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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눈길 가는 ‘실버 투자’의 세계
낯설지만 눈길 가는 ‘실버 투자’의 세계

금(金)에 이어 은(銀)까지 투자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외환경이 미래 투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은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려는 ‘실버 러시’ 족도 생겨나고 있다. 은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걸까. 해볼 만한 투자일까.


왜 은(銀) 투자를 주목할까
은 투자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자금이 은 투자로 유입되는 형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금이나 은을 찾는 자산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값이 오르면서 투자 심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은은 201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산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제 은 시세가 L자형 곡선을 그리며 하락해왔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은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국내 최대 민간 금속거래업체인 한국금거래소의 2018년 상반기 은 판매량은 1t에 그쳤지만 하반기엔 7.8t으로 올랐다.

COMEX(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8월 10일 기준 국제 은 시세는 트로이온스(31.1034g)당 29.25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8월부터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은값은 2015년 이후 13달러에서 20달러 사이에 머물러 있었다. 1년 전(2019년 8월 9일), 16.90달러에 비해 73.1% 급등했다.

은은 통상 산업용 수요가 많아 국내외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선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은 시세가 상승 탄력을 받는 것은 대체 투자처로 삼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적금 금리가 낮아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은 투자를 고려하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올 하반기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산업재인 은 수요의 증가를 예상한 매수자금도 유입되는 분위기다.


실버바 구입·간접 투자 등 방식 다양
대표적인 은 투자 방법은 은행에서 실버바를 직접 구입하는 것이다. 은 적립식 통장을 판매하는 은행도 있다. 이 상품은 실물 거래를 하지 않고 통장을 이용해 은을 그램 단위로 매입 및 매도하는 식이다.

실버바는 ‘◇◇ 금거래소’나 ‘◇◇ 금속’ 등 귀금속 유통업체를 통해서도 살 수 있다. 시중 금은방에서도 은을 구매할 수 있지만 품질보증 문제를 생각하면 은행이나 대형 귀금속 유통업체를 이용하는 게 좋다. 실버바는 대개 직육면체 형태다.

은 실물투자의 장점은 되팔 때 세금이 없다는 점이다. 다만 살 때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또 개인 간의 거래가 아닌 이상 사고팔 때 업체에 수수료를 줘야 한다.

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채권(ETN) 등 금융상품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은 현물에 직접 투자하기 부담스러울 때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은 간접투자의 경우 팔 때 이익을 봤다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이익을 보지 않았다면 세금은 내지 않는다. 사면 반드시 세금을 내야 하는 실물 투자와의 차이점이 있다.


낯설지만 눈길 가는 ‘실버 투자’의 세계
낯설지만 눈길 가는 ‘실버 투자’의 세계

은값 더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은값이 금값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은 투자 수요가 지속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수록 은 가치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산업 활동이 재개되면 수요가 더 늘어 은값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은 전기전도율과 열전도율이 금속 중에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전기전도나 열전도가 필요한 고급 제품에 활용도가 다. 전기자동차 핵심 구성 부품에 주로 사용되고 태양광 패널 등을 제조할 때도 필요하다.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주요 국가의 친환경 정책도 은 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각 국가에서 상용화를 추진 중인 5G(5세대) 통신망에도 은이 활용된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마카일 슈에 상품 및 외환 전략가는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 산업 수요가 많은 은의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여러 전문가들이 은값 상승을 점치는 배경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동시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박호영 IBK기업은행 자산관리전략부 차장은 “은 투자는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방향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향후 금리 정책 등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금 대비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이 낮아지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은값의 강세 흐름은 유지될 거라고 조언했다.


낯설지만 눈길 가는 ‘실버 투자’의 세계


은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은은 가격 등락 폭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등락 폭이 큰 편이다. ‘고위험’이 동반된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은은 한 번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폭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2011년에도 은값이 널뛰기하면서 투자자들이 낭패를 본 사례가 있다. 2011년 국내 은 시세는 3월 말 1돈당 5,000원 선에서 4월 25일 기준, 8,085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다 9일만인 6월 4일에는 6,000원까지 떨어졌다.

박호영 IBK기업은행 차장은 “은은 투자자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매우 높은 변동성을 지닌 ‘난폭한’ 자산에 속하는 투자대상”이라며 “2010년부터 올해 8월 초까지 은값의 연평균 변동성은 27%에 달한다”고 했다. 같은 기간 금값의 변동성은 15% 안팎으로 집계됐다. 위험자산에 속하는 코스피지수와 비교해도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투자의사를 결정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박 차장은 “은 투자는 전체 투자자산의 5% 수준을 넘지 않는 자산배분 전략을 추천한다”고 했다.

또 은은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감안 해야 한다. 단기 차익을 기대하고 뛰어드는 것보다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


Words. 정지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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