 왔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36개 중앙행정기관(18개 중앙부처본부, 18개 소속기관)이 2012년부터 2014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행복 도시로 이전을 완료했고, 최근 행정자치부에 의해 추가 이전이 확정된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 등도 추가 이전을 완료했다. 1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역시 모두 세종시로 이전 완료되었다. 하지만 세종시가 단순히 행정·공공 기능에만 국한되어 발전하는 수준을 넘어 주요 산업과 과학기술 등을 포함하는 경제도시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현재 세종시 공무원들은 마치 외딴섬에 갇혀버린 형국이다.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판단할 때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현실 부합도가 높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조우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종시가 단순히 공공부문 사람들만 모여드는 공간이 아니라 민간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발전시켜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최근 네이버를 비롯해 다음소프트 등 미래지향적인 신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들이 속속 세종시 입주를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향후 세종시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세종시에 추가로 입주하여 공공부문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 사례로 들여다본 행정수도 이전의 문제점
이상에서 설명한 바처럼, 세종시는 수도권 인구 과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이자, 우리 사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젊은 계층에게 저렴하고 쾌적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행정수도 이전 프로젝트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와 유사한 이유로 출범한 행정도시인 브라질리아의 사례를 통해서 향후 세종시가 직면할 문제들이 무엇인지 쉽게 확인 가능하다.

브라질은 동부 해안 중심으로 국가 발전이 편향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륙 지역인 해안에서 965km 떨어진 땅에 행정도시인 브라질리아를 건설하였다. 이는 그간 리우데자네이루시, 상파울루시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밀집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브라질리아는 지난 1960년 처음 수도로 지정된 후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인구 300만 명의 큰 도시로 발전했으며 대통령관저, 국회의사당, 최고재판소 등 행정부·입법부·사법부 핵심 기관이 모여 있어 브라질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한다.

그러나 브라질리아는 급격한 도시 팽창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도로, 하수처리시설, 거주지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관공서가 몰린 도시 중앙에만 일자리가 밀집해 있어, 출근 시간에만 유동인구가 몰렸다가 퇴근 이후 인근 침상도시로 빠져나가는 텅 빈 도시가 됐다는 지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세종시 역시 브라질리아의 전철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인의 개인적인 의견을 넘어, 관련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일례로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지역안전지수 부분에서 세종시는 최하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역안전지수는 안전에 관한 국가의 주요 통계를 활용해 지자체의 안전수준을 분야별로 계량화한 수치다. 시·도 등급에선 서울특별시와 경기도가 화재와 교통사고 분야 모두 1등급을 받은데 반해, 세종시는 화재 및 교통사고 모두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는 세종시가 미래지향적인 도시로 기획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자아내는 결과라 할 것이다.

새로운 도시가 조성되면서 해당 도시의 성패가 확인되는 데는 2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현재 세종시는 조성 초기부터 10년 정도가 흘러 절반이 지난 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종시 프로젝트의 성패는 남은 10년 동안 우리가 어떠한 전략과 기획을 도입할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세종시, 한국 사회에 어떠한 의미인가?


Words. 박정호 명지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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