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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한 달간 삼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평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유가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에 대한 공방이 거세다. 이 회장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는 무려 1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는 상속세를 걷는 것보다 상속세가 사라지는 추세라지만,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상속세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상속세에 대한 뜨거운 논쟁의 시작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사망과 관련하여 상속세에 대한 여러 논쟁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논점은 상속세액이 너무 많아서 상속인이 상속받은 피상속인의 재산(삼성기업 지분)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고, 이러면 삼성의 지배구조가 흔들려서 자칫 외국자본에 넘어갈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상속세 인하나 폐지는 오히려 부의 세습을 제도적으로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현행 제도의 유지 또는 보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상속세는 청년층의 사회 출발점의 평등을 지향한다
기업을 경영하기 가장 좋은 세제는 무엇인가? 세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국가에서는 이런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조세피난처가 있지만 대부분 섬이나 육지의 고립된 지역에 존재할 따름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가 본받을 만한 제도는 아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119조 제1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부담을 낮출 수는 없다.

공평을 추구하기 위해 소득세와 상속세가 작동한다. 소득세는 세금을 내고 난 뒤 월급이 그 전보다는 격차가 줄어드는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고 상속세는 청년들의 사회 ‘출발점의 평등’을 지향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100미터 달기기 경주에서 누구는 출발선에 서 있고 누구는 90미터 지점에 서 있다고 한다면, 이는 헌법에서 말하는 ‘공평’의 관점과는 한참 먼 이야기가 된다.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상속세 과세유형은 나라마다 다르다
세법과 회계의 눈으로 보면 상속인이 받은 상속재산은 무상으로 받은 소득의 일종이다. 이를 소득으로 보아 ‘소득세’로 부과하는 나라가 있고 우리나라처럼 ‘상속세’로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 또한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양도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 나라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에 상속세 제도가 없으므로 우리나라 상속세를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의 상속세 관련 통계를 재해석하지 않고 단순하게 숫자나 비율만을 가지고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의 높고 낮음을 논하는 것은 단견일 뿐이다.

어쨌든,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50%로, 일본(55%)보다 낮고, 프랑스(45%), 미국(40%)과 영국(40%) 보다 높다. 그러나 이는 단순비교할 사항은 아니다. 상속세에 대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과세를 하고 있어서 상속세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상속세가 많고 적음의 시비는 조세부담률을 보고 판단할 사항이다. 조세부담율은 국내총생산액(GDP) 중에서 상속세를 포함한 모든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우리나라가 10대 경제국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조세부담율은 OECD 33개 회원국 27위 정도에 불과하다.

세율을 결정하는 곳은 국회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회의원이란 그 직업상 증세보다는 감세에 민감하고 그 결과가 국가재정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는 아예 헌법 제40조에 국회의원이 제출한 입법안 중 세입의 공공재원의 감소 또는 공공부담의 신설이나 증가를 수반하는 의원 발의 법안 및 개정안은 접수조차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와 같이 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결국 상속세가 많고 적음의 시비는 조세부담률을 보고 판단할 사항이다.
조세부담율은 국내총산액(GDP)중에서 상속세를 포함한 모든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삼성의 상속세액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피상속인인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의 주식가치는 20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물론 이는 당분간 계속 변동될 것이다. 왜냐면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 동안의 최종시세가액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상속세법 제63조 제1항). 피상속인이 국내 거주자이기 때문에 해외에 있는 재산(부동산, 주식, 예금 포함)도 상속세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당사자만 알고 있고 상속인이 모르는 재산이 있는 경우도 있다. 상속세는 과세관청이 결정하여야 그 세액이 확정되는 정부부과제도 적용대상 세목이다. 몇 년 동안 과세관청이 조사하고 상속재산을 평가하여야만 확정된다. 상속인의 상속세 신고는 그냥 신고에 그칠 뿐이다.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상속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실체라고 규정한다(법인실재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벌기업을 창업주와 동일시하는 경향과는 별개로, 삼성은 삼성이고 이건희 회장은 주주일 뿐이다. 삼성의 경우 상속인이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상속받은 주식을 매각할 경우 자칫 지배구조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특수성이 있다. 만일 현금이나 예금 또는 부동산을 상속받은 경우에는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세제가 운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지배구조의 문제를 세법이 감당할 수는 없다. 세법은 공평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상법에서 차등의결권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상속인이 부담하는 상속세는 한꺼번에 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분할해서 납부(연부연납기간) 할 수 있고 현행 세법에서는 최장 20년까지 규정하고 있는데(상속세법 제71조), 상속세 금액에 따라 이를 좀 더 늘려줄 필요는 있다고 보여진다.

한편, 피상속인이 보유한 주식을 공익법인에 출연한 경우 해당법인의 출자총액 5% 이내라면 (법령이 정하는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20% 이내이나 이때는 해당 공익법인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상속세 과세가액에 불산입되어 상속세가 없게 된다(상속세법 제16조).

즉, 피상속인 보유한 삼성계열사 지분 5%를 공익법인에 출연한다면 상속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가(家)의 상속세 이슈로 살펴본 우리나라 상속세

"상속인이 부담하는 상속세는 한꺼번에 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분할해서 납부할 수 있고 현행 세법에서는 최장 20년까지 규정하고 있는데, 상속세 금액에 따라 이를 좀 더 늘려줄 필요는 있다고 보여진다."

Words. 안창남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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