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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그린스완(Green Swan) : 기후위기가 인류에게 가져올 예측할 수 없는 위협을 가리키는 용어로 2020년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
‘불확실한 거대 위험’을 뜻하는 ‘블랙 스완’에서 파생된 용어

2020년, 코로나19가 온 지구를 마비시켰고 2분기 세계 경제는 최악의 성장률과 주식시장을 경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20년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2020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WEF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 ‘감염병(Infectious diseases)’의 위험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WEF는 감염병 위험을 ‘발생 시 충격’을 기준으로 한 글로벌 리스크 중 열 번째 위험한 항목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그린스완 시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리스크와 기회
WEF가 꼽은 2020 글로벌 리스크 중 발생 시 충격이 가장 큰 항목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처럼 기후변화 위기가 가져올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와 위협을 그린스완(Green Swan)이라고 이름 붙였다. BIS에 따르면 우선 그린스완은 전형적 팻테일1) 분포를 가진 블랙스완의 특성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블랙스완과 다른 점은 그린스완은 언젠가 반드시 실현된다는 점, 그린스완은 블랙스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복잡한 연쇄작용과 캐스케이드(폭포수) 효과를 일으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환경적·지정학적·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제사회는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을 시작으로 행동에 나섰다. 글로벌 경제의 기반이 되어 온 에너지와 인프라 체계를 상당 부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파리협정 이전부터 지속가능금융의 역할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평을 확대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만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후와 경제발전을 공존시켜야 하는 新기후경제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한 투자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박함이 커졌기 때문이다.


"ESG 투자는 포트폴리오의 선별과 운용에 있어 수익성·성장성 등 전통적 기준 외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요인(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을 고려하는 투자 방식이다."

ESG 투자란 무엇인가?
ESG 투자는 포트폴리오의 선별과 운용에 있어 수익성·성장성 등 전통적 기준 외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 요인(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을 고려하는 투자 방식이다. ESG 투자는 ‘사회적 책임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나, 사회적 책임투자가 책임성을 강조하는데 비해 ESG 투자는 선관주의 의무에 기반한 최적의 투자성과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ESG 투자의 개념이 시작된 것은 2000년 중반부터인데, 유엔 산하 UNEP FI가 2006년 ‘책임투자원칙(PRI)’을 수립하고 자산보유기관, 자산운용기관들에게 ESG 투자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과 같은 선도적인 연기금, 국부펀드, 자산운용사가 ESG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GSIA(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는 ESG 투자를 7개의 전략형태로 분류한다.(표 참고) 30.7조 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ESG 투자를 투자전략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네거티브/투자배제 스크리닝 전략’이 19.8조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ESG 통합 전략’이 17.5조 달러, ‘경영관여 및 주주행동 전략’이 9.8조 달러의 순서로 나타나고 있다.


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글로벌 ESG 투자 현황
7조 달러(약 8,400조 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핑크 CEO는 2020년 투자자 연례 서한에서 “화석연료 관련 매출이 총매출의 25% 이상인 기업들은 2020년 중반까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대신 ESG 추종 ETF2)를 지금의 두 배인 15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2020년 중 화석연료 관련 투자를 120억 달러로 줄이는 대신 재생에너지 투자 상한액을 14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이처럼 ESG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전세계 운용자산은 2018년 말 기준 30.7조 달러로 2016년에 비해 34%가 커졌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 정도로 확대되었다.


국내 ESG 투자 시장 현황과 투자 전략
글로벌 시장과 달리 조용했던 국내 ESG 투자 시장이 최근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팬데믹 상황으로 투자자들의 환경과 기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투자자금이 ESG 펀드로 유입되었다. 미국만 하더라도 2019년 이후 ESG를 제외한 펀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된 반면 ESG 펀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이제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현재 국내 ESG 펀드는 총 41개로 순자산규모는 4,618억 원으로 추정된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으로 ESG 펀드와 유사한 개념인 SRI 펀드의 순자산규모는 1조 1,190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0년 들어서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각 증권사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리서치센터의 ESG 조사 기능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자체적인 ESG 스코어 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ESG 투자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먼저 국내도 ESG 평가기관들이 존재하지만 평가 방법론이 정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무늬만 ESG인 소위 ‘ESG 워싱기업’이 존재할 수 있고 따라서 ESG 펀드에 편입된 포트폴리오가 정말 ESG를 잘하는 기업인지 불분명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ESG 펀드 포트폴리오의 평균적인 ESG 수준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3) 이는 아직 국내 기업들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많고, 환경 측면에서도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ESG 성과에 한계가 있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ESG 투자는 필요하고 미래도 밝다. 많은 기존 펀드가 중장기적으로 BM4)을 언더퍼폼5)하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ESG 지수는 아웃퍼폼6)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왔다. 더군다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정학적, 생태학적 그리고 환경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개선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아웃퍼폼의 필수적 요소다. 양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는 뉴노멀 시대는 단기간 성장성보다 생존과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관련 규제도 강화될 것이다.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바이든이 당선됨에 따라 ESG 투자는 더욱 주목 받을 것이다. 바이든은 당선 일정으로 파리협정 복귀를 천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시기 추진되지 못한 환경 관련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ESG 투자도 환경 관련 투자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다. ESG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전반적 ESG 성과보다 환경 부문 성과를 중심으로 한 투자에 방점을 두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협소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의 관련 펀드나 ETF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그린스완 시대, 슬기로운 ESG 투자의 길이다.


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글로벌 시장의 경우 팬데믹 상황으로 투자자들의 환경과 기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투자자금이 ESG펀드로 유입되었다.
미국만 하더라도 2019년 이후 ESG를 제외한 펀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된 반면 ESG 펀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그린스완 시대 ESG 투자의 길


1) 정규분포상 특이 현상은 꼬리가 얇고 발생가능성이 낮은데 비해, 특이 현상임에도 꼬리가 두텁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가리킴. 주식시장의 급등락을 표현할 때도 사용됨
2) Exchange Traded Fund의 약어로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
3) 자본시장연구원. 2020.8. 「국내 ESG 펀드의 ESG 수준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자본시장포커스>, 2020-19호
4) 벤치마크(bench mark)의 약자로 펀드를 운용할 때 그 운용성과를 비교하는 기준
5) 6) 특정 펀드의 일정 기간 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하회하는 경우를 언더퍼폼이라고 하고 상회하는 경우를 아웃퍼폼이라 함


Words. 김대호 한국그린파이낸스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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