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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몸이 내게 말을 걸었다
어느 날 몸이 내게 말을 걸었다사람은 열정적일수록 자신의 몸에는 관대해진다.
하지만 ‘이정도야, 난 강한 사람이니까 버틸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리석다.
몸이 말을 걸어오기 전에, 당신이 먼저 관심을 주기를. 식상한 말이지만, 건강이 제일이다.


열정 같은 소리 하지마라
밤에는 멍청하게 잠이 오지 않다가 새벽에 일어나기란 왜 이렇게 힘겨운 것일까. 한시가 넘어서 잠을 잤으니 당연히 새벽 여섯시에 기상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겠지. 정말로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아침, 로봇처럼 일어나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회사 갈 채비를 마친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사람인데, 요즘 들어 생각할 일이 더 많아졌다.

건강하게 잘 사는 일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요 근래 부쩍 몸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건강만큼은 자신 있다고 자부했는데, 이제 몸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나이에는 당연한 거야.” 건강하지 않아서 슬프다는 나의 푸념에 그가 나를 보며 입을 연다. 사실 시간 활용을 철저하게 하는 사람은 쉼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다. 주중엔 업무에 치여 쉴 틈 없이 일하면서도 주말에는 또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아지는 사람. 매일 6시 이전에 기상하면서 집에 돌아오면 늘 밤 9시가 넘어가는 생활 패턴으로 10시가 다 돼서 저녁밥을 먹었다. 피곤은 쌓여만 가고 주말에도 늦잠을 잘 수 없는 날들이 지속되면서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특히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 꾀를 부릴 성격도 못돼서 꼭 내가 나가서 처리해야 직성이 풀렸다.

새롭고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는, 마흔에 가까운 나이인데 아직도 꿈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내게 체력이 좋다고 이야기했지만, 어쩌면 나를 쓰러뜨리지 않는 것은 정신력이었다. ‘젊으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젊지 않았다. 몸이 자꾸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제대로 쉬지 않으면서 일을 하는 것은 몸을 혹사시키는 행위다. 작년에 목에 혹 같은 게 잡혀서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갔었다. 다행히 단순 임파선염이었다. 하지만 의사는 내게, 언제든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쉬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나타나는 질환. 덜컥 겁이 났고 앞으론 몸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생활 패턴을 바꿀 순 없었다.

몸에 좋다는 기능성 알약을 사서 책상 위에 올려두고 유통 기한이 지나 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솔직히 난 기능성 약의 효능을 잘 믿지 않는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음의 안도나 위안거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구매한 약은 몇 번 먹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가기 일쑤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삶’이었다.
조금 요령을 피워도 괜찮다는 이야기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건강한 당신이 가장 행복한 사람
체력과 면역력이 언제부턴가 곤두박질쳐 바닥으로 이끈다. 쉼이 필요하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던 것에 내 몸에 사과를 구한다. 몸이 말을 걸어올 땐 정말로 무심히 받아들여선 안 된다. 당신도 언제나 청춘일 순 없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며 몸을 혹사하면 그 결과는 참혹하다. 당장은 아무렇지 않을지 모르지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무너진 신체를 마주하게 된다.

몸은 쉽게 자신에게 말을 건네지 않는다. 그저 작은 몸짓만 보일 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괜찮아,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라고 당연하게 자기 최면을 걸어 버린다. 하지만 뒤늦게 몸의 이상 신호를 느낀 다음에서야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한다. ‘미련한 것.’

한번은 술자리에서 선배에게 나는 자가 소유 아파트를 가진 것에 부러움을 표했다. 그랬더니 선배는 “누가 누가 더 불행한지 게임할래?”라고 말했고, 우리는 서로가 가진 아픔에 대해 꺼내놓기 시작했다. “나 어릴 때부터 심장이 안 좋아서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해.” 한 선배가 갑자기 건강 이야기를 꺼냈고 분위기는 침울해졌다. 그러자 또 다른 선배가 “난 자궁근종으로 수술을 했는데도 생리 때만 되면 빈혈이 심해.” 이야기를 마친 두 사람이 나를 쳐다본다. 아직 나는 건강하다. 가끔 잘 쉬지 못해 병원을 찾긴 하지만 그들에 비하면 큰 증상은 아니다. 결국 이 게임에서 패한 사람은 내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삶’이었다. 조금 요령을 피워도 괜찮다는 이야기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챙기는 게 가장 현명한 일임을 언젠가는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건강하게 살자. 오늘도 그러자고 나 자신에게 세뇌를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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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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