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HOME
검색 분류
블로그 전송 카페 전송 밴드 전송 카카오스토리 전송 페이스북전송 트위터전송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과거 금융산업은 금융사들끼리만 경쟁하던 구도였다. 지점 입점 전략, 금융상품 전략, 마케팅 전략을 통해 은행과 은행이, 증권사와 증권사가 경쟁하던 산업이었다. 금융사들만이 영위하던 금융산업에 비금융사들이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경쟁 양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금융산업 내에서 은행과 IT기업이, 혹은 IT기업과 IT기업의 경쟁으로 양상이 바뀐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언번들링
새로운 금융 경쟁 양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등장한 용어가 핀테크(FinTech)와 테크핀(TechFin)이다. 핀테크는 금융사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모바일로도 제공하는 움직임이라고 한다면, 테크핀은 ICT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모바일서비스에 금융서비스도 포함하는 움직임을 뜻한다.

핀테크와 테크핀의 격돌은 소위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이 특정 금융서비스들을 기존 금융사들보다 ‘더 잘’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더 크게 부상했다. 특히,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로 불리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BAT(Baidu, Alibaba, Tencent)’로 대표되는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산업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아마존(Amazon)은 기업들을 선정해 운용자금을 대출해 주는 ‘Amazon Lending’을 출시하고, 대출 서비스 대상을 개인에서 기업까지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Facebook)의 Messenger Pay뿐만 아니라, Google Pay, Baidu Wallet 등과 같은 지급결제 서비스 혁신이 두드러졌고, 알리바바(Alibaba)의 MyBank와 텐센트(Tencent)의 WeBank의 은행서비스 진출은 금융산업의 상당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복선과 같았다. 국내에서도 삼성 페이, 네이버 페이, 카카오 뱅크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은 온 국민이 이미 체감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주된 특징들 중 하나는 ‘언번들링(Unbundling)’이다.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지급결제,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에 이르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전달(Bundling)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모두 해체·분리(Undundling)하여 하나의 서비스만 ‘더 잘’ 전달하는 방법인 것이다.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해 안정성 규제와 감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산업을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일컫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언번들링하여 수행함으로써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전통 금융기업들에 비해 규제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기울어진 운동장(Unlevel playing-field)’이라고 한다.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력과 금융산업의 긴장감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 가입자 풀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점포·비대면 접근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 기존 금융사들이 점포를 활용한 대면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가능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편리함과 유용성을 인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통해 구축한 정형·비정형 데이터들은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맞춤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게 했다.

필자는 <미래 시나리오 2021>을 통해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오픈뱅킹이 의무화되고, 규제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에서는 2015년 11월 지급결제 서비스 지침(Payment Service Directive)이 통과되어 소비자의 동의가 있을 경우 면허를 소지한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은행망의 지급결제 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 대원칙이 완화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IT기업이 은행산업을 소유(최대 34%)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매년 2차례 대주주 적격성 유지 심사를 받아야 해서 안정적 경영이 어려웠으나, 2020년 5월 들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인터넷전문은행법)’이 통과되면서, 2021년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P2P 대출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였고, 2019년 들어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고,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는 등 규제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과 불필요한 중복규제를 개정하는 법안도 2020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 밖에도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산업 추진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산업의 표준을 뒤집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규모면에서 세계적인 금융사들을 앞도하고 있다. GAFAM(Google, Amazon, Facebook, Apple, Microsoft) 뿐만 아니라, Alibaba와 Tencent도 세계적인 금융사들을 상회하는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알리바바가 설립한 금융사로, 이미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부상했다. 금융사들도 디지털 선호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핀테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IT인재를 영입하고, R&D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에 차이가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규모면에서 세계적인 금융사들을 앞도하고 있다.
GAFAM(Google, Amazon, Facebook, Apple, Microsoft)뿐만 아니라,
Alibaba와Tencent도 세계적인 금융사들을 상회하는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 어디까지 뻗어 나갈까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플랫폼의 범용성, 브랜드 인지도, 고객 데이터, ICT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계 10대 빅테크 기업들이 매년 신규로 론칭하는 금융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2020~2021년 사이에는 더욱 가파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신용거래(Credit)와 지급결제(Payments) 서비스가 집중적으로 증가해 왔고, 보험(Insurance)과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통 금융사보다 수익성 등의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과 글로벌 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Return on equity)을 비교해 보면,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금융사들도 지점을 축소하는 등 자산을 경량화해 나가고 있지만, 비대면화 서비스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무점포·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에 기초한 빅테크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가격경쟁력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사들은 위험을 부담해 가며 ‘서류상의’ 저신용자들에게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제공할 수 없는 여건이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채무상환태도를 평가해 위험을 경감한 채 적정금리의 신용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은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진출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알리페이(Alipay)와 텐센트(Tencent)는 각각 중국 결제 서비스 시장의 53.8%와 38.9%를 점유하고 있다(2018년 4분기 기준). 이러한 강세를 기반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도 텐센트의 위뱅크(WeBank)와 알리바바의 마이뱅크(MyBank)가 각각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뱅크는 주로 SNS상에서 이용자의 행동 패턴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고, 마이뱅크는 중소 상공인들의 영업 데이터를 활용한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들은 금융기관의 인프라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야만 했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도 금융사들과 협업이 중요했다. 협업이 중요했지만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중앙화된 금융기관의 역할을 배제한 직접 금융을 가능케 하려한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활용해, 송금, 외환, 신용거래 등의 금융서비스를 탈중앙화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은 암호자산 리브라(Libra) 발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은행 계좌 없이도 블록체인 기반으로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빅테크, 제대로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성이 지속되어야 하겠다. 데이터 3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경제에 진입했다. 강력한 규제들은 국내에서 기업경영을 꺼리게 만들어 오프쇼링(Off Shoring, 해외 생산기지 이동)을 자극하거나, 리쇼어링(reshoring, 생산기지 본국 회귀)을 어렵게 만든다. 완화된 규제환경의 나라들이 선도적인 기술과 플랫폼을 도입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과거에 머물게 된다.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은 정책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경쟁력 있는 빅테크 기업과 금융사들이 육성된다면, 기술서비스 및 금융서비스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빅테크 산업의 성장으로 금융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신용이 제공되는 과정에서 가계부실이라는 문제에 처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기존 금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위험도가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금융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된다. 나아가 빅데이터 관리 부실로 야기될 수 있는 해킹 및 보안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의 사이버보안(Cyber Security)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하겠다.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빅테크 기업의 도전과 금융산업의 미래


Words.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댓글 보기



삭제하기
TOP
페이스북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지난호 보기

X
검색하기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