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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원목으로 건강까지 지킨다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신탁부 박용준 과장 · 외환사업부 김기운 대리
원목 도마는 플라스틱이나 실리콘보다 항균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습기와 해충에 강한 친환경 원목으로 직접 도마를 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 손으로 깎고 다듬는 청결하고 위생적인 도마 만들기.

유칼립투스로 만든 엔드 그레인 도마
가을을 몸에 입은 계절은 벌써 겨울을 날 채비를 한다. 제법 차가운 공기가 도는 밤 7시, 해는 이미 져서 어둠이 시작되는 시간, 성수동 한 목공방에 불이 켜져 있다. 공방 안은 다양한 목재와 제품으로 둘러싸여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나무로 만든 것들을 좋아하나 보다.

수업 시간이 다가오자 신탁부 박용준 과장과 외환사업부 김기운 대리가 공방 문을 연다. 두 사람이 만들 도마는 유칼립투스 수종의 엔드 그레인(end grain). 엔드 그레인이란 목재를 섬유 방향과 수직이 되도록 잘랐을 때 노출되는 횡단면의 나뭇결을 이야기한다. 엔드 그레인 도마는 SBS 예능 <미운오리새끼>에서 이상민이 이 도마를 가장 아끼는 물건으로 소개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고, 일명 ‘이상민 도마’로도 불리고 있다.

수업 시작과 함께 강사가 목재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린다.
“도마 윗면으로 나무 나이테를 볼 수 있는 게 멋스럽죠. 집성(나무를 목재 전용 보드를 이용해 붙임)된 방식에 따라 무늬가 다르니 원하는 것을 골라 봐요.”

사뭇 진지하게 목재를 바라보는 두 사람, 모던하고 기하학적인 무늬가 멋스러운 목재를 선택한다. 유칼립투스 수종은 항균 작용이 있어 도마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와플목공방의 엔드 그레인 도마 만들기 수업은 도마의 샌딩과 각인, 그리고 오일링 작업의 순서로 진행된다. 먼지와 나뭇가루가 많이 날리는 클래스의 특성상 먼저 마스크와 앞치마를 착용해 준다. 사포를 사용해 목재의 거친 부분을 잘 다듬어 주는 샌딩 작업이 시작되었다.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사포질을 많이 할수록 높아지는 완성도
강사에게 사포를 전달받은 박용준 과장과 김기운 대리는 목재를 바이스(vise, 공작할 가공품을 끼워 고정하는 장치)에 끼우고 온 힘을 다해서 사포질 한다. 어느 정도 사포질이 이뤄지면 에어건을 사용해 나뭇가루를 털어낸 후 도마에 물을 뿌려 말리는 작업이 이어진다. 사포질 후에 물을 뿌려 두면 나중에 물이 마르면서 목재에 섬유질이 일어나게 된다. 물을 뿌리는 이유는 섬유질로 거칠어진 목재의 표면을 다음번 사포질을 할 때 더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함이다.

“생각보다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데요. 사포질만 해도 팔 운동이 될 것 같아요.”
김기운 대리가 잠시 팔을 좌우로 돌리며 말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강사가 그의 말을 잇는다.
“이 과정을 4번 정도 반복해야 표면이 정말 매끄러운 도마를 만들 수 있어요.”

강사의 이야기에 놀란 눈을 한 두 사람은 아기 피부 같은 매끄러운 도마를 만들기 위해 분노(?)의 사포질을 한다. 반복된 작업에 지칠 법도 한데 온 정성을 쏟는 모습을 보니, 도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고된 사포질을 마치고 도마에 각인을 새겨 넣기로 한다. 각인은 버닝펜으로 직접 손글씨를 새기거나 레이저 기계를 이용할 수 있다. 손글씨에 자신이 없다는 두 사람은 레이저 기계를 이용해 도마의 하단에 본인이 원하는 문구를 새겨 넣기로 한다.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어느 정도 사포질이 이뤄지면 에어건을 사용해 나뭇가루를 털어낸 후
도마에 물을 뿌려 말리는 작업이 이어진다.


꼭 갖고 싶었던 나만의 It item
각인 작업 이후에는 도마에 오일을 발라주는데 이는 도마를 더 깨끗하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천을 이용해 정교하게 오일을 바르는 두 사람. 이제 하루 정도 말려주면 도마를 사용할 수 있다.

“제가 고기를 좋아해서 집에서도 즐기는데, 먹는 양이 많으니까 한 번에 좀 많이 준비를 해 두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수비드(sous vide) 스테이크에 빠져서 그것만 해 먹고 있어요. 고기에 허브를 조금 뿌리고 올리브유를 발라 냉장실에서 숙성 시켜 둡니다. 이럴 때 큰 도마가 절실하더라고요. 오늘 만든 도마, 당장이라도 고기를 올려놓고 싶네요.”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요즘 들어 부쩍 요리에 흥미가 생겼다는 박용준 과장이 완성된 도마를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김기운 대리가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형은 캠핑 때 사용하면 되겠네요. 저도 이 도마를 보면서 요리에 취미를 가져볼까 합니다. 그런데 사장님, 도마 AS는 되나요?”

“도마를 사용하시다가 칼자국이 너무 깊게 패였다면 공방으로 다시 가져오세요. 사포질 해드릴게요.” 사장님의 답변이 돌아온다.

완성된 도마를 보니 서로 다른 기하학적 무늬의 얽힘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일을 발라서인지 나무의 결이 더 선명하게 살아나는 느낌이다. 평범하지 않은 나만의 도마, 무엇을 올려도 아름다울 이 도마에 앞으로 두 사람의 추억과 함께 맛있는 것들이 가득 채워질 것이다.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반복된 작업에 지칠 법도 한데 온 정성을 쏟는 모습을 보니,
도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나무 도마 관리법나무 도마는 초반에 물이 닿으면 섬유질이 올라와 거칠어질 수 있다. 거친 부분은 사포로 살짝 쳐내고 오일을 발라 다시 사용하면 된다. 도마에 바를 오일이나 왁스는 대체용품보다는 전용용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도마를 말릴 때 햇볕이 강하면 갈라지거나 뒤틀어질 수 있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뜨거운 물에 담가 놓지 않도록 하고, 설거지 후에는 꼭 마른 헝겊을 이용해 물기를 닦아두어야 한다.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나무 도마, 어떻게 다를까?
유칼립투스 엔드 그레인 도마
나무 도마 위에서 재료를 손질할 때의 기분 좋은 소리와 감촉을 느껴본 적 있는가? 플라스틱 도마와 달리 나무 도마는 적당한 탄성으로 스며들 듯 칼날을 받아주기 때문에 칼질할 때 손목이 아프기는커녕 부드러운 리듬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게 나무 종류에 따라 특징도 가지각색이다.


편백나무편백에 다량 함유된 피톤치드는 천연 항균물질이다. 덕분에 편백으로 만든 도마도 살균작용이 뛰어나다. 편백이 물과 만나면 특유의 숲 향기를 뿜어내기 때문에 음식 잡내가 도마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비교적 부드러운 성질이라 칼자국은 남는 편이다.

캄포나무치료에도 쓰일 만큼 항균 효과가 뛰어난 캄포나무. 캄포나무는 격자무늬 도마로 유명한데, 나무의 옆면 대신 나이테 부분을 수직으로 세워 사용하도록 가공한 형태다. 나이테 면은 칼자국이 적게 생기고 상처가 생겨도 나뭇결의 자연 재생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물에 닿아도 오랫동안 뒤틀림 없이 쓸 수 있다.

호두나무나무도마 중에서 딱딱한 편이기 때문에 칼자국이 덜 생기고 사용 기간이 길다. 조직이 섬세하고 가벼워 도마뿐만 아니라 나무 트레이로도 많이 쓰인다. 밝은색, 어두운색, 불그스름한색까지 다양하며 원목 무늬가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올리브나무올리브나무도 호두나무처럼 단단한 성질의 나무라서 흠집에 강하고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나무 자체에 천연 항균물질인 올리브 오일이 함유되어 위생 역시 뛰어난 편. 원목의 무늬를 좋아하는 사람은 올리브나무 고유의 뚜렷한 결과 무늬가 그대로 살아 있는 이 도마를 선호한다.

느티나무단단하고 밀도가 높은 하드우드 계열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것이 바로 느티나무. 게다가 나무의 결이 곱고 물을 비교적 덜 흡수하는 성질까지 있어 도마로는 제격이다. 흠집이 적기 때문에 칼자국 사이에 음식찌꺼기가 남을 걱정이 없고, 좀처럼 음식 색이 스며들지 않아 오래도록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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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김효정 Photographs. 고석운 VIDEO. 권오성 ILLUSTRATOR. 이신혜 PLACE. 와플목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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